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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우리자산운용]'새술은 새 부대에' 인적쇄신 시작됐다①우리금융 임원, 이사진 투입..손경수 전 대표만 고문 지위로 '보좌'

김수정 기자공개 2019-09-10 13:56:53

[편집자주]

'채권 명가' 옛 동양자산운용이 우리금융지주의 가족으로서 새출발했다. 동양오리온투자신탁에서 분리돼 자산운용사로 독립한지 19년만에 5대 금융지주의 일원이 되면서 변환점을 맞이했다.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라는 우리금융지주의 중장기 청사진을 공유하게 된 우리자산운용이 어떤 변화를 추구할지 업계 관심이 비상하다. 우리자산운용의 현주소와 과제, 비전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6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자산운용이 공식 출범하면서 가장 먼저 변화를 맞이한 건 이사회다. 대표이사를 포함해 이사회 멤버 전원이 교체됐다. 안방보험 친정체제 구축의 핵심이 됐던 중국계 임원 등이 회사를 떠나고 국내 경제·법조계 전문가들이 빈자리를 채웠다. 이 같은 임원진 교체를 계기로 우리자산운용 내부에선 본격적인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최영권 대표
최영권 우리자산운용 신임 대표
이달 우리자산운용은 이달 임시주총에서 사명과 정관을 변경하고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장(CIO)과 하이자산운용 대표를 지낸 최영권 대표를 선임했다. 전임 대표이자 신임 대표 후보자 중 한 사람이던 손경수 전 대표이사 부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나 고문으로서 우리자산운용에 남았다.

대표이사 변경과 함께 사외이사와 기타비상임이사도 전원 바뀌었다. 지난달까지 기타비상무이사로 등재돼 있던 팡짼 전 대표와 사외이사였던 왕궈진 대외경제무역대학교 보험학원 교수·장후이즈 지린대학 동북아시아연구소 교수, 그리고 유일한 한국인 사외이사였던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장 출신 이남용 그레이프시드코리아 대표까지 이달부로 모두 사임했다.

이번에 회사를 떠난 임원들은 모두 동양생명이 안방생명보험에 인수된 직후 선임된 인물들이다. 안방보험은 2015년 9월 동양생명을 인수한 뒤 동양생명과 동양자산운용 경영진을 자사 출신, 혹은 중국계 인물들로 채우면서 친정체제를 구축, 주요 경영 관련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동양생명 최대주주 변경 직후 동양자산운용 대표로 임명된 팡짼 전 대표는 안방자산운용 홍콩 사장, 안방보험 국제센터 부회장 등을 거쳐 2015년부터 작년 9월까지 옛 동양자산운용 대표를 맡았다. 국내 금융권 최초의 중국계 최고경영자(CEO) 타이틀의 주인공이다.

임기 만료 후 그는 대표 자리를 손 전 부사장에게 넘겼지만 비상임이사로서 최근까지도 이사회 일원으로 머물렀다. 팡짼 전 대표와 함께 선임된 중국 본토 출신의 왕궈진·장후이즈 교수와 이남용 대표도 최초 선임 이후 지난달까지 사외이사 자리를 지켜왔다.

우리자산운용의 대주주 교체와 우리금융지주 자회사 편입이 완료됨에 따라 우리금융지주는 안방보험 주도로 임명된 이사진을 조기에 교체하고 나섰다. 당초 이번에 직위를 내려놓은 이들의 임기는 다음달 15일까지였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동양운용이 매각된 이후부터 이사회 조기 교체는 예고됐던 일"이라며 "추가적으로 임원 교체에 나서거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임원 해임과 동시에 우리자산운용은 국내 경제·경영 전문가와 법조계 인사 등으로 새 이사회를 꾸렸다. 대주주 변경에 따른 일대 혼란을 빠르게 수습하는데 초점을 맞춘 인사로 해석된다. 신임 사외이사인 서윤석 이화여대 경영대 교수는 2010년부터 10년째 엔씨소프트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해 왔다. LG텔레콤과 SK, 포스코 등에서도 사외이사를 지낸 경험이 있다. 포스코에서는 이사회 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철환 단국대 경제학과 겸임교수는 한국무역협회 자문위원, 예금보험위원 등을 거쳐 현재 까뮤이엔씨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또 다른 신임 사외이사인 지기룡 법무법인 해마루 대표변호사는 감사원 부감사관과 한국조폐공사 비상임이사, 서울중앙지법 조정위원 등으로도 활약했었다.

현직 우리금융지주 임원도 우리자산운용 이사회에 투입됐다. 이석태 우리금융지주 전략사업담당 상무가 공석이 된 비상무이사 자리에 앉았다. 그는 최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를 대표해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기타비상무이사직을 겸인하게 됐다. 계열사간 협업 전략을 수립하고 의사소통을 하는 데 있어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작년 10월 선임된 이규환 이사는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직위를 유지하면서도 준법감시인·컴플라이언스팀장 자리를 신동진 이사에게 넘겼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임원들의 임기는 2년이다.

업계에선 이사진 교체를 계기로 우리자산운용 사내 분위기나 향후 사업 방향성에서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일찍부터 태스크포스(TF)를 결성해 우리자산운용의 밑그림을 그려 왔던 만큼 큰 혼선 없이 우리금융 체제가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에서 지분 인수 직후 TF를 꾸려 사전 준비를 했었기 때문에 안방보험 때처럼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TF에선 퇴직연금 상품이나 글로벌 투자상품 확대 등이 신규 성장 전략으로 논의됐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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