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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CB 투자자, 금리 조정으로 '윈윈' 도모 0.3% 수익률로 조기상환 합의…대장암 적응증 펙사벡 임상엔 단기 자금 부담 적어

민경문 기자공개 2019-11-05 07:37:42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4일 13: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라젠이 투자자의 전환사채(CB) 조기상환 요구를 수용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거래는 실제 풋옵션 행사 가능 시점보다 1년 6개월 정도 먼저 진행됐다. 당장 대규모 임상 비용이 필요치 않은 상황에서 저금리로 채권을 상환받겠다는 투자자 요청을 마다할 이유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만기까지 1100억원이라는 자금을 운용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신라젠은 지난 3월 발행한 1100억원 규모의 사모 CB(30회차)를 만기 전 취득했다. 해당 CB의 만기는 원래 2024년 3월까지였다. 풋옵션을 감안한 실질 만기는 발행 후 2년 후인 2021년 3월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1년 반 정도 이른 시점에서 조기상환이 이뤄진 셈이다. 신라젠 입장에선 굳이 조기상환에 응할 이유가 없었지만 금리를 조정하면서 상호간 '윈윈'하는 결과를 낳았다.

시장 관계자는 "펙사벡이 지난 6월 임상 3상 실패로 사실상 귀결되면서 투자자들은 조기상환을 꾸준히 요쳥했던 상황"이라며 "무용성 평가 등 임상 진행 결과에 따라 당초 일정(2021년 3월)보다 이른 시점에 조기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조항을 넣기도 했지만 계약 직전에 해당 문구가 빠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양측간 조기상환 합의가 이뤄진 건 금리 조정이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CB 금리의 만기수익률은 3%였지만 발행 8개월만에 0.3%의 금리로 조기상환이 성사됐다. 투자자 입장에선 신라젠의 불확실한 미래에 베팅하기보다는 원금을 확보하는 정도에서 만족했다.

한 신라젠 CB 투자자는 "모든 채권자가 합의서를 쓰고 투자금을 돌려받았다"며 "리픽싱으로 전환가격이 4만9073원까지 떨어졌지만 신라젠 주가가 이보다 훨씬 낮은 만큼 조기상환 요구는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신라젠 측이 만기까지 주가를 끌어올리기란 쉽지 않다고 판단한 셈이다.

신라젠 입장에서는 내년부터 CB 금리가 6%까지 상승한다는 점이 고려됐다. CB 상환으로 당장 목돈이 나가긴 하지만 이자 부담은 피할 수 있었다. 1년 반 뒤 조기상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0.3% 금리에 미리 원금을 갚는 것이 타당했을 수 있다. 저금리 기조에서 1100억원을 별도 운용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신라젠 측은 임상3상을 접고 대장암 등 다른 적응증에 대한 펙사벡의 임상1상에 착수했다. 3상 때와 같은 수백억원의 임상 비용이 당장은 필요없는 만큼 자금 운용상에서도 여유를 가져갈 수 있다. 신라젠은 이번 CB를 상환하고도 여전히 7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신라젠이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에 주력하는 형태로 향후 전략을 바꾸긴 했지만 자금 조달은 계속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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