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기지' 미래에셋ETF홀딩스, 캐시카우 '발돋움' [자산운용사 해외법인 점검]①해외 ETF 자회사 통합 관리...올해 수익 기여 본격화
김수정 기자공개 2019-11-12 08:02:18
[편집자주]
투자자들의 해외자산 수요가 커지는만큼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비즈니스도 활성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말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 중 15곳이 해외 현지법인을, 11곳이 해외 사무소를 두고 있다. 운용사 해외 법인·사무소들은 가장 기초적인 리서치부터 시작해 펀드 운용·설정까지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해외 비즈니스 첨병인 현지법인들의 현황을 더벨이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4일 11: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비즈니스가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1년 해외 ETF 시장에 진출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전략으로 순자산을 빠르게 불렸다. 이 과정에 인수한 운용사들을 모아 미래에셋글로벌ETF홀딩스(Mirae Asset Global ETFs Holdings Limited)로 아우르며 글로벌 ETF 비즈니스의 중심축을 형성했다.ETF홀딩스는 설립 2년만에 적자를 탈출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엔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 자회사 중 가장 크게 연결 순이익에 기여했다. 비로소 자리를 잡고 그룹 캐시카우로 발돋움할 채비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앞으로 ETF홀딩스를 중심으로 ETF와 관련한 다양한 시너지를 모색할 방침이다.
◇ 글로벌 시장 개척 일등공신 M&A...자회사 총괄 위해 ETF홀딩스 설립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사업 무대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호주, 홍콩, 콜롬비아, 브라질, 인도 등 8개국에 뻗어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전세계 ETF 순자산은 40조1601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8조원 이상 증가했다. ETF 상품 수는 총 354개로 올 들어 19개 늘어났다.
미래에셋의 글로벌 ETF 순자산은 국내 ETF시장 순자산 총액과 맞먹는다. 세계 ETF 시장에서는 18번째로 크다. 본격적으로 해외 ETF 시장 개척에 나선 2011년의 순자산(5조2679억원)과 비교하면 662.4% 급증한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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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 ETF 사업의 구심점은 미래에셋글로벌ETF홀딩스다. ETF홀딩스는 해외 ETF 자회사들을 거느린 지주회사다. 박현주 회장은 세계 ETF 선두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취지로 2016년 12월 홍콩에 ETF홀딩스를 설립하고 해외 ETF 사업을 총괄하도록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ETF홀딩스 지분 97.1%를 보유했으며 자본총계는 7158억원이다.
미래에셋 이사회 초창기 멤버이자 글로벌 사업에 정통한 김미섭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이 ETF홀딩스 대표를 겸하면서 직접 챙기고 있다. 김 대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사업 기반을 다진 인물이다. 2005~2009년 싱가포르법인 CEO를, 2010~2013년 브라질법인 CEO를 역임하며 해외 경험을 쌓았다. 글로벌 비즈니스 이해도가 높은 만큼 ETF홀딩스 설립과 함께 해외 ETF 사업을 진두지휘할 적임자로 낙점됐다.
ETF홀딩스 자체는 상근 직원이 2명뿐인 소규모 조직이지만 산하 자회사들은 각 시장에서 탄탄하게 입지를 굳힌 ETF 운용사들이다. ETF홀딩스에 편입된 자회사로는 미국 글로벌X(Global X)와 캐나다 호라이즌(Horizons ETFs), 호주 베타쉐어스(BetaShares) 등이 있다. 이들은 한국, 브라질, 인도를 제외한 나머지 5개국에서 각자의 사명을 딴 브랜드를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ETF홀딩스 자회사 중 운용자산 규모가 제일 큰 곳은 글로벌X다. 글로벌X는 2008년 미국에 설립돼 특색 있는 상품들을 잇달아 내놓으며 시장의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해 미래에셋에 5400억원에 인수됐다. 글로벌X의 최고경영자(CEO)인 루이스 베루가(Luis Berruga)는 모건스탠리와 제프리스금융 등을 거치면서 자산관리와 투자금융을 모두 경험한 인물이다. 빠른 트렌드 감각과 경계를 넘나드는 사고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ETF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1년 당대 캐나다 최대 액티브 ETF 운용사였던 호라이즌을 1430억원에 인수했다. 이때 호라이즌의 호주 자회사인 베타쉐어스도 함께 넘겨 받았다. 스티븐 호킨스 호라이즌 대표는 캐나다 첫 액티브 ETF와 세계 최초의 마리화나 ETF 등 출시를 주도하면서 캐나다 ETF시장의 초석을 닦았다. M&A·금융 전문 변호사 출신인 베타쉐어스의 알렉스 비노쿠르(Alex Vynokur) 베타쉐어 CEO는 금융투자업으로 노선을 변경해 베타쉐어스를 공동창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들 운용사를 인수한 이후에도 간섭을 최소화하고 기존 인력과 스타일을 유지하도록 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을 끄는 점이다. 미국에서조차 대형 금융그룹 계열 운용사가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사례는 드물다. 다만 ETF홀딩스를 통해 노하우를 공유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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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체제 정착...수익 기여 본격화
ETF홀딩스는 설립 이후 지난 3년간 사업 기반을 충분히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말 현재 글로벌X와 호라이즌, 베타쉐어스의 운용자산을 모두 합하면 29조8580억원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본사와 브라질·인도법인이 운용하는 타이거·미래에셋 ETF 순자산을 모두 합한 금액(10조3021억원)의 3배 수준이다.
글로벌X의 미국시장 ETF 순자산은 12조8418억원(69개)이다. 현지 시장 점유율은 0.3%에 불과하지만 미국 ETF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호라이즌은 캐나다(8조9414억원), 홍콩(4807억원), 콜롬비아(3975억원)에서 총 9조8196억원(103개) 규모 ETF를 운용하고 있다. 안방인 캐나다 시장에서 점유율 5.2%, 업계 랭킹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베타쉐어스가 호주에서 운용하는 ETF 순자산도 7조1966억원(57개)에 달한다. 시장 점유율은 15.0%로 업계 3위에 해당한다.
ETF홀딩스의 사업적인 성과는 이미 수치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2017년까지 순손익 적자를 냈던 ETF홀딩스는 지난해 흑자전환했다. 이어 올해 들어 모기업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분법 이익에 톡톡히 기여하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ETF홀딩스 순이익은 8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8억원에 비해 72.9% 증가했다. 이는 작년 한 해 수익보다도 많은 액수다. 전체 해외법인 순이익 238억원 중 34.9%에 해당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결 순이익 946억원에 비하면 9% 비중이다. 지주회사 체제가 자리잡으면서 비용이 줄어드는 가운데 운용규모 증가와 발맞춰 보수수익이 늘어난 결과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앞으로도 ETF홀딩스를 중심으로 계열사 간 시너지를 끌어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ETF 선택지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자사 ETF들을 활용해 'EMP'(ETF Management Portfolio) 같은 고도화된 자산배분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목표도 있다. 동시에 신규 시장 개척에도 손을 늦추지 않겠다는 각오다. 최근 글로벌X는 일본 다이와증권과 함께 일본에 ETF 운용사를 설립하면서 미래에셋그룹 최초로 일본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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