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호 내부승진'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의 과제는 평사원 출신으로 대표 취임…현장경험 살린 본업 체질 개선 '드라이브'
전효점 기자공개 2020-01-16 11:18:18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5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경호 코리아세븐 신임 대표(사진)가 취임 첫 해부터 편의점 체질 개선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식품 부문을 강화한 신규 플랫폼 '푸드드림'을 발판으로 올해 세븐일레븐의 성장기반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본업에서의 질적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익률을 경쟁사 수준으로 높이고, 향후 IPO를 위한 기초체력을 다지기 위해서다.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경호 대표는 차세대 편의점 모델 '푸드드림' 확대에 올해 사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 점포보다 마진율이 높은 FFS(Fresh Food Store) 점포 비중을 높여 세븐일레븐의 질적 성장기반을 예비하겠다는 계획에서다.
최 대표는 코리아세븐에서 평사원 출신으로 대표이사에 오른 첫 케이스다. 국내에서 가장 편의점을 잘 이해하고 있는 현장 전문가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현장통' 최 대표야말로 차세대 유통 계열사로 주목받고 있는 코리아세븐의 혁신을 주도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IPO 예비주자…기술사용료·물류비 안고 이익률 개선 '과제'
코리아세븐은 적자 없이 꾸준한 성장과 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다. 그룹 내에서는 호텔롯데 다음으로 유력한 IPO(기업공개) 후보로 꼽힌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코리아세븐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은 3조251억원, 영업이익은 402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1.3%, 당기순이익률은 0.8% 수준이다. 점포수는 작년 말 기준 1만16개다. 매출 규모와 점포수에서 경쟁사 GS리테일과 BGF리테일에 이어 업계 3위의 안정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코리아세븐의 낮은 이익률은 향후 IPO 과정에서 기업가치 극대화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의 경우 영업이익률은 3~4%, 순이익률 역시 2~3%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리아세븐도 IPO를 추진하려면 같은 수준으로 이익률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낮은 이익률은 코리아세븐의 사업구조에서 기인한다. 미국 본사에 지불하는 높은 수준의 로열티와 그룹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에 지불하는 물류 비용이 영업이익률을 깎아 먹고 있기 때문이다.
코리아세븐은 미국 세븐일레븐 본사(7Eleven, Inc.)와 상표권 및 운영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순매출의 0.6%을 매년 기술사용료로 지급하고 있다. 연간 약 250억원에 이르는 지출이 경쟁사 대비 추가로 일어나고 있는 구조다. 작년 3분기 기준 판관비에 누적 반영된 기술사용료 203억원을 제하면 코리아세븐의 누적 영업이익률은 2%로 상승한다. 그만큼 기술사용료 지출 부담이 크다는 얘기다.
매년 계열사에 지불하는 편의점 물류 비용 역시 상당하다. 코리아세븐은 작년 3분기 누적 롯데글로벌로지스에 558억원어치의 물류비를 지급했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은 각각 100% 물류 자회사 BGF로지스·씨펙스로지스틱, GS네트웍스 등을 통해 물류 용역을 내재화하고 있다. 반면 코리아세븐은 롯데 계열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 관련 비용을 추가로 지출해야 한다.
물류비와 기술사용료 지출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3분기 누적 코리아세븐 영업이익률은 1.3%에서 3.8%로 급상승한다. 편의점 본업 자체의 마진은 동종업계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의미다.
◇'현장통' 최경호 미션 '본업 수익성 개선'…FFS로 돌파구 모색
고정 지출이 큰 사업구조 때문에 코리아세븐이 영업이익률을 경쟁사 수준으로 높이려면 편의점 본업에서의 이익을 훨씬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최경호 대표가 올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내실 경영'의 핵심이 바로 이 수익성 개선이다.
최 대표는 코리아세븐 전체 영업이익률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점포당 이익률을 먼저 끌어올려야 한다고 봤다. 그리고 점포당 마진을 높이기 위한 해법으로 FFS 플랫폼 '푸드드림'을 선택했다. 푸드드림은 즉석식품, 가정간편식(HMR), 와인 등 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한 콘셉트의 차세대 편의점 모델이다.
최경호 대표는 상품부문장 시절 FFS 플랫폼을 기획한 주역이다. 푸드드림은 정승인 전 대표 시절인 작년 7월 1호점을 개점해 현재 13개점 점포까지 확장됐다. 최 대표는 임원 시절 푸드드림 뿐만 아니라 1인가구 맞춤형 HMR(가정간편식) 브랜드 '소반' 기획 등을 주도하면서 차세대 편의점의 핵심 카테고리인 식품 부문 강화에 기여해왔다.
실제로 푸드드림은 출점 반년 만에 그룹이 주목할 만한 성적을 보여줬다. 푸드드림 점포 일 매출은 기존 점포 대비 67%, 객단가는 21% 높다. 평균 이익률은 일반 점포 대비 6%포인트 이상 높다. 점포 면적이 일반 점포 대비 평균 2배 넓다는 점을 감안해도 상당한 효율성을 입증한 셈이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푸드드림은 일반 점포 대비 6~8%포인트 높은 36%의 이익률을 거두고 있다"며 "넓은 면적의 편의점에 마진율이 높은 카테고리인 신선·즉석식품을 구비한 푸드드림은 객수와 객단가, 수익을 함께 잡을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최경호 대표는 올해 FFS 편의점 확장에 집중하면서 기존 세븐일레븐 편의점 체질을 점진적으로 바꿔나간다는 계획이다. 점포당 마진이 높아지고 업계에서도 주목받는 모델로 거듭난다면 자연스럽게 코리아세븐의 내실과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복안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코리아세븐 최경호 대표는 영업, 상품, 개발부터 편의점업에 정통한 현장 전문가"라면서 "최근 편의점업 패러다임 변화에도 충분한 인사이트를 갖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리아세븐이 향후 IPO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본업에서의 이익률 개선부터 성장성 확보까지 과제가 산적한데, 최 대표야 말로 이같은 중책을 맡을 적임자"라고 평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