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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발목 잡힌 하이트진로, 소주 없어서 못 판다 1사 1 제조면허 관행…가로막힌 이천공장 증설

전효점 기자공개 2020-01-14 09:20:25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0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출시한 '진로이즈백' 인기 급등에 따라 전국적으로 공급 부족 사태가 빚어지면서 고민에 빠졌다. 하이트진로는 경기 이천에 위치한 소주 생산공장을 24시간 가동하면서 대응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주문량이 최대 생산능력마저 넘어선 상황이다.

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최근 소주 생산능력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작년 4월 출시한 진로이즈백 인기가 치솟으면서 전국적으로 주문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참이슬이 지방으로 영토를 꾸준히 확장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참이슬마저 공급 부족 사태가 빚어진 상황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밀려드는 진로이즈백 주문량을 최대한 맞추기 위해 공장을 24시간 가동하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정 지역의 현상이 아니라 전국에서 골고루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로이즈백의 인기는 뜨거웠다. 뉴트로 열풍을 타고 출시 2달 만에 연간 목표치 였던 1000만병 판매고를 달성한 데 이어 출시 7달 만에 누적판매 335만상자, 1억53만병(360ml 병 기준) 판매고를 달성했다. 매일 48만평, 초당 5.5병씩 팔린 셈이다.

수요가 급등하면 기업들은 생산을 늘려 대응한다. 하이트진로도 작년 10월 이천공장 소주 생산라인 일부를 진로이즈백에 추가 배정해 공급을 안정화했다. 하지만 주문량은 이마저도 넘어섰다.

근본적으로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산라인을 추가로 증설해야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소주 원액을 생산하는 이천공장이 경기도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설비 증축이 수도권 산업 규제에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천공장 소주 생산라인은 총 6개다. 진로이즈백과 참이슬 등 희석식 소주 원액을 생산하는 라인이 5개이고, 나머지 1개 라인은 일품진로와 같은 증류식 소주 원액을 생산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이천 외에도 청주와 마산에 소주 생산 공장을 갖고 있지만 두 공장은 이천 공장에서 생산된 참이슬과 진로이즈백 원액을 전달받아 병입(원액을 병에 주입하는 것)하는 역할만을 하고 있다.

청주나 마산 공장이 제조 면허를 추가로 발급받는 방안도 있지만 실현되기 어렵다. 전국에서 소주를 제조하는 기업들은 업체 1곳당 1개의 제조 면허만을 보유하는 것이 오래된 관행이다. 이 때문에 하이트진로가 추가로 제조 면허를 획득하겠다고 나설 수 없는 분위기다.

이같은 상황에서 도매업자들이 공급 부족 사태에 대해 원성을 토로하기 시작하면서 하이트진로도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현재 이천 공장을 풀가동하면서 진로이즈백과 참이슬을 생산하고 있지만 생산캐파가 주문량에 비해 낮다"면서 "전국 도매업자들이 영업사원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도 종종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주류는 '처음처럼' 소비자가 인하라는 카드를 꺼내며 강력한 반격을 예고한 상황이다. 지난해 7월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 여파가 한풀 꺾이면서 잃어버렸던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한 들고 나온 특단의 조치다.

마음이 급한 상황이지만 하이트진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경쟁사의 영업 전략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정도경영'을 하기로 사업 방침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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