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캄보디아은행의 '현지화' 성공기 [은행 해외법인 경영분석] 허인 행장 연임 후 첫 해외 방문....올해 순익 2배 성장, 기업대출 성장 발판
손현지 기자공개 2019-12-16 09:26:26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2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연임 후 첫 경영행보로 해외법인인 KB캄보디아은행(Kookmin Bank Cambodia PLC.) 방문을 택했다. KB캄보디아은행은 올 한해 실적이 전년에 비해 두 배 가량 뛰었을 뿐 아니라 KB '신남방' 전략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허 행장이 직접 해외 영업점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기로 결정한 배경이다.12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허 행장은 4박 5일 일정으로 중국, 홍콩, 캄보디아를 차례로 방문한다. 글로벌사업본부 최창수 상무가 동행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출장은 해외 네트워크 점검 차원에서 이뤄졌다"라며 "비이자수익 강화 차원에서 글로벌과 디지털사업 확대에 주력키로 한 만큼 현장 경영을 강화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본점 '리테일' 노하우 전파, 앱 마케팅·점포 확대
KB캄보디아은행은 국민은행의 동남아 영업망 중에서도 요충지로 꼽힌다. 국민은행이 보유한 3개의 해외법인인 캄보디아(프놈펜), 중국(북경), 미얀마(양곤) 중에서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보유한 곳으로 평가된다. 상업은행(CB)라이선스를 취득해 여·수신과 자금관리, 외국환서비스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수행해왔다. 미얀마 법인이 소액대출업을 영위하는 MFI 형태로 진출해있는 것과 사뭇 다르다.
그 외 KB의 해외 네트워크는 모두 지점 형태로 존재하는데 일본(동경), 뉴질랜드(오클랜드), 미국(뉴욕), 베트남(호치민), 홍콩, 영국(런던), 베트남(하노이), 인도(구루그람), 미얀마(양곤) 등에 포진돼 있다.
그동안 KB캄보디아은행은 기업금융에 주력해왔다. 같은 동남아지역 해외법인인 미얀마법인이 소매금융에 방점을 둔 것과는 다른 행보다. 현지 로컬기업과 한국계 기업들의 여신, 수신, 외환업무를 주로 영위해왔다. .
그러나 올들어 '현지화' 전략을 통해 비즈니스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캄보디아 기업금융 시장 성장세가 더뎠던 탓에 소매금융과 주택대출(모기지론), 소호금융(개인사업자) 등으로 사업방향을 변경했다.
리테일 고객들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오프라인 지점 개설에 속도를 냈다. 최근 3년간 지점 2개씩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며 국내에서 기보유한 리테일금융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도였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인 '리브 KB 캄보디아'의 흥행도 한 몫했다. 이는 KB캄보디아 현지법인 내 본인 계좌를 통해 해외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외환수수료 증대를 위한 방책이기도 했다.
그 결과 KB캄보디아은행은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작년까지만 해도 10억원 대에 머물던 분기 순이익이 올해 9월 말 기준 29억원까지 증가했다. 자산규모도 우상향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7년 말 1331억원에 불과하던 자산은 올해 초 2000억원을 돌파한 뒤 지난 9월 말 기준 2890억2700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캄보디아 현지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인 수익이 크게 늘었다. 외부고객으로부터의 영업손익은 지난 9월 말 기준 107억원으로 전년 동기(69억원)에 비해 55% 증가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과거 지점 설치 등에 투입된 초기비용이 최근들어 줄었으며 자산이 크게 증대하면서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해외 법인에 비해서도 캄보디아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중국법인(Kookmin Bank (China) Ltd.)은 지난 9월 말 기준 98억원의 순익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131억원)에 비해 25.1% 줄었다. 지난해 지점으로 전환한 영국법인(Kookmin Bank Int'l Ltd.(London)) 역시 순익이 73.5% 감소했다. 미얀마법인(KB Microfinance Myanmar Co.,Ltd)은 같은 기간 적자 전환했다.
◇'현지화' 영업 행보, 해외 네트워크 주축 부상
국민은행은 상대적으로 해외 네트워크 기반이 약하다. 그런데도 캄보디아 진출은 시중은행 중 시초 멤버군으로 포함된다. KB캄보디아은행은 지난 2009년 강정원 행장 시절 해외 네트워크 확대 붐 속에서 이뤄졌다.
당시 KB은행은 러시아연방(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등), 중국, 남아시아권(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베트남)를 잇는 삼각 편대 구축이라는 청사진을 그렸다. 2009년 크메르유니온은행(Khmer Union Bank) 경영권을 인수하며 캄보디아에 깃발을 꽂았다. 신흥국 진출 차원에서 캄보디아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배턴을 이어받은 행장들도 캄보디아 투자지분을 조금씩 늘려나갔다. 2013년에는 KB캄보디아 지분 전액을 인수했으며 현지법인의 지점도 개설하기 시작했다.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2017년 뚤뚬붕 지점을 개설하면서부터는 현지직원을 지점장으로 임명하고 있다.
국민은행 내부적으로 KB캄보디아은행이 현지화가 잘 된 해외영업점으로 꼽히는 이유다. 현재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부코핀은행 지분을 22% 취득하며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 상태다. 선진국 시장에서는 홍콩과 뉴욕 지점을 중심으로 투자은행(IB) 영업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작년 5월에는 런던법인을 지점으로 바꿔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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