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3.0] "KB의 주택 경험, 베트남 공공주택사업 기여할 것"⑨권태두 국민은행 하노이지점장
하노이·호치민(베트남)=진현우 기자/ 최은수 기자공개 2019-11-27 10: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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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해외진출은 단순한 본점지원 성격의 1.0과 현지화에 집중하는 2.0 단계를 거쳐 3.0 시대에 접어들었다. 금융회사들은 이머징마켓과 선진시장으로 투트랙을 전개하며 신남방과 IB영토 확장에 매진하는 중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글로벌 금융한류.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직접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둘러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2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은 과거 주택은행 시절 정부의 위탁을 받아 운용했던 주택도시기금 사업모델을 베트남 정부에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매년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베트남에선 도시화와 소득수준 향상으로 공공주택 건설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권태두 국민은행 하노이지점장(사진)은 "한국의 주택도시기금은 ‘펀드' 자체가 스스로 재원을 마련하고 운영되며 선순환을 이룬 게 특징"이라며 "베트남에선 공공주택 보급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정책자금을 내놓으면 정책은행(VBSP)이 이를 재원으로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의 주담대를 제공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책자금이 소진되면 그걸로 끝나 한국처럼 사업 지속가능성이 부족하다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한국의 주택도시기금이 선순환을 구축할 수 있었던 건 탄탄한 제도가 뒷받침된 덕택이다. 기금의 주요 수입원은 정부 재정 외에 주택복권과 청약저축, 국민주택채권이 있었다. 이중 청약저축은 주택을 분양받길 희망하는 국민들에게 목돈을 마련하게 한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공정하게 분양 우선순위를 정하고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로 활용됐다.
베트남 정부에선 사회주택(Social Housing) 펀드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현지 건설사들에게 정부가 직접 나서 공공주택 건설을 권장하고 있다. 다만 베트남 최대 건설업체인 빈그룹(Vingroup)도 고급아파트 건설에만 열을 올리는 게 현실이다. 고급아파트를 짓기 위해선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 이상 공공주택 건설을 권고하지만, 현실은 세금을 내고 넘어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권 지점장은 "건설업자들 입장에서 고급주택을 지어야 높은 마진율로 수익 효율성이 좋다"며 "한국에선 일정 부분 이상의 국민주택을 짓지 않으면 인·허가를 제한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KB주택금융 워크숍을 열어 베트남 중앙은행(SBV)과 건설부처, 총리실에 한국의 개발과정을 상세히 알리기도 했다.
다만 한국의 주택금융기금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선 건설업과 금융업이 일단 손을 잡아야 한다. 이는 곧 베트남 중앙은행과 건설부의 협업이 선결과제임을 의미한다. 베트남 당국도 이를 모르는 게 아니지만 부처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국민은행이 한국의 공공주택 건설 모델을 전파하려는 건 효율적인 부동산 시장공략을 위한 핀 포인트(Pin Point) 전략이 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후발주자인 국민은행으로선 베트남 하우징펀드를 위탁운용하게 되면 새로운 사업기회는 물론 여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 지점장은 "베트남 정부에선 별도로 부동산 등기권리증을 발급해주지 않고, 계약 사인만 하면 집을 소유한 걸로 간주한다"며 "정부가 공공주택 건설에 관심이 많지만 동시에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베트남 중앙은행이 외국계은행의 여신 성장율을 제한한 것도 혹여 시중에 풀린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몰려갈 것을 우려한 조치다.
권 지점장은 2015년 1월 지점 전환을 위한 중책을 지고 베트남에 주재원으로 나왔다. 권 지점장은 이듬해 3월 지점 인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베트남 중앙은행과 총리실을 드나들며 대관업무에 온 힘을 기울였다.
그는 호치민혁명의 발원지인 뚜엔꽝성에 중학교를 짓는 사회공헌활동(CSR)을 주도하며 베트남 감독당국에 하노이 진출의지를 드러냈다. 우여곡절을 거듭한 끝에 작년 말 라이선스를 확보한 국민은행은 올해 2월 하노이지점을 오픈했다.
권 지점장은 올해 자본금 3500만달러 전액을 여신대출로 소진하는 데 주력했다.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통해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는 시기는 내년을 목표로 잡고 있다. 사무소장 시절부터 고객사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맺어왔던 터라 지점 설립 첫 해인 올해 자본금 소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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