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안현호 부임 후 분주해진 KAI, 재무통 어깨 무겁다수주확대 위한 TF 다수 생성…신임 김준명 관리본부장 부담 늘어
김성진 기자공개 2019-12-09 07:25:36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9일 0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금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김조원 전 한국항공우주(KAI) 사장의 임무는 바로 '회계 투명성' 확보였다. 2017년 하성용 전 사장이 방산비리 혐의로 물러나자 비리 의혹을 걷어내고 회계를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해 감사원 출신인 김 사장이 선임된 것이다. 김 사장은 항공 쪽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건국대에서 석좌교수로 회계학 강의를 했을 정도로 회계 전문가로 꼽힌다.그렇다면 지난 9월 새롭게 KAI 수장으로 선임된 안현호 사장의 임무는 무엇일까. 이는 현재 KAI가 처한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다. KAI는 최근 몇 년간 해외 수주에서 고배를 마시며 해외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 사장은 모든 역량을 집중해 해외수주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내부적으로도 다수의 태스크포스(TF)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안 사장 부임 이후 조직이 분주하게 움직임에 따라 KAI의 재무를 담당하게 될 김준명 관리본부장 직무대행의 부담도 늘어나게 됐다. 다양한 사업과 새로운 시도가 추진될수록 자금 관리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특히나 그동안 실적 악화 탓에 각종 재무지표 역시 악화된 KAI에게는 더욱 섬세한 재무관리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해외수주 총력 나선 KAI…다수의 TF 구성
KAI는 지난 6일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전무 1명, 상무 1명, 상무보 2명 등 총 4명의 임원의 업무가 변경됐으며, 상무 3명, 상모부 2명 등 총 5명의 인력이 승진했다.
이번 KAI의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바로 겸직이 많다는 데 있다. 업무가 변경된 4명의 임원 중 3명의 임원 모두 업무변경과 함께 기존 업무를 겸직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이진재 품질경영실장(상무)은 기존 업무를 유지한 채 운영본부장 직무를 대행하며, 김준명 커뮤니케이션실장(상무보)은 관리본부장 직무를 겸한다. 한창헌 개발사업관리실장(상무보) 역시 개발본부 우주CE 직무 대행을 맡게 됐다.
겸직이 많아진 이유로는 KAI 내부적으로 만들어진 다수의 TF가 꼽힌다. KAI는 안 사장 부임 이후 다양한 TF를 꾸리며 수주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TF가 다수 만들어지며 공석이 생기자 이 공석들을 매우기 위해 겸직인 많아진 것이다. 안 사장은 지난 9월 사천 KAI 본사에서 열린 창립기념식에서 지난 5년간 매출과 수주 정체를 언급하며 수주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KAI의 해외매출 실적을 살펴보면 감소세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1조8540억원에 달했던 해외매출은 2017년 1조2562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다시 1조6414억원으로 회복하긴 했지만 예년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적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해외매출 비중 또한 2015년 61%에서 2018년 58.9%로 떨어졌다.
◇부담 늘어난 신임 김준명 관리본부장, 멀티플레이 가능할까
KAI가 수주 확대를 위해 다수의 TF를 구성함에 따라 KAI의 재무를 담당하게 될 김준명 관리본부장의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수의 TF가 구성됐다는 것은 다양한 사업과 시도가 추진 중이라는 뜻이고, 이는 곧 자금관리에 신경 쓸 요소가 더 많아졌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인사와 함께 재무담당이 바뀌게 된 점도 부담요소로 꼽힌다. KAI는 관리본부장이 재무업무를 총괄한다. 기존에는 문석주 전무가 관리본부장을 맡았지만 이번 업무변경과 함께 사업본부장(국내)로 자리를 옮기면서 김 신임 본부장이 기존 커뮤니케이션실장 역할과 함께 관리하게 됐다.
무엇보다 KAI의 재무구조가 최근 개선되기 시작해 더 섬세한 재무관리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KAI는 그동안 실적 악화 탓에 각종 재무지표도 함께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3년 115%였던 부채비율은 올 3분기 기준 256%로 상승했고, 총차입금 규모는 4500억원에서 6600억원으로 늘어났다.
다만 최근 들어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있다. 2014년 적자였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015년 흑자로 돌아선 이후 꾸준히 개선되고 있으며 올 3분기 누적기준 35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덕분에 잉여현금흐름도 2017년까지 줄곧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 이후 올해도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KAI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다수의 TF가 생겨서 이번에 기존 임원들이 겸직을 많이 하게 됐다”며 “수주 확대를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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