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장 빅뱅]'넷플릭스' 업은 초록뱀, 中 타격 메우고 실적 개선①내년 실적 최대 분수령…대작 출격 대기·OTT 영업처 확대
전효점 기자공개 2019-09-17 07:28:00
[편집자주]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OTT들의 등장이 한국 드라마 제작사들을 호황기로 이끌고 있다. 대형 드라마 제작사들의 최근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50%가 넘는다. 전문가들은 국내 드라마 산업의 급격한 팽창이 시작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자본시장의 시각으로 관련 산업 성장성을 분석하고 각 사별 중장기 사업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1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입사관 구해령',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 인기 드라마를 제작한 초록뱀은 드라마 제작, 매니지먼트 등의 사업 영역을 두루 거느리고 있는 국내 주요 제작사 중 한 곳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의 84%는 드라마 제작에서, 7%는 매니지먼트와 에이전시 사업에서 발생했다.중국 사드 보복으로 해외 판권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던 초록뱀은 지난해 4분기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앞세워 글로벌 OTT(Over The Top) 넷플릭스와 첫 계약을 맺으면서 실적 반등의 포문을 열었다. 초록뱀 관계자는 "최근 해외 매출에서 가장 큰 고객사는 넷플릭스"라면서 "글로벌 OTT 사업자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콘텐츠 가격이 많이 올랐으며, 중국 외에도 팔 수 있는 판로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와 두 작품 연속 계약
초록뱀 매출은 2016년 별도 기준 516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래 2017년 264억원을 기록하면서 크게 떨어졌다. 중국 의존도가 컸던 탔에 사드 보복과 뒤이은 한한령에 따라 해외 매출은 2017년 82% 급감한 데 이어 지난해도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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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뱀에게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줬던 것은 넷플릭스와의 첫 판권 계약이었다. 초록뱀은 지난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하 알함브라)' 판권을 넷플릭스에 판매하면서 첫 계약을 튼 이래 올해는 '신입사관 구해령'까지 판권 계약을 마쳤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월까지 방영된 드라마 알함브라의 경우 넷플릭스와 판권 계약을 맺으면서 해외 매출을 증대시켰다. 알함브라를 통해 발생한 수익 가운데 60%는 지난해 4분기에 반영됐고 나머지 40%는 올해 1분기까지 반영됐다. 알함브라를 통한 넷플릭스 매출 덕에 초록뱀은 지난해 매출 가운데 3분의 1 이상을 해외에서 거둬들였다.
초록뱀과 같은 드라마 제작사가 글로벌 OTT와의 거래 확대를 통해 기존 판권 보다 수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콘텐츠 거래 구조 때문이다. OTT 업체와의 판권 계약은 보통 선판매로 이뤄진다. 드라마를 지상파 등을 통해 방영하기 전에 판권 계약을 맺고 동시 방영하는 것이다.
OTT업체의 등장 이전에 드라마 제작사들이 지상파 방송국들과 직접 거래를 할 때는 방송국에 드라마 IP를 넘기는 대신 방송국이 제작비용의 80%를 보전해주고, 나머지 20% 비용은 PPL 등을 통해 수익을 거둬서 최종 5% 전후의 마진을 제작사들이 남기는 시스템이었다. 드라마의 해외 판권 거래는 방영이 끝난 후 방송사가 후 방영권을 해외 방송사에 넘기는 구조였기 때문에 마진이 거의 나지 않았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등장한 후 이 구조는 바뀌었다. 지상파와 함께 넷플릭스와도 방영 전 판권 계약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넷플릭스에 판권이 판매되면 국내 방영과 동시에 중국과 북한을 제외한 200개국에서도 콘텐츠가 동시에 풀린다.
거래 구조도 바뀌었다. 예컨대 지상파 방송국이 드라마 제작비용의 60%를 보전해주면 그만큼을 넷플릭스 등과의 계약에서 거둬들일 수 있기 때문에 드라마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PPL이나 상품 판매 등 부가 매출 없이도 이미 제작비용을 상회하는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부가 수입까지 합하면 제작비용의 평균 120~130%를 매출로 거둬들일 수 있다. 작품마다 편차는 있지만 적어도 드라마 제작사 입장으로서는 손실이 나지 않는 구조가 된 것이다.
초록뱀 관계자는 "200억원대 중반의 제직비가 들어가 '대작'이라고 할 수 있는 알하브라 제작을 통해 30억원 이상의 이익을 봤다"면서 "올해 3분기 방영되는 신입사관 구해령의 경우 편당 제작비는 알함브라의 절반 정도이지만 넷플릭스가 더 좋은 비용으로 판권을 사 갔기 때문에 영업이익은 알함브라와 비슷하게 남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훌루' 등 신규 OTT 영업처 확대
초록뱀 올해 실적은 지난해 8월 분리된 자회사 김종학프로덕션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초록뱀 관계자는 "지난해는 6편 제작하면서 커리어하이를 찍었는데 올해는 4~5편으로 평이한 실적을 예상한다"며 "내년 방영을 목표로 한 여러가지 작품을 준비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3분기 신입사관 구해령의 매출 136억원이 반영될 예정이다. 올해 실적에 가장 많이 기여한 작품이 됐다. 하반기에는 어린이 콘텐츠 '엑스가리온'이 매출에 반영된다. 투니버스와 어린이채널 5-6곳에서 방영 중인 엑스가리온의 경우 앞선 드라마 작품보다는 판권 수익이 크지 않지만 장난감 판매를 통해 콘텐츠 매출보다 더큰 부가 수익을 올릴 예정이다.
초록뱀 관계자는 "지난해 알함브라가 9~10% 시청률이 나왔다면 신입사관 구해령은 6% 내외의 고시청률을 올리고 있다"며 "올초 방영된 '왜그래 풍상씨'와 함께 올해 2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작품이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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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뱀은 대형작들이 줄줄이 출격 대기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 내년이 매출이나 이익 면에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기 작가인 김순옥 작가와 김윤주, 박혜련 작가의 차기작도 올해 말부터 내년 방영을 목표로 준비에 들어갔다. 아울러 내년 하반기 방영을 목표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방탄소년단 드라마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넷플릭스와 순조로운 첫 거래 관계를 틈으로써 이같은 차기작들의 판권 계약도 순조롭게 진행될 확률이 높다.
초록뱀 관계자는 "올해 연말에는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와 훌루까지 OTT 영업처가 넓어진다"며 "대작들이 잇따라 출격하면서 OTT 업체들과 계약이 이뤄진다면 내년이 실적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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