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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KCGI·조현아·반도, 한진칼 '이사 머리수 싸움' 치열사외이사 4인 체제 유지시 사내이사 최대 2명 추가 선임 가능

박상희 기자공개 2020-01-31 07:52:05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0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등기이사 '머리 수 싸움'이 치열하다. 고(故) 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타계로 공석이 된 사내이사 자리를 두고 KCGI(강성부 펀드)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등에서 주주 제안으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칼 정관상 사외이사 수를 현 4명으로 그대로 유지할 경우 2명에 그치는 사내이사 수를 4명까지 늘릴 수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30일 "등기이사 선임 관련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주총 안건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3월 마지막 주에 한진칼 주총이 열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총 안건은 2월 중순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총 6주 이내에 의안을 설정하고 소집 결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정관에 따르면 한진칼 이사는 3인 이상으로 구성한다. 다만 사외이사는 3인 이상으로 하고, 이사 총수의 과반수가 돼야 한다. 현재 한진칼 사내이사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석태수 한진칼 사장 등 2명에 그친다. 사외이사 수는 4명이다. 이 가운데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는 조 회장(사내이사)과 서울지법 남부지원 부장판사 출신의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사외이사)다.

당초 한진칼 사내이사는 고 조양호 회장까지 포함한 3인 체제였다. 지난해 4월 고 조회장이 급작스럽게 별세한 이후 2인 체제를 유지해왔다. 공석이 된 사내이사 자리를 두고 KCGI,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 등이 치열한 물밑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율로 볼 때 가장 거센 요구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KCGI다. KCGI는 주총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오너일가를 제외하면 단일주주로는 17.29%의 지분율로 한진칼 1대주주 자리에 올라 있다. 지난해 주주제안으로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을 추천했던 KCGI는 올해 사내이사 선임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권 복귀를 노리는 조 전 부사장도 한진칼 등기이사 자리를 노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조 전 부사장은 대한항공 부사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 된 점을 감안하면 대한항공보다 한진그룹 지배구조 상 정점에 있는 한진칼 등기이사 자리가 더욱 중요하다.

8.28%의 지분율로 델타항공(10%)에 이어 3대 주주로 떠오른 반도그룹도 주총을 앞두고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사다. 조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에 힘을 실어줄수도, 조 전 부사장이나 KCGI의 사내이사 선임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주 제안을 통해 반도 측 인물을 내세울 수도 있다.

임기가 만료되는 이석우 사외이사가 자리를 유지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2013년부터 한진칼 사외이사를 맡아온 이석우 사외이사는 개정된 사외이사 임기 6년 제한의 상법 시행령 때문에 연임이 불가능하다.

이석우 사외이사 자리를 새로운 인물로 채우지 않고 공석으로 두더라도 문제는 없다. 사외이사 총수는 3명 이상으로, 이사회 총수의 과반을 차지해야 한다는 정관을 준수한다. 다만 그 자리를 새로운 인물로 채울 경우 사내이사를 추가로 선임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사외이사가 4명이 될 경우 사내이사도 최대 4명까지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조 회장과 석 사장 이외에 추가로 2명의 사내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 사내이사 자리를 노리는 KCGI나 조 전 부사장 입장에선 사외이사 수를 4명으로 유지하는게 유리하다. 반면 조 회장 입장에선 사외이사 수를 3명으로 줄여 사내이사 수 역시 3명으로 유지하는 게 경영권 방어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KCGI나 조현아 전 부사장 등 조원태 회장과 각을 세우고 있는 세력은 사외이사 수를 최대 4명으로 유지해 사내이사 자리를 차지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고 조양호 회장 타계로 공석이 된 사내이사 자리와 이석우 사외이사 임기 만료로 공석이 되는 사외이사 자리를 두고 KCGI와 조현아 전 부사장, 그리고 반도건설 측의 치열한 머릿 수 싸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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