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0월 15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디딤이 최근 주요 주주들의 지분 이탈 조짐에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2대 주주인 해외 펀드가 지난해에 이어 지분 추가 매각에 나서는 가운데 주요 주주이자 핵심 임원이 최근 퇴사하면서 잠재 주식 매각 물량은 점차 늘고 있다.

디딤은 주가 하락을 방지하고 최대주주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자기주식 매입 카드를 우선 꺼내들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디딤의 2대주주 웨스트 포인트 인베스트먼트(Westpoint Investment, 이하 웨스트 포인트)는 이달 초 주식 12만7000여주를 장내 매도했다. 지분율은 당초 17.26%에서 16.75%로 낮아졌다. 웨스트 포인트는 지난해에도 총 200만주(약 6%)를 장내 매도하는 등 디딤에서 속속 발을 빼는 모양새다.

웨스트 포인트는 한국계 미국인이 설립한 패밀리 오피스 성격 펀드다. 지난 2011년 디딤 지분 30%를 확보하면서 2대 주주가 됐다. 2017년 디딤이 상장된 뒤부터 투자금 회수 준비 작업에 착수했고 지난해부터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디딤 측과는 지분 매각과 관련한 속깊은 커뮤니케이션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디딤 관계자는 "웨스트 포인트가 주식 매각을 끝낸 뒤 지분을 매각했다고 알려왔다"면서 "앞으로 얼마나 더 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디딤은 이달 초 이종경 상무가 퇴사하면서 향후 시장에 풀릴 주식 물량이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상무는 2015년 디딤에 합류해 5년여간 구매총괄 등 업무를 담당해왔다. 그가 현재 보유한 지분율은 약 7.5%다.

업계 관계자는 "이 상무 주식은 그동안 특수관계인 지분으로 묶여 있어 매각이 쉽지 않았다"면서 "퇴사가 결정된 만큼 조만간 장내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디딤은 과도한 주식 오버행을 방지하기 위해 자기주식 매입을 서두르고 있다. 석달 전 삼성증권과 20억원 규모 자기주식 신탁 계약을 맺고 최근까지 시장에서 주식 매입에 나서왔다. 다만 신탁 물량이 크지 않았던 만큼 꾸준히 하락 중인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내년 초부터는 50억원에 달하는 전환사채(CB)가 보통주 전환을 앞두고 있어 주가 하락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홈앤-히스토리 2019-1 FNB 투자조합'이 인수한 이 CB는 최근까지 총 세차례 리픽싱을 거쳐 전환가액이 2500원대까지 낮아졌다.

외식업계에서는 디딤 최대주주 이범택 대표가 지배력 확대를 위한 추가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현재 지분율이 30% 밖에 되지 않아 우호 지분 확보가 필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7년부터 디딤 지분 매입에 나서온 삼진글로벌넷 지분은 현재 7% 수준으로 높아졌다.

디딤 관계자는 "자기주식 매입을 위해 만든 신탁 자금이 아직 남아 있어 당분간 이 계좌 운용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라며 "이 대표나 회사 자체 주식 추가 매입 여부는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2019.10.15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