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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 리포트]㈜두산 모트롤BG, 유압기로 명맥 유지2008년 인수한 동명모트롤 유산…전체 매출의 4% 비중 불과

김성진 기자공개 2020-02-06 08:28:56

[편집자주]

1970년대 자주국방 정책 아래 꾸준히 성장해온 국내 방산업체들이 최근 고비를 맞고 있다. 방위사업 예산은 매년 늘어나지만 덩치 큰 업체간 경쟁이 심화됐고, 뒤늦게 눈 돌린 해외 시장에서는 경쟁력 부족으로 수주에 실패하기 일쑤다. 각양각색의 생존법을 구사하면서도 미래 성장동력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기업 규모와 분야를 막론하고 국내 방산업체들의 현 주소를 다양한 관점에서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5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두산그룹은 국내 방산업계 '큰 손'이었다. 장갑차, 탄약운반차, 전차 등 기동장비뿐 아니라 뛰어난 엔진기술 제작 능력을 바탕으로 방산용 선박과 차량의 엔진을 제조해 납품했다. 두산그룹의 핵심인 ㈜두산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인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모두 군에 부품을 납품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재무구조 악화에 따라 두산그룹은 일부 사업들을 정리했고, 방위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들이 매각 대상에는 주로 올랐다. 현재는 전체 그룹에서 방위사업이 차지하는 존재감은 희미해졌다. 두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두산의 경우 모트롤BG를 통해 일부 유압기를 방산용으로 팔고 있다.

◇2008년 인수 사업구조 개편 차원 인수

㈜두산 모트롤BG의 전신은 동명모트롤이다. 동명모트롤은 1977년 설립돼 국내 최초로 전동지게차를 생산했으며 두산인프라코어, 클라크, 현대중공업과 차별화된 없는 전동 운반기계를 생산판매하며 전문영역을 구축해갔다.

동명모트롤이 ㈜두산의 품에 안긴 것은 2008년이다. ㈜두산은 동명모트롤의 지분 52.9%를 1040억원에 사들인 게 시작이었다. 이후 2010년 ㈜두산은 동명모트롤을 흡수합병하며 모트롤BG라는 한 사업부로 편입시켰다.

동명모트롤 인수는 사업 재편 차원에서 이뤄졌다. 당시 두산그룹은 한창 사업구조 개편에 열을 올리던 시기였다. 동명모트롤 인수 1년 전인 2007년 7월에 미국 잉거솔랜드 건설기계 사업부(현 두산밥캣)를 49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4조5000억원)에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두산이 벌이는 방위사업은 바로 동명모트롤의 유산이다. ㈜두산은 모트롤BG에서 생산하는 일부 유압기를 군용으로 납품하고 있다. 유압기는 밀폐한 부분에 채운 기름을 피스톤으로 눌러 발생한 압력을 다른 곳에 전달하는 기기로, 군에서는 보통 대형 건설기계와 차량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용 유압기가 대형 차량이나 크레인 등에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유도무기에도 활용된다. 유도무기 발사를 위해서는 유도 미사일을 탑재하는 발사대가 필요한데, 바로 이 발사대의 각도를 조절하는 데 유압기가 들어간다.

㈜두산 관계자는 “방산 완제품을 만든다기보다는 방산품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들을 만들어 납품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매출과 손익 큰 비중 없어

㈜두산은 동명모트롤을 인수한 이후 꾸준히 방위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매출 규모로 보면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이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적을 종합해보면 점진적으로 매출이 증가했지만 큰 변화가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모트롤BG의 방산부문 매출은 2011년 1000억원에서 2015년 12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났으며, 2018년 약 1300억원으로 성장했다. 다만 영업손익에 대해서는 별도로 공개된 정보가 없다.


방산 부문 매출이 ㈜두산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그다지 큰 규모의 사업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보면 ㈜두산은 별도 기준 총 1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방산부문 매출은 800억원 수준으로 전체 매출에 4% 기여하는 데 머물렀다.

다만 최근에는 변화의 움직임이 관측된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이 추진하는 미래국방 무인기용 고성능 터보팬 엔진 개발사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두산이 선정됐다. ㈜두산은 이번 엔진 개발에서 연료 분사장치를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의 방위사업 규모는 크지 않지만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광범위한 분야에 제품 수요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위사업은 철저히 정부 수요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업체가 특별히 방산업에 의지를 갖고 있지 않는 이상 확대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반대로 정부 사업에 필요한 부품이라면 큰 이익이 되지 않더라도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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