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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포트폴리오는 좋은데…이익기여도 '주춤' [금융지주 비은행 경쟁력 분석] 캐피탈 외 비은행 계열사 실적 '미미', 낮은 자본비율 영향

안경주 기자공개 2019-07-10 10:53:31

[편집자주]

비은행을 둘러싼 금융권 '왕좌의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들은 은행 쏠림 구조를 벗어나 증권, 보험, 카드 등 다양한 계열사를 키우며 그룹 시너지 창출에 사활을 걸었다. 은행만으로 치열해진 시장 경쟁을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우량 비은행을 선점한 자가 패권을 잡는다. 왕좌를 둘러싼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 성장전략과 장단점, 히스토리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8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금융지주는 2011년(당시 BS금융지주) 출범후 꾸준히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선 덕에 지방금융지주사 중에서 다양한 업권의 비은행 계열사를 거느린 곳으로 꼽힌다.

그러나 그룹 내 비은행부문 이익기여도는 2017년 이후 정체된 모습이다. 비은행부문 순익 비중 20%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는 JB우리캐피탈에 의존하고 있는 JB금융그룹(비은행부문 순익 비중 26.9%)과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경남은행을 인수하면서 은행부문 순익 비중이 높아진 점도 있지만 BNK캐피탈 외 다른 비은행 계열사들이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는 영향도 크다. 계열사 수만 많을 뿐 실적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bnk금융그룹 조직도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BNK캐피탈 의존도 '심화'

BNK금융은 주력 계열사인 부산·경남은행을 포함해 BNK캐피탈, BNK투자증권, BNK저축은행, BNK자산운용 등 총 8곳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특히 타 지방금융지주와 달리 증권·자산운용사 등 자본시장부문 강화에 일찌감치 나서면서 종합금융그룹의 구색을 갖췄다.

BNK금융이 증권사를 자회사로 둔 시점은 2009년 11월이다. BNK투자증권의 전신은 1997년 설립된 부은선물이다. 부은선물은 2009년 금융위원회로부터 투자증개업 인가를 받아 간판을 BS투자증권(현 BNK투자증권)으로 바꿨다.

BNK금융은 2015년 자산운용업에 진출했다. BNK금융은 GS자산운용 지분 51%를 인수하고 사명을 BNK자산운용으로 바꿨다. 이후 2017년말 BNK자산운용의 나머지 지분을 인수해 완전자회사로 편입시켰다.

BNK금융의 이같은 행보는 지난해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한 DGB금융과 증권 계열사를 두지 않은 JB금융과 대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BNK금융은 타 지방금융지주와 비교해 비은행 계열사를 빠르게 늘렸다"며 "높은 은행부문 순익 비중을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비은행부문 강화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 2013년 6.0%였던 비은행부문 순익 비중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2018년 19.9%를 기록했다. 은행부문 순이익 감소 영향도 있지만 비은행부문 순이익이 꾸준히 늘어난 효과였다.

하지만 2017년 이후 비은행부문 이익기여도 정체 현상이 벌어졌다. BNK캐피탈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인데다 당초 기대를 걸었던 BNK투자증권 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BNK금융 비은행부문 순익비중은 2017년 19.5%에서 2018년 19.9%로 0.4%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비은행부문 순이익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BNK캐피탈의 실적 개선세가 주춤한 영향이 컸다.

BNK캐피탈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이익기여도를 보면 알 수 있다. BNK캐피탈 순익 비중은 2015년 9.0%에서 2016년 11.4%, 2017년 15.5%, 2018년 14.2%를 기록했다. 이는 비은행부문 순익 비중과 비교해 2~5%포인트 가량 차이가 날 뿐이다. 특히 2016년엔 비은행부문 순익 비중과 BNK캐피탈 순익 비중의 차이가 0.6%포인트에 불과해 사실상 '비은행부문=BNK캐피탈' 공식이 성립할 정도였다.

BNK금융 순익비중 추이

◇낮은 자본 여력…김지완號 출범 후 뚜렷한 실적 없어

BNK금융은 올해 초 중장기 경영목표인 '그로우2023'을 내놓고 비은행 비중을 2023년까지 3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선 BNK캐피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시너지 확대에 나설 수밖에 없다.

김지완 회장이 지난해 롯데손해보험 인수에 나서고자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손해보험사를 인수할 경우 방카슈랑스와 해운 특화 금융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탓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못했다. 2015년 GS자산운용 인수 이후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지 못한데다 비은행부문 이익기여도 역시 주춤한 상황이다. 오히려 올해 1분기말 기준 비은행부문 순익 비중은 16.4%로 작년말 대비 3.5%포인트 하락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 일각에선 김지완 회장이 2017년 9월 취임한 후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를 외쳤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현대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대형증권사 CEO를 지냈던 김 회장이 증권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비은행 경쟁력 강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BNK캐피탈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올해 1분기말 기준 BNK캐피탈 순이익은 154억원, 그룹 내 비중은 8.7%에 그쳤지만 BNK투자증권과 BNK저축은행의 실적 개선으로 비은행부문 순익 비중은 16.4%를 기록해 체면 치레를 할 수 있었다.

BNK금융 내부에선 비은행부문 이익기여도를 높이지 못하는 이유로 낮은 자본비율을 꼽고 있다. BNK그룹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지난 1분기 기준 9.68%에 불과하다. 바젤Ⅲ 등 각종 자본규제가 시행될 경우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런데 롯데손보 등 비은행부문 M&A에 나설 경우 그룹 자본비율은 추가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

BNK금융 관계자는 "자본 여력을 고려하면 무리해서 M&A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게 내부 중론"이라며 "다만 금융당국으로부터 내부등급법 전환 승인을 받으면 비은행부문 M&A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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