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미전실 라인 대신 반도체 전문가로 파격 반도체 경영관리 전문가 강봉용 부사장 선임…경계현 신임 사장과 호흡 주목
김은 기자공개 2020-01-31 08:12:37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0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가 2020년 인사에서 삼성전자 DS 부문 강봉용 부사장을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했다.그동안 삼성전기는 미래전략실 출신 임원들을 CFO로 선임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반도체 부문 경영전문가를 영입하며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확대에 맞춰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성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MLCC 업황 하락의 영향을 고스란히 맞으며 영업이익이 급감한 상황이라 신임 강 부사장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2020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강봉용 부사장을 최고재무책임자(CFO·사진)로 선임했다. 이번 인사는 기존 이병준 전무의 임기가 1년 가량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강 부사장은 1964년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87년 삼성전자 반도체 관리·경리과로 입사한 그는 반도체총괄 경영지원그룹장, 메모리사업부 지원팀장 등을 거친 DS부문 경영관리 전문가로 20년 이상 그룹의 핵심인 반도체 사업의 살림살이를 책임져온 인물이다.
최근까지 삼성전자 DS부문 지원팀장을 맡으며 반도체 사업의 개발, 생산, 공급 등 사업 전반의 경영지원을 진두지휘해왔다. 특히 그는 고객사와 관련 기업들과의 협업과 교류 등에 적극 나서며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기인사에서 반도체 설계 전문가인 경계현 사장이 삼성전기의 새로운 수장으로 함께 온 만큼 향후 강 부사장과의 시너지도 더욱 기대된다.
최근 삼성전기의 CFO를 맡았던 권영노 부사장, 정광영 전무, 이병준 전무를 비롯해 대다수 임원의 경우 삼성 그룹 미래전략실 출신이었다. 단순 기업 재무 총괄 업무에 국한하지 않고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등에 깊이 관여하는 핵심 경영진인만큼 미래전략실 가운데에서도 전략 1팀이나 경영진단팀을 거쳐왔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그동안의 행보와 달리 반도체 부문 경영전문가를 영입하며 MLCC 사업확대에 맞춰 관련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강 부사장이 삼성전자 매출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있는 DS부문의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경영관리에 힘써 온 인물인만큼 급변하는 글로벌 ICT 환경에 보다 발 빠르게 대응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기는 2016년 이후부터 매출 확대와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매출의 경우 2016년 6조330억원에서 2017년 6조8384억원, 2018년 8조1930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영업이익의 경우 더욱 급성장했다. 2016년 243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7년 3062억원으로 12배 이상 증가했다. 이후 2018년에는 영업이익이 1조180억원을 기록하며 '1조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삼성전기는 지난해 MLCC 업황 악화로 인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전기는 2019년 매출 8조408억원, 영업이익 73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0.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6% 감소한 수치다. 2019년 4분기의 경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8456억원, 영업이익 138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5%, 영업이익은 55%나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중국 쿤산의 스마트폰 메인기판(HDI)사업 종료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주요 거래선의 세트 수요 감소에 따라 MLCC 및 카메라모듈, RFPCB(경연성 인쇄회로기판) 등 주요 제품의 매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온 만큼 재무개선에 대한 그의 역할이 막중한 상황이다.
지난해 실적 악화 속에서도 삼성전기는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을 통합하며 체질개선에 적극 나섰다. 경영 효율화를 위해 지난해 중국 쿤산의 스마트폰 메인기판(HDI) 공장을 청산하고 HDI 사업을 중단했다. 업체 간 가격경쟁 심화로 실적 부진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또한 대규모 비용이 드는 PLP(패널레벨패키지)사업을 삼성전자에 넘기며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애썼다.
삼성전기는 올해 중화권과 북미 등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과 전장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MLCC 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강 부사장은 중국 천진신공장 등 선제적 공급 확대를 통해 성장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총 5733억원을 투자한 중국 천진 전장용 MLCC신공장을 올 상반기 중 가동하고 MLCC 사업 확대를 위한 양산 전문 기지로 육성할 방침이다.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면 매출 규모가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MLCC는 스마트폰과 TV, 가전, 전기차 등 반도체와 전자회로가 들어간 대부분 제품에 사용되는 고부가 제품이다.
특히 전기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전장용 MLCC의 경우 스마트폰 등 IT 제품용에 비해 고용량·고성능을 요구해 가격이 IT용보다 3~10배 가량 비싸 수익성 확보에 유리하다. 하지만 MLCC 생산을 위해서는 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고 고객사 승인이 까다롭기 때문에 관련 고객사를 비롯한 기업들과의 교류 및 협업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5G 안테나 모듈 양산 등에 적기투자를 통해 신규 시장을 선점해나갈 방침이다. 5G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초박형 고용량 및 고온·고신뢰성 MLCC는 삼성전기 등 일부 업체만 공급이 가능한 상황이라 시장 선점에 유리한 상황이다.
아울러 강 부사장은 카메라 모듈 사업과 관련해서는 추가적인 기술 개발 및 거래처 다변화에 힘쓸 예정이다. 현재 삼성전기는 고화소ㆍ고해상도 대응을 위한 빅센서와 폴디드 광학줌 카메라모듈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며 빅센서용 대구경 다매렌즈의 성능 품질 확보를 위해 신기술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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