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9월 17일 1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반기 '핫딜'로 부상한 치과용 3차원(3D) 스캐너 전문기업 메디트의 지분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매각 측은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를 추렸고 내달 중 최종입찰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매각 측은 메디트의 해외 영업망 확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인수자를 찾는데 거래의 방점을 찍고 있다.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 측은 전날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과 베인캐피탈 , 칼라일 등 네 곳을 숏리스트로 선정해 개별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각 측은 10월 중 본입찰을 마감하기로 하는 등 딜을 속도감 있게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이들 인수 후보는 앞으로 한 달가량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6일 진행한 예비입찰에서는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대거 뛰어들이 시장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예비입찰에는 글로벌 PEF 운용사 열 곳 가까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지만, 매각 측은 소수 후보들만을 추려 실사 기회를 부여하고 개별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매각 측은 예비입찰 응찰자들이 적어낸 희망 인수 가격과 향후 메디트의 해외 진출을 도울 역량과 실현 가능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속력 없는 넌바인딩 오퍼(Non-binding offer)이긴 하지만, 글로벌 PEF 운용사들이 예비입찰 당시 높은 금액을 써내면서 메디트의 '몸값'은 최소 8000억원으로 치솟았다는 게 이 딜에 정통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4월 국내 PEF 운용사 프리미어파트너스와 유경PSG자산운용이 메디트 구주 15%가량을 매입할 땐 기업가치를 약 3600억원으로 책정했었다.
다만 매각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거래가격도 유동적이다. 회사 측은 지분 50%이상을 매각하는 경영권 딜이라는 점만 정하고, 지분 규모는 확정하지 않았다. 현재 회사 설립자 장민호 대표가 지분 85%를 가진 최대주주고, 나머지 15%가량은 프리미어파트너스와 유경PSG자산운용이 가지고 있다.
인수 후보들은 메디트가 앞으로 해외 사업을 강화해나갈 경우 성장 여력이 크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트의 주력 제품은 치과용 3D스캐너로, 환자의 구강구조를 컴퓨터에서 3D 데이터로 구현해 바로 보철물을 제작할 수 있다. 메디트는 2008년 치과용 의료 장비 시장에 진출해 현재 이 분야 3위에 오를 정도로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 특히 메디트의 제품은 경쟁사에 비해 얇고 가벼운 데다 스캐닝도 1분 남짓이면 끝나 제품 경쟁력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구강용 스캐너를 사용하는 곳이 5% 남짓이고, 아직 보편화 단계에 접어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성장성도 높게 점쳐진다.
회사 측도 메디트가 매출의 90%를 해외 시장에서 올리고 있는 만큼 회사의 중장기적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글로벌 투자자와 손잡기를 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수 후보들이 글로벌 그룹 차원에서 보유한 해외 헬스케어 관련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메디트를 세계적인 회사로 키울 청사진이 있느냐가 이번 거래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숏리스트에 든 PEF 운용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헬스케어 관련 투자 기업의 다국적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메디트의 영업 기반을 단기간 확충해나갈 역량과 자산이 있느냐가 중요하게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계 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탈의 경우 보톡스·필러 업체 휴젤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엔 글로벌 1위 임상시험 수탁기관인 퀸타일즈(Quintiles)에 지분 투자 후 제약 분야 빅데이터 기업 IMS헬스와 합병을 성사시키는 등 이 분야 투자 경험과 역량을 지니고 있다. KKR 역시 미국 의료서비스 업체 엔비전 헬스케어(Envision Healthcare)를 인수해 포트폴리오로 보유하고 있다. 2014년엔 2조원 규모 M&A였던 파나소닉헬스케어 인수전에선 베인캐피탈과 경합을 벌이다 인수에 성공한 바 있다.
특히 회사의 주력 제품인 3D 스캐너를 개발한 장 대표가 회사에 계속 남아 공동 경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M&A가 성사된다면 메디트는 기존 기술 개발에 매진하며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해 나가고, FI는 마케팅 채널 다양화와 해외 영업 강화에 집중하며 서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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