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화이트리스트 제외 파장]LG전자도 사정권, 카메라 부품 재고 확보 총력렌즈 원재료 레진 등 재고 확보 나서…거래선 전수 조사 후 재고 확보 요청
윤필호 기자공개 2019-08-09 08:18:16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8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이 일본 정부의 한국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우대제도) 제외와 관련해 전사적 차원에서 대응책 모색에 나섰다. 지난달 초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에 나선 3개 품목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여서 LG 계열사들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작았다. 하지만 2차로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내려지면서 LG전자의 주력 제품도 수출 규제 이슈의 사정권에 들어왔다.LG전자의 주력 제품 중 하나인 스마트폰 핵심 부품 상당수는 일본 의존도가 높다. LG전자는 구매 부서를 중심으로 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거래선들에게 재고 확보에 나서도록 독려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8일 LG 관계자는 "지난달 일본의 3대 품목 수출 규제 조치 직후 한 달 동안 전수조사를 펼쳤다"며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주요 계열사의 구매조직들은 상호 규제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대응책 모색에 나섰다"고 밝혔다.
지난달 일본 정부의 3대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에도 LG그룹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규제 대상 품목이 주로 국내 반도체 업계를 겨냥해 구성됐기 때문에 LG그룹의 핵심 사업군에서는 조금씩 빗겨갔다. 하지만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하면서 1200여개 소재가 수출 규제 대상이 됐다. LG그룹도 직접적인 타격 우려가 커졌다.
계열사들은 2차 수출규제를 대비해 일본에서 수입하는 품목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일본 의존도가 높아 국내 전자업계 제조사들이 우려하는 품목이 대상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 사용하는 특수 레진(Resin)을 비롯해 라디오 주파수(RF) 부품인 소우 필터(SAW Filter), 듀플렉서(Duplexer) 등이 일본 의존도가 높은 품목으로 손꼽혔다.
레진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렌즈를 만들기 위한 핵심 소재로 일본의 기업 의존도가 높다. 특히 일본 제온(Zeon)의 광학용 레진(Zeonex)이 굴절률 1.5대 범용 렌즈 수요를 장악하고 있다. 때문에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 업체들은 일본이 수출 규제 품목으로 지정하기 전에 충분한 재고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레진의 경우 렌즈를 공급받아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LG이노텍이 협력사 등 점검에 나설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에서 특정 주파수를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부품인 소우 필터와 송·수신 전환기인 듀플렉서, 파워앰프 등 RF 부품 역시 일본산 비중이 높다. 다만 소우 필터와 듀플렉서의 경우 국내 제조업체인 와이솔에서 생산하고 있어 대체 가능성은 있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경우 1차 수출규제 대상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가 우선 순위로 챙길 품목이다. FPI는 CPI 필름 제조 공정에 활용되며 롤러블 등 혁신 제품에 필요한 소재다. 일본산 비중이 90%를 넘길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충분한 재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국내 업체들은 FPI 없이 CPI를 제조하는 방식으로 상용화를 추진 중이어서 국산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자외에 다른 계열사들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LG전자와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 각각의 구매부서들이 상호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했다. 이들은 이를 통해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미칠 영향을 긴밀하게 검토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대비책 마련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조사는 계열사뿐만 아니라 각각의 협력사까지 전방위로 진행됐다. LG그룹은 이번 일본 수출규제 사태를 계기로 거래선 다변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계열사들은 이 과정을 통해 각자 우려하는 추가 전략물자 품목 발표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대책을 마련했다. 시나리오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체로 주요 품목이 전략물자로 지정될 가능성을 대비하고 주어진 기간 동안 재고를 확보할 방안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알려졌다. 특히 품목별로 일본 이외에 국가로부터 재고를 확보하거나, 국내 협력사에서 소재 개발에 나섰을 때 걸리는 기간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LG측은 전했다.
LG 계열사들은 공조체계를 통해 수출규제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이후 계열사별로 관련 재고 확보 등 조치에 나섰다. LG전자의 경우 협력사를 대상으로 공문을 보내 안정적인 재고 확보를 요청했다. 일본에 협력사를 대상으로 향후 소재 및 부품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했다. 또 국내 협력사 가운데서도 일본에서 소재와 부품을 들여와 LG전자에 공급하는 회사들에도 동일한 내용을 당부했다. 이를 통해 장기화 가능성을 대비하고 거래선과 고객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도 거래처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공급망 다변화 등 대책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한 달 전 3대 품목 규제가 터진 직후 회사와 협력사를 대상으로 조사에 나섰다"면서 "기본적으로 90일치 이상의 재고를 확보하도록 노력 중이며 이후 장기화에 대비해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LG화학 역시 일본 수입 품목을 대상으로 수출제한 조치 여부를 예의주시하며 원재료 다각화 등 품목별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