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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 기업 PER '또' 정정…핵심정보 누락 반복 에스시피스템스 몸값 논란…IPO 대표 주관사 신뢰 저하 우려

전경진 기자공개 2019-07-30 13:54:27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6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기업공개(IPO)에서 가장 중요한 '몸값(시가총액)' 정보를 증권신고서에 부실하게 기입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1분기 실적 결산이 끝난지 한참 지났는데도 작년 실적만을 반영해 몸값을 측정해서다. 현재 시점에서 기업가치 역시 투자자에게 알려줘야한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IPO가 시장에서 몸값을 인정 받아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는 과정임을 감안하면 '기본'부터 흔들린 격이다. 증권신고서 정정 대상이 된 에스피시스템스 입장에서는 청약을 앞두고 기업가치 논란만 촉발하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불과 2개월 전 펌텍코리아 증권신고서에도 몸값 산정에 기초가 되는 당기순이익을 잘못 넣어 투자자 혼란을 유발한 바 있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체급에 맞지 않은 실수를 연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당국, 최신 실적 반영 요구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에스피시스템스는 23일 기업 가치인 '주당 평가가액'을 7076원으로 기입해 증권신고서를 다시 공시했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유사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올해 1분기 실적을 포함해 재산정했다. 새로 산출된 PER은 17.26배였다.

에스피시스템스가 최초로 공시한 증권신고서(7월 5일)에는 주당 평가가액이 6325원으로 기록돼 있다. 이는 2018년 실적만을 기준으로 유사기업 PER(15.68배)을 구했을 때 나오는 가격이다.

추가적인 몸값 정보 기입은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라 이뤄졌다. 금융감독원은 이미 1분기 실적이 결산된지 한참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실적만을 기준으로 기업 가치를 산정해서 보여주는 것은 문제로 봤다. 투자자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우려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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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 기준 PER 정정 내용 (출처 : 에스피시스템스 증권신고서)

안일한 준비 구설수, 수요예측 전 몸값 논란 유발

한국투자증권은 금융감독원의 요구에 따라 추가 정보를 '단순히' 기입했을 뿐이란 입장이다. IPO는 최초 평가액을 기준으로 진행하겠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주관사가 안일하게 IPO를 준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청약을 앞두고 PER 관련 기재정정을 유발한 것 자체가 이해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1분기 실적이 5월에 이미 결산된 상황에서 증권신고서 제출일인 7월까지는 무려 2달이란 여유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8월 공모 기업이 2018년 실적을 가지고 공모를 나선다는 것 자체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가장 큰 문제는 한국투자증권이 7~8월 공모에 나서면서 2018년 실적만을 반영한 PER을 고수하는 배경을 전혀 설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주요 증권사들이 IPO 기업의 몸값 산정과 관련된 정보를 증권신고서 안에 세세하게 기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대비된다.

실제 공모주 투자자들의 경우 기업 몸값의 적정성을 고려해 투자에 나서기 때문에 증권사들은 PER 기입에 만전을 기울인다. 청약 과정에서 '몸값 거품' 논란을 회피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지난해 10월 IPO를 진행한 로보티즈가 대표적이다. 당시 주관사는 로보티즈의 PER 산출을 위해 2017년 온기 실적과 2018년 반기 실적을 평균하는 방식을 택했다. 흔치 않은 PER 산출 방식에 대해 당시 주관사는 로보티즈가 속한 산업의 특성상 분기별 매출액과 순이익의 변동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스피시스템스 입장에서는 수요예측이 1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가치 평가와 관련된 구설수에 오르내리게 됐다.

시장 관계자는 "알짜 기업이라도 공모가격이 어떻게 설정됐는지에 따라 비싸다고 느껴져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기 마련"이라며 "투자자들에게 적정 공모 가격을 설득해야하는 것이 주관사 역할인 걸 감안하면 한국투자증권의 행보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PER기재 실수 반복, 주관사 자질 논란

시장 일각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의 자질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5월 펌텍코리아 증권신고서에서도 PER 관련 실수를 범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3개월새 2번에 걸쳐 기업 가치 관련 논란을 일으키는 셈이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펌텍코리아가 비교기업의 최근 4개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PER를 도출하면서 증권신고서에는 이들 기업의 2018년 실적을 기재한 점이 문제였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주요 IPO 주관사로서 쌓아온 명성에 흠집이 가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며 "증권신고서에 몸값 관련된 정보를 기입하는 것은 가장 기초적인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최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후 금융감독원이 리뷰를 하고 최근 4분기 실적으로 평가이익을 내라는 요청이 있어서 추가했다"며 "기업가치를 비교하는 차원에서 넣었을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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