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통매각 후 파생딜 나올까…마일리지 군침 흘리는 FI사실상 금융업…사업 확장성 가능성에 주목
한희연 기자공개 2019-08-01 08:48:36
이 기사는 2019년 07월 31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은 공식적으로는 통매각이 원칙이다. 인수여력이나 시너지 등을 고려할 때 인수전은 대기업 그룹사들의 경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이미 발 빠른 재무적투자자(FI)들은 통매각 이후의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 모습이다.그동안 분리매각 가능성이 나올 때마다 에어부산이나 에어서울 등 LCC 자회사들이 주로 언급돼 왔다. 하지만 FI들이 기업가치를 키울 수 있는 부문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주목하는 대표적인 사업이 바로 '마일리지 서비스'다. 이미 외국에는 FI의 항공사 마일리지 사업부문 인수 사례가 존재하는데 아시아나항공의 경우에도 비슷한 파생 딜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각 공고 이후 아시아나항공 매각 측은 투자설명서(IM) 배포 작업에 한창이다. 공고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계열사를 포함한 경영권 매각이 원칙이다. 하지만 특정 인수인으로의 통매각 이후 파생될 딜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부분이 없어 FI를 중심으로 M&A 후 이뤄질 후속 이벤트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FI의 입장에서 항공사의 '마일리지 사업'은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부분 중 하나다. 국내외 대부분 항공회사는 상용고객우대프로그램(FFP: Frequent Flyer Programmes)를 운영하고 있다. 항공권 이용고객들에게 비행에 상응하는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고객 포인트 제도다. 미국의 아메리칸항공이 가장 먼저 시작한 제도로 지금은 전세계 항공회사들이 거의 모두 도입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아시아나클럽(Asiana Club)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항공사 마일리지는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 고객에게 주는 일종의 서비스의 개념으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그 활용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항공사들은 고객에 주는 보상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조율하며 마일리지 제도를 이용한 마케팅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점에 기반해 마일리지 제도를 유지해 왔다.
단순히 항공사 마일리지를 더 쌓으려 회원들이 해당 항공사를 더 많이 이용한다는 소극적 활용 외에도 최근에는 다른 업계와의 제휴를 통해 활용의 폭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드사와 연계해 공동 브랜드의 신용카드를 출시하는 것이다. 이 경우 항공사는 카드회사에 마일리지를 팔면서 대가로 현금을 받으며 수익을 창출한다. 실제로 에어캐나다의 경우 제휴 브랜드의 신용카드를 출시하면서 4억7300만 달러의 수익을 얻기도 했다.
마일리지 사용처와의 제휴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여러 제휴업체에서 마일리지를 이용한 쇼핑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마트, CGV, 에버랜드, 모두투어 등이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휴처다.
FI들은 마일리지사업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제휴 등을 통해 사업을 넓혀나갈 여지가 큰 부문인데, 항공사 안에서 여러 제약을 받는 편보다 항공사 밖에서 더욱 가치가 증대될 대표적인 사업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전에도 글로벌 PEF 한 곳이 대한항공 마일리지 사업부 인수를 제안했지만 결과적으로 딜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마일리지 사업부문은 사실상 금융업으로 봐야 한다"며 "항공사 밖으로 분사시켜 FI의 관리 역량에 따라 포인트 사업 등을 확장하고 이커머스 업체들과의 교류를 늘리면서 얼라이언스를 더욱 늘려가면 가치 상향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사업부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세계적으로 항공사가 마일리지 사업부문에 FI가 투자한 사례는 이미 여럿 존재한다. 최근 사례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 2014녀 버진 오스트레일리아의 FFP부문인 벨로시티(Velocity)의 지분 35%에 2억3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최근 어피니티는 이 지분의 엑시트를 위해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예상 거래가는 7억 달러 정도로 거론되고 있다.
항공사 마일리지의 경우 재무제표에는 이연수익이라는 명목으로 부채로 잡혀 있다. 고객이 추후 마일리지를 사용해 소멸되면 그만큼 수익으로 인식되는 식이다. 지난 2019년 3월 말 연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이연수익은 6889억원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3월 말 기준 이연수익은 2조2838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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