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홍콩H 펀드·신탁 '시차두고' 판매중단 WM그룹 8월, 신탁연금그룹 10월 판매중단…통합데스크로 '한목소리' 낸다
최필우 기자공개 2019-10-21 08:20:15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8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홍콩H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을 편입하는 특정금전신탁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ELS를 펀드에 편입해 판매하는 주가연계펀드(ELF) 판매가 중단된 지 두달 만이다. 그간 전행 차원의 자산관리 뷰(view)를 통합하는 데스크가 없었던 탓에 WM그룹과 신탁연금그룹의 전략에 시차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앞으로 금융상품 추진 기능을 한 데 모아 이같은 엇박자를 없애기로 했다.◇조직간 차이니즈월, 전략논의 '제한'…IPS본부도 부재
우리은행 신탁연금그룹은 이번주 판매된 주가연계신탁(ELT)에서 HSCEI 기초 상품을 전면 배제했다. 이번주 뿐만 아니라 당분간 HSCEI ELS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최근 홍콩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가 격화되면서 HSECI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이다.
신탁연금그룹은 HSCEI 활용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본격적으로 ELT 판매를 늘리기 시작한 2017년 HSCEI 활용을 전면 배제한 게 대표적이다. 2016년 급락한 HSCEI가 2017년 꾸준히 상승하면서 우려가 어느정도 불식됐으나 우리은행 고객이 ELT 투자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 쿠폰 금리 하락을 감수하고 HSCEI를 활용하지 않은 것이다. 투자자 상당수가 한번 이상 조기상환을 경험한 2018년초 HSCEI 활용을 늘렸다. 이같은 전략이 바탕이 돼 신탁연금그룹은 최근 2~3년간 큰 리스크에 노출되지 않고 조기상환과 재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자산관리의 또 다른 축인 WM그룹과는 엇박자가 났다. WM그룹은 지난 8월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직후 HSCEI 기초 ELS를 편입하는 파생결합펀드(ELF) 판매를 중지했다. ELF와 ELT는 비히클(vehicle)만 다를 뿐 편입 자산군은 사실상 동일한 상품이다. WM그룹은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축하면서 이같은 조치를 선행했다. 홍콩 사태 추이를 지켜본 끝에 중단 결정을 내린 신탁연금그룹과 판단 기준에 차이가 있었던 셈이다.
두 그룹의 의사결정 시기에 차이가 있었던 요인으로 차이니즈 월의 존재가 꼽힌다. 은행법 적용 대상인 나머지 그룹과 달리 신탁연금그룹은 신탁법을 적용받고 있어 고객정보 보호 의무가 있다. 이에 신탁연금그룹과 WM그룹은 임원 겸직이 불가하고 자산관리 전략을 전방위적으로 공유하지 못하는 상태다. HSCEI ELS 판매 중단 시기가 달랐던 것도 특정 상품 판매 또는 배제에 대한 의사결정 주체가 달라서다.
다른 국내 시중은행은 비교적 통일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지주 차원의 금융상품 전략을 총괄하는 IPS본부가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신탁 관련 조직이 IPS본부에 소속돼 있진 않으나 IPS본부 전략과 신탁 고객들의 수요를 전반적으로 감안해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아직 금융상품 전략을 총괄하는 조직을 두고 있지 않아 이같은 의사결정 체계 수립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추진 기능 일원화, 체계적 리스크관리 가능
우리은행은 지난 16일 DLF 손실 사태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안을 내놓았다. 펀드와 신탁 조직의 금융상품 판매 추진 기능을 한곳으로 모으는 게 개편안의 골자다. WM그룹과 신탁연금그룹은 금융상품 개발과 고객 응대에만 집중한다.
특정 상품 판매에 힘을 싣는 추진 기능은 개인그룹 영업추진부로 결집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영업추진부가 특정 전략과 상품에 힘을 실으면 WM그룹과 신탁연금그룹이 이에 발맞춰 고객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 HSCEI ELS 처럼 특정 상품에 리스크가 부각되면 비슷한 시기에 판매를 줄이거나 멈추는 것도 가능해진다. 이같이 추진 기능을 통합한다 해도 신탁 고객에 대한 정보는 공유되지 않기 때문에 차이니즈월에 저촉될 가능성도 낮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실적 여건상 WM그룹과 신탁연금그룹이 통일된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추진 기능이 통합되면서 앞으로는 일관된 전략을 바탕으로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게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후계자 준비 본격화…계열사 CEO 인선 촉각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임추위 마음 사로잡은 '성장스토리 시즌2' 프리젠테이션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속전속결' CEO 승계 완료, 대체불가 리더십 입증
- [우리금융 부정 대출 파장]조병규 행장 '피의자 전환', 자추위 롱리스트 영향은
- [신한금융 인사 풍향계]'전직 영업통' 신용정보 대표 취임, 자경위 관행 변화 기류
- [2024 이사회 평가]동원F&B, '사외이사 충원·위원회 신설' 급선무
- [2024 이사회 평가]이노션, '대표이사 의장' 체제로 독립성 한계
- [2024 이사회 평가]사조대림, 오너 일가 '주진우·주지홍' 중심 이사회 구성
- [신한금융 인사 풍향계]돌아가는 자경위 시계…정용기 전 부행장, 신용정보 대표로 복귀
- JB금융, '사외이사·CEO' 선임 규정 손질…지배구조 안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