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IM 배포 시작…산은, 신주가격 정해줄까구주매각-자본확충 놓고 시장도 설왕설래
박시은 기자공개 2019-08-05 07:49:07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2일 1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본격화된 가운데 거래구조가 어떻게 짜여질 지 관심사다. 구주 매각과 동시에 자본확충 방식의 신주 매각도 병행될 가능성이 높지만 구체적인 규모나 기본적인 골격이 짜여지지 않은 만큼 시장에서도 설왕설래 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인수 후보들에게 맡기기 보다는 거래를 주도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줘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2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틀 전 비밀유지계약(NDA)을 맺은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안내서(Information Memorandom·IM)를 배포하기 시작했다. 이미 일부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포함한 원매자들이 IM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인수후보들에게 신주 가격을 확정해 제시해줄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3.5%(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 경영권을 넘겨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까지 산업은행은 잠재투자자들에게 구주 가격과 신주 가격을 각각 제시하라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잠재투자자들은 다음달 초로 예정된 예비입찰에 앞서 산업은행이 신주 가격을 정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인수후보들은 구주 가격만을 인수의향서(LOI)에 명시에 제출하면 된다.
문제는 최종 인수후보자를 결정짓는 당사자인 금호그룹과 채권단 간 이해관계가 엇갈린다는 점이다. 구주를 보유하고 있는 금호그룹으로선 신주 가격보다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구주 가격을 높게 책정한 인수후보에 높은 점수를 줄 개연성이 높다. 반대로 채권단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재무개선에 투입되는 신주 가격에 보다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구주 매입가격은 아시아항공의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이 있는 구주주에게 돌아가는 자금이라는 점에서 원매자로서도 높은 가격을 주기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게다가 경영권 인수 후 당장 부실화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개선해야한다는 점에서도 기업에 인수대금이 직접 들어가는 신주에 보다 높은 자금을 투입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매각이 공식화된 후 급등한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도 원매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경영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3월28일까지만 해도 3520원이었던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이후 6000원 후반대까지 치솟았다. 현재(2일 종가 기준)는 5590원으로 다소 조정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잠재투자자가 구주 가격을 낮게 책정하고 신주 가격을 높게 제시할 경우, 채권단이 이 후보를 최종 인수자로 결정하더라도 금호산업이 주가와의 괴리와 배임 등의 이유를 들며 비토(거부권)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매각 주도권을 두고 금호그룹과 채권단 간 기싸움이 감지되는 가운데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매각 주도권은 금호산업에 있다"고 밝히는 등 금호그룹은 이번 매각을 '사적 거래'란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되기 전 금호아시아나가 제시한 자구계획안을 공개적으로 퇴짜를 높은 바 있다. 이후 한국수출입은행과 1조6000억원 규모 자금지원 계획을 밝히면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주도권을 가져가는 듯 했다.
이처럼 얽혀있는 이해관계와 복잡한 매각구조를 감안하고, 채권단의 계획대로 올해 매각계약 체결을 성사시키기 위해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구주 가격을 낮추거나 신주 가격을 확정해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원매자들의 거래구조와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을 낮춰주는 동시에 거래 종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 금호그룹 입장에서도 이번 매각에 실패할 경우 매각 주도권을 완전히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매각주관사인 CS는 넉달 전부터 진행해온 매도자 실사를 마무리하고 최근 중간보고를 마쳤다. 이번 매각 대상은 아시아나항공이 직접 거느리고 있는 아시아나IDT·아시아나세이버·아시아나에어포트·아시아나개발·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여섯 곳과 종속기업 금호리조트·금호티앤아이 등 두 곳이다. 통매각으로 결정되면서 이들 법인 외에 자회사와 계열사를 포함해 총 20개 회사가 실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아직 공개적으로 입찰참여 의사를 밝힌 전략적투자자(SI)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선 일부 SI들의 경우 FI와의 협업 등을 염두에 두고 FI를 통해 IM을 받아 검토하는 등 간접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때문에 예비입찰이나 본입찰 단계에서 FI와 컨소시엄을 맺고 깜짝 등장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