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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키운' 대기업 IPO, '희비 갈린' 공모 여정 [Adieu 2019]롯데리츠·현대오토에버 등 시장 화답, 한화시스템 등 자존심 생채기

김시목 기자공개 2019-12-05 15:22:26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3일 14: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기업 계열사들이 2019년 줄줄이 IPO 시장을 찾았다. 빅딜 품귀 현상이 극심했던 지난해 분위기와는 달랐다. 대부분이 조단위 밸류에이션으로 시장의 외형 팽창을 주도했다. 특히 막판 뛰어든 롯데리츠와 한화시스템은 압도적 덩치로 IPO 최대어가 됐다.

공모 과정에선 확연하게 희비가 갈렸다. 현대오토에버와 롯데리츠는 기관과 개인들의 열광적 지지 속에 증시에 입성했다. 반면 한화시스템과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자존심에 생채기를 입었다. 유통 시장 분위기 역시 공모 당시 투자자 반응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 대기업 IPO 판 키웠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의 계열사 네 곳이 올해 IPO를 완료했다. 현대오토에버,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롯데리츠), 한화시스템, 현대에너지솔루션 등이다. 지난해 단 두 건(애경산업, 롯데정보통신) 대비 크게 불어났다.


네 곳의 IPO 공모액은 총 1조585억원에 달했다. 올해 공모주 시장 전체(3조7481억원)의 30%에 육박하는 규모다. 연초 현대오토에버(1684억원) 상장에 이어 하반기 현대에너지솔루션(576억원)만이 예정됐던 점을 고려하면 연말 반전에 가까운 성과였다.

실제 롯데리츠와 한화시스템은 연초만 해도 상장이 불분명했다. 수면 아래서 IPO를 준비해오다 속도를 붙였다. 롯데리츠는 공모 직전까지 주관사는 물론 공모 구조 등을 극비리에 진행했다. 한화시스템 역시 IPO를 예정하긴 했지만 연내 성사 여부는 불투명했다.

롯데리츠와 한화시스템의 등장은 IPO 시장 팽창으로 이어졌다. 조달 규모만 각각 4299억원, 4025억원이었다. 올해 최대어는 수순이었다. 한화시스템의 경우 최대 4600억원까지 기대했지만 수요예측서 가격이 조정되면서 전체 조달 규모 역시 하향 조정됐다

시장 관계자는 "막판 롯데리츠와 한화시스템의 등장으로 빅딜 부재에 시달렸던 공모주 시장의 판이 커질 수 있었다"며 "공모주 시장, 특히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대기업 계열 딜 여부에 따라 외형이 커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자체가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 공모 희비, 주가 하향 가속

공모 과정은 희비가 갈렸다. 연초 시장에 나온 현대오토에버의 경우 대규모 기관 수요를 유인하며 흥행했다. 롯데리츠 역시 올해 랜드마크 딜답게 투자자들의 환대를 받았다. 현대에너지솔루션, 한화시스템은 불명확한 성장성 탓에 기대 이하 성적표를 받았다.

실제 현대오토에버의 경우 밴드를 초과한 공모가로 몸값을 확정했다. 롯데리츠는 국내외 기관 다수를 끌어모으며 희망 공모가 중 가장 높은 수준에서 프라이싱을 마쳤다. 하지만 현대에너지솔루션과 한화시스템은 모두 눈높이 하단 이하로 눈높이를 내렸다.

대기업 계열사의 공모 성적은 상장 후 분위기로도 이어졌다. 롯데리츠의 경우 상장 첫 날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기념비적인 성과를 냈다. 현대오토에버도 주가가 순항 중이다. 현대에너지솔루션과 한화시스템은 눈높이를 낮췄지만 20% 안팎 하락한 흐름이다.

한 IB 관계자는 "네 곳의 대기업 IPO는 발행 시장에서 확인된 분위기가 유통 시장에서 더욱 극심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라며 "유통 시장 전반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이유도 있지만 자체 성장성이나 잠재력 등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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