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기 디스플레이 생태계]삼진엘앤디, LCD 축소 불가피…OA사업 확장 속도전②BLU용 몰드프레임 ‘점유율 1위'에도 입지 불안
윤필호 기자공개 2019-11-05 07:38:24
[편집자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패러다임 변화가 시작됐다. LCD 시대가 저물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대세로 떠올랐다. 디스플레이의 변화는 실생활에 변화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전자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중견 소재 부품 장비 회사들은 시대 흐름 변화에 맞춰 사업을 다각화하거나 아예 도태되기도 한다. 대격변을 앞둔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9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진엘앤디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부품 제조업체로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의 전환점을 맞이해 기로에 놓였다. 주요 제품은 LCD에 필수 부품인 백라이트유닛(BLU)용 몰드 프레임(Mold Frame)이다. 문제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패널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는 BLU가 필요가 없다는데 있다.삼진엘앤디는 OLED 전환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 수요가 있지만 OLED 전환에 따른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만성 적자로 골칫거리였던 자동차 부품사업은 철수 결정을 내렸다. 다만 LCD 사업은 당분간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꾸준히 비중을 늘려온 OA사업을 보다 키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CD용 몰드프레임 1위…입지 좁아져
삼진엘앤디 부품사업부는 금형·사출 기술을 기반으로 액정표시장치(LCD)와 2차전지 부품 등을 만들고, 제품사업부에서는 OA제품 등을 생산한다. 생태계 전환을 앞둔 LCD 패널 부문에서는 TFT-LCD 광원인 BLU에 사용되는 몰드프레임을 제조한다. 몰드프레임은 삼진엘앤디가 1999년 독자적으로 개발해 그동안 매출을 책임졌던 주요 제품이다. 몰드프레임은 TV를 비롯해 PC와 노트북 등 중소형, 대형 LCD 패널 모두 들어갔다.
삼진엘앤디는 핫 러너(Hot Runner)라는 자체적인 공정 시스템을 개발해 재료비를 절감하면서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며 시장의 강자로 군림했다. 삼성전자 협력사에 몰드프레임을 납품하는 2차벤더다. 삼성전자에 들어가는 몰드프레임 점유율은 작년 기준 TV용이 52%, 모니터·N-PC용이 18%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난 몇 년간 중국 업체들의 진출로 시장 점유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이다.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의 변화를 앞두고 고민이 커졌다. 몰드 프레임이 들어가는 BLU는 LCD 전용 부품이다. 삼성과 LG가 LCD에서 OLED로 전환을 본격화하면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래도 다른 LCD 협력사보다는 여유가 있는 편이라 당장 LCD 사업을 중단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그동안 지속적인 사업 다각화를 꾀해 전체 매출에서 LCD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5% 수준으로 떨어져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법인인 삼진광전유한공사도 LCD 사업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만큼 신중하게 판단하는 모습이다.
삼진엘앤디 관계자는 "OLED 전환에 따른 영향을 지켜보고 있다"며 "LCD는 중국 등 해외 수요가 아직 있어서 당장 사업을 축소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다방면으로 대책을 검토 중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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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사업 확장세 속도
삼진엘앤디는 LCD 사업을 비롯한 기존의 전통적인 제조산업들이 시대의 변화로 부진하자 변화를 모색해왔다. 특히 프린터나 복사기 등 완제품을 취급하는 사무자동화(OA) 사업을 빠르게 확장했다. 프린터와 복합기 같은 OA 제품은 판매 시장에서 적자를 보더라도 잉크 등 주변 소모품을 계속 구매해야 하는 속성상 결과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발을 들였다.
지난 2000년 인수한 동관고미전자는 OA부품과 반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해 사업을 전개했다. 동관고미전자는 2010년부터 일본에 고객사를 두고 프린터용 주변기기 반제품을 판매했다. 삼진엘앤디는 2015년 멕시코 현지법인 TRIMEK, INC 주도로 OA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여기서 생산하는 제품은 북미 시장으로 팔린다. 지난 2016년 베트남에 설립한 현지법인 SAMJINLND VINA는 휴대폰 어댑터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OA 공장 준공을 완료해 향후 매출 기여가 기대된다.
이를 통해 OA 사업 매출액은 최근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 519억원에 불과했는데 본격적으로 확장에 나선 이듬해에는 711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37.1%나 뛰었다. 지난해에도 소폭 오른 755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이미 전년도 절반을 훌쩍 넘긴 561억원으로 집계됐다.
시대에 뒤처진 사업은 과감하게 축소를 진행 중이다. 삼진엘앤디는 지난 2017년부터 자동차 부품 사출 사업의 비중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지속적인 적자로 부담이 높았기 때문이다. 삼진엘앤디 관계자는 "OA 사업은 멕시코와 베트남에 공장을 지으면서 비중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며 "자동차부품 사업은 적자가 커서 더 이상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축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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