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유한회사 전환 진짜 노림수는 지난해 유상감자, 규모 비공개…"경영 효율성 제고 지침 따른 것"
정미형 기자공개 2020-01-09 08:57:18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8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말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며 외부 감사 및 경영실적 공시 의무를 지지 않는다. 사업 실적 미공개를 위한 ‘꼼수’란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는 막대한 자본 회수를 감추려는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12월 24일 조직 변경을 통해 이베이코리아 주식회사에서 이베이코리아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했다.
유한책임회사는 보통 조합 성격으로, 벤처기업에 적합한 조직으로 분류된다. 주식을 발행하지 않고 운영 자율성도 높아 외국 기업의 국내 법인도 유한책임회사로 설립되기도 한다.
이베이코리아의 모회사는 영국 이베이(eBay KTA(UK) Ltd.)로,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영국 이베이의 모회사는 미국 이베이(eBay Inc. (USA))다. 이베이코리아는 이베이 미국 본사의 손자회사인 셈이다.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면서 이베이코리아는 외부감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유한책임회사는 주식회사와 달리 외부감사를 받지 않고 기업 재무 정보를 공시해야 할 의무도 없다. 앞으로는 이베이코리아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과 납세 내역 등을 파악할 수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유한책임회사로 남으면서 지난해 이베이코리아가 유상감자를 통해 회수한 자본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워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7월 유상감자를 단행했다. 기존 74만1644주에서 50만135주로 감자에 나서며 자본금도 기존 74억1644만원에서 50억135만원으로 줄었다.
외국계 기업에 유상감자는 배당금과 함께 자본을 회수하는 방법 중 하나로 사용된다. 2003년 극동건설을 인수했던 론스타는 고액배당과 함께 유상감자를 통해 총 890억원을 회수했다. OB맥주의 최대주주인 AB인베브도 2004년 3월 자본금 60%를 감자해 1600억원의 현금을 회수했고, 페르노리카코리아도 2012년 유상감자로 583억원을 챙겼다.
이베이코리아는 앞서 2016년과 2017년 배당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회수했다. 2016년 1391억원, 2017년 1613억원을 배당하며 2년간 배당금으로만 3000억원 넘는 자금이 국외로 빠져나갔다. 이베이코리아가 배당을 실시하면 자금은 최대주주인 영국 이베이를 거쳐 미국 이베이로 흘러간다.
2018년은 배당을 하지 않았다. 이베이는 2018년 매출액 9811억원, 영업이익 48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3.1% 늘고 22.1% 줄었다. 이를 두고 수익성 악화를 배당하지 않은 이유로 꼽기도 하지만 지난해는 배당 대신 감자로 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 감자를 통해 회수한 정확한 자금은 알 수 없다. 애초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지 않았다면 감사보고서를 통해 감자를 통한 회수 자금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주식증감수와 자본금, 주식발행초과금 등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2009년까지 20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주식의 총수가 23만주에서 7416만여주(동일 액면가 5000원 가정 시 148만여주)로 늘어난 데 비해 자본금은 12억원에서 74억여원으로 늘어난 데 그쳤고 같은 기간 주식발행초과금은 8025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2009년 유상증자 당시 7000억원 넘는 주식발행초과금이 발생했다. 이때 주당 발행가(추정)는 3만490원으로, 현재 액면가인 1만원으로 산정했을 때 주당 약 300만원 꼴이다.
이로 미뤄보아 지난해 감자가액이 직전 주당 발행가와 같은 300만원으로 가정한다면 이베이코리아 회수 자금은 약 7245억원 규모(자본금 24억원 포함)로 추정 가능하다. 따라서 이베이코리아는 많게는 수천억원대의 감자차손이 생겼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이베이 본사 지침으로 경영 효율성 때문에 전환했다”며 “회사 형태만 바뀌었을 뿐 내부적으로 변화된 것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 1위 기업이자 업계 유일 흑자 기업으로 지금처럼 경영 정보는 공개할 예정”이라며 “그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