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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제약바이오 마켓 리뷰]후폭풍 된 CB, 자금 조달 히든카드는 옛말대부분 주가하락에 시름, 기관 손실 '속출'…내년 풋옵션 대응 주목

민경문 기자공개 2019-12-16 08:16:40

[편집자주]

2019년 제약바이오업계는 그 어느때보다 다이나믹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몸값은 하반기들어 반토막이 났다. 임상3상 업체들이 저조한 임상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유통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자금 조달을 기대하던 IPO업체들은 투심 저하에 시름했다. 그 와중에도 조단위 기술이전과 글로벌 신약 승인 등의 낭보가 전해졌다. 더벨은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의 주요 이슈를 되짚어보고 내년 시장 흐름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3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환사채(CB)를 중심으로 한 메자닌(mezzanine)이 국내 바이오업계의 조달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상반기까지 상장사들의 펀딩 수단으로 인기를 모았지만 이제는 자금 운용을 옥죄는 형국이다. 하반기 바이오기업들의 주가 하락이 ‘독’으로 작용했다. 당장 내년부터 도래하는 후속 메자닌증권의 조기상환 가능성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상당된 제약바이오업체들이 발행한 메자닌은 대부분 CB로 구성돼 있다. 공모가 아닌 사모라는 점도 특징이다. 신라젠(1100억원)과 파멥신(1000억원)이 나란히 1000억원대 CB를 발행했으며 이수앱지스(800억원), 에이치엘비생명과학(600억원), 지트리비앤티(480억원), 메디포스트(400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거래소 상장 기업 중에는 나노메딕스가 발행한 400억원 규모의 CB가 가장 컸다.

하지만 해당 CB를 매입한 기관들은 당장 웃을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하반기 제약바이오업계 회사 대부분의 주가가 절반 가까이 하락하면서 향후 주식전환에 따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파멥신의 경우 최초 전환가격이 6만7389원이었지만 지금은 리픽싱 이후 3만 249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주가는 이를 간신히 상회하고 있다. 최초 전환가액이 8만 5984원이었던 메디포스트도 전환가액이 3만원대로 추락했다.


올해 초 1100억원 규모로 발행된 신라젠 CB는 그나마 다행이었다. 무용성 평가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주가는 고꾸라졌지만 그나마 여유자금이 있었다. 당장 대규모 임상 비용이 필요치 않았다는 점도 예상보다 이른 투자자들의 조기상환 요청을 수락한 이유다. 당초 CB 금리의 만기수익률은 3%였지만 발행 8개월만에 0.3%의 금리로 비용 부담을 낮춘 점도 ‘상호 윈윈’이었다.

에이치엘비가 지난해 발행한 CB와 BW는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두 자리수 이상의 수익률을 가져다준 케이스다. 6월말 리보세라닙의 탑라인 결과가 발표되면서 주가는 한때 2만원때까지 떨어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9월 말 해외 학회에서 구체적인 임상 수치가 공개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다시 10만원 이상으로 오른 주가 덕택에 극적으로 보통주 전환을 통한 엑시트가 가능했다. 투자자로선 지옥에서 천당을 오갔다.

시장 관계자는 “에이치엘비를 제외하면 바이오기업의 CB를 매입한 투자자 대부분이 평가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2018년 발행한 메자닌증권 일부가 내년 조기상환이 도래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진짜 위기는 이제부터인 셈”이라고 말했다.

인공관절업체 유아이의 경우 최근 투자자 일부가 2년 전 발행한 CB에 대해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의사를 전달한 상태다.

바이오기업들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지난 8월 헬릭스미스가 실시한 1496억원 규모 유상증자의 신주 단가는 13만6000원이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형태였는데 현 주가가 9만원 안팎에 그치고 있다. 강스템바이오는 3상 결과 발표 전 사모 발행한 전환우선주 480억원어치가 기관들의 골머리를 썩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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