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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대란]하이트진로, '이사회 등재 14년' 김영기 이사 교체국민연금, 2014년부터 장기연임 반대…전직 임원 선임 관행 바꿜까

전효점 기자공개 2020-02-06 09:24:34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4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트진로가 전신인 하이트맥주 시절부터 무려 14년 간 재임해온 김영기 사외이사를 비롯해 장기 연임 사외이사진 교체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시작되는 상법 시행령에 따라 사외이사 임기가 6년으로 제한되면서 하이트진로에서도 장기 연임 이사진이 자리를 정리하게 됐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인사팀은 장기 연임해온 김영기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과 정병교 사외이사를 대체할 인물을 태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가 확정되면 내달 주주총회에서 투표를 거쳐 의결된다. 국민연금기금이 하이트진로측에 대해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던 장기 사외이사 관행이 상법 개정을 통해 단번에 수술대에 올랐다.

◇김영기 이사 20년 인연 '눈길'

현재 재임 중인 김영기·정병교 사외이사는 논란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다. 하이트진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두 사외이사는 2011년 하이트진로 합병 첫 해부터 사외이사로 임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실제로 회사와의 인연은 이보다 훨씬 길다.

김영기 사외이사는 1946년생으로 하이트진로그룹이 2008년 지주사로 전환하기 이전 전신이었던 하이트맥주 고문 출신이다. 김 이사가 하이트진로 이사회에 처음 등장한 것은 하이트맥주 시절인 1994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이사는 중임을 거쳐 1998년 3월 퇴임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06년 김영기 이사는 하이트맥주 사외이사로 재등장한다. 이후 회사의 분할과 합병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까지 무려 14년 동안 5 연임에 성공하면서 사외이사로 재직해왔다. 1990년대 사내이사 경력까지 합하면 이사회 재직 기간만 만 19년에 이른다. 가히 하이트진로를 평생 직장 삼아 근무한 셈이다.

정병교 사외이사는 삼진이엔지 대표이사를 거쳐 을지학원 재단이사를 맡고 있는 인물이다. 사업가 출신으로 하이트진로 외에도 다수 기업 및 학교법인·의료법인에서 이사진을 역임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기 이사와 함께 합병으로 하이트진로가 탄생하던 2011년부터 현재까지 하이트진로 사외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영기·정병교 사외이사는 2011년, 2014년, 2017년 3월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될 때마다 재선임되면서 근속해왔다. 새로운 사외이사가 선임되고 퇴임하는 과정에서도 두 사람은 자리를 지켰다. 특히 김영기 사외이사의 경우 하이트진로 탄생 이전부터 사외이사였기 때문에 하이트진로 인사팀에서도 프로필을 보유하고 있지 않을 정도다.

이번에 교체 대상에 오른 두 사외이사는 재임 기간 동안 활발하게 활동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00%에 가까운 출석률과 찬성표가 이들의 활동을 입증한다. 하이트진로 이사회 기록을 보면 두 사람은 여타 사내사외이사진과는 달리 2011년 이후부터 작년까지 열린 모든 이사회에 출석해 모든 사안에 대해 찬성표를 날렸다.

장기재임하고 있는 사외이사진은 대부분 1940년대 중반에서 1950년대 중반 생으로로 1950년생인 박문덕 회장과 나이대가 비슷하다. 박 회장과 함께 하이트진로그룹을 키워온 충신이자 지기지우로서 연을 이어왔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기금의 2014년 하이트진로 정기주총 의결권 행사 내역
◇국민연금 연이은 지적…홀딩스도 노장 다수 포진

하이트진로의 장기 사외이사 문제는 국민연금기금이 수년 전부터 이미 주목해온 고질적인 문제였다. 국민연금은 2014년 주주총회에서 하이트진로가 제출한 김영기 사외이사 감사위원 및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반대 사유는 장기연임에 따른 독립성 취약 우려였다.

국민연금은 2016년 주총과 2017년 주총에서도 김영기 등 사외이사의 연임에 대해 재차 반대표를 행사했다. 국민연금은 정병교, 김영기가 최근 5년 이내 상근 임직원이고, 장기 연임이 심각하다는 반대 근거를 제시했다. 하이트진로는 이사 선임을 강행했다.

하이트진로는 사외이사 장기연임 뿐만 아니라 이전 하이트맥주 및 진로 임원 출신의 인사를 사외이사로 중용하는 관행을 지속해왔다. 이번에 문제가 된 김영기·정병교 사외이사 뿐만 아니라 2011년 이후 이사회를 거쳐갔던 신중기, 양동훈, 유지흥, 조판제 사외이사 모두 옛 하이트맥주 임원 및 이사 출신이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3월 유상원과 임재범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면서 사외이사진을 4인으로 늘렸다. 유상원 사외이사는 회계법인, 한국 리만브라더스, 한국 노무라금융투자 출신의 컨설턴트다. 임재범 사외이사는 영남대와 해군 출신으로 한때 하이트진로 상무로 재직하기도 한 인물로 알려졌다.

사업회사 하이트진로뿐만 아니라 지주사 하이트진로홀딩스에도 사외이사 두명이 9년째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54년생 한승구 사외이사는 2012년 이사진에 합류해 현재까지 연임하고 있다. 1949년생 김명구 사외이사 역시 2013년 감사위원으로 이사회에 합류해 재임 중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3월 주총에서 신규 사외이사진이 합류할 예정"이라면서 "상법 개정 직후부터 사외 이사 교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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