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면세점 인수 제안받은 '현대백화점' 득실은 "적자 누적 우려" vs "전문성 강화"…고민에 빠진 후발주자
정미형 기자/ 김선호 기자공개 2019-10-31 07:40:08
이 기사는 2019년 10월 30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두타면세점 철수를 결정한 ㈜두산으로부터 면세사업을 넘겨받아 영업하는 제안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적자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무리를 해서라도 두타면세점을 품에 안고 사업 확장세를 이어나갈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30일 업계에 따르면 면세사업을 철수하기로 한 ㈜두산이 현대백화점면세점에 인수를 제안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인수 제안서를 받아들고 이를 세밀히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인수 조건과 사항은 알려진 바 없으나 사실상 면세점 이외에 유통 사업이 없는 ㈜두산으로선 인력을 포함해 물류와 점포 등을 모두 넘길 계획으로 보인다.
◇워커힐면세점 물류 인수한 ㈜두산, 현대百으로?
㈜두산은 면세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16년 폐점한 워커힐면세점의 인력과 물류를 품에 안았다. 워커힐면세점에서 경력을 쌓은 면세산업 전문 인력을 통해 유통 사업 역량을 제고하는 한편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통합물류창고와 IT시스템을 인수해 후발주자로선 빠르게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었다.
만약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두산 면세사업 부문을 인수할 시 이전 워커힐면세점의 전문 인력과 물류시스템을 건네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2016년 초 ㈜두산은 SK네트웍스로부터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워커힐면세점 통합물류창고(1819㎡)와 IT시스템을 100억원에 인수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인천 자유무역지역에 통합물류창고를 보유하고 있다. 자유무역지역 H2, H3 블록에 있는 한국도심공항 1~3층으로, 다른 면세점들이 뭉쳐 있는 A나 E, D블록과는 거리가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물류창고 부지까지 확보한 빅3(롯데·신라·신세계)와는 다르게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통합물류창고(9917㎡) 수용 비율은 지난 8월 기준 57%였다. 최대 수용 능력인 170만개(pcs)에 이르기까지 아직 절반 가까이 수용 여력이 있어 당장 추가 물류창고에 대한 문제는 시급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향후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면세 전문업체로의 미래 성장성을 고려한다면 물류창고 추가 확보는 필수적이다. 두타면세점 인수로 인한 물류창고 확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 통합물류창고는 2만4331㎡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두 배 이상 크기로, 롯데 제2통합물류창고까지 합치면 5만1267㎡로 늘어 5배 이상 차이 나게 된다. 이로 미뤄볼 때 향후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면세점 특허를 추가 획득하고 외형을 확장해 나갈 시 두타면세점 인수로 인한 물류창고 확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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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우려에도 불구 '무리한 외형확장'?
문제는 쌓여가는 적자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출범 이래 몸집을 불리며 외형 성장을 이뤄냈으나 초기 투자 비용과 보따리상 확보를 위한 송객수수료 등으로 출혈이 커진 상태다. 지난해 11월 오픈 이래 약 1년간 매출액은 6300억원 규모로 당초 목표치인 5500억원을 넘어섰다. 반면 영업적자는 올해 상반기 430억원을 기록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현대백화점면세점이 700억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초기 투자 비용 등이 포함된 ‘계획된 적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적자 폭이 예상보다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추가 면세점 특허를 확보할 시 적자 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 특허권 확보에 따른 면세점 투자와 운영비 등 각종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이 지난해 오픈 이후 1년간의 적자 구조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문제는 송객수수료로 인한 출혈이다. 현재 대부분 면세점이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에 의존한 매출이 크기 때문에 이에 따른 송객수수료로 인한 출혈이 큰 상태다. 특히 연말 정부의 면세점 특허권 입찰이 진행되면 시내 면세점 수는 13개까지 늘게 된다. 이에 따른 모객 경쟁으로 송객수수료는 더욱 높아지고 업계 내 출혈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이 조건으로 제시한 인력 고용 승계도 운영비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두타면세점 근무직원은 모두 1179명으로 이중 ㈜두산 소속 직원은 210명이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면세점에 소속 직원 수는 269명으로 두타면세점 인수 시 조직 규모가 두 배가량 확대되는 셈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 검토 중인 상황으로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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