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2월 17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 돌아온다. 정부가 소부장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 부친다. 소부장 기업에 투자하는 전용 펀드 신설 등 각종 금융지원과 맞춤형 프로그램에 7500억원 넘는 돈을 투입한다는 청사진까지 나왔다.소부장은 과거 벤처캐피탈의 주요 투자영역이었지만 하강국면에 접어들면서 그 자리를 바이오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내어준 지 오래였다. 최근 몇 년간 벤처투자 실적에서 소부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도 못 미쳤다.
돌아온다는 소식에 잠시 전공을 내려뒀던 소부장 전문 심사역들도 들썩이고 있다. 최근 만난 소부장 전문 심사역인 A씨는 일본 이야기를 꺼냈다. 도쿄에서 열리는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재팬(Semicon JAPAN)' 방문차 일본 출장을 다녀왔다. 1990년대 반도체 강국이었던 일본은 소니를 제외한 대기업들이 무너졌지만 소재·부품 회사들은 글로벌에 진출해 탄탄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대기업이 투자를 줄이면 벤더업체가 줄줄이 무너지는 한국과는 다른 양상이다.
그는 하강국면을 지나 온 국내 소부장도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소부장 기업에 대한 코스닥 상장 문턱이 대폭 낮아졌다. 한 곳의 외부 평가기관으로부터 A등급 이상만 받아도 기술성특례상장이 가능하다. 예전과 달리 굳이 국내 대기업을 향하는 소부장 기업이 아니더라도 증시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높아진 투자금 회수 가능성은 자연스레 벤처투자 확대로 이어진다. 소부장을 주목적으로 하는 전문 펀드가 아니더라도 일반 벤처펀드에서도 소부장을 포트폴리오로 담아볼 수 있다. 적당한 회수사례만 나와준다면 소부장 벤처투자는 더욱 가열차게 돌아간다.
국내 벤처투자는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부주도 시장이다. 청년창업이 그랬고, 기업의 단계별 성장을 지원하는 성장사다리가 활성화됐다. 이미 소부장 흐름을 읽은 벤처캐피탈들은 발 빠르게 대처에 나서고 있다. 한때 벤처투자 시장을 호령했던 소부장이 '왕의 귀환'을 이루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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