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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뉴롯데 전략]롯데지주, 식품계열 해외법인 이관 기준은 '신남방'⑤中법인, 지주 차원 일괄 청산…롯데칠성·GRS, 현물출자 유력

전효점 기자공개 2020-02-10 09:27:57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7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가 올해부터 식품계열사 해외법인 정리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식품BU 글로벌 사업에서도 '뉴롯데' 기틀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그룹은 '신남방' 기조와 부합하는 동남아·남아시아 법인은 계획대로 이관해 계열사 독립 경영에 힘을 실어주되 중국·일본 법인은 일괄 청산할 계획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올해부터 식품사 해외법인 이관 작업에 순차적으로 들어간다. 지주는 지난해 롯데제과에 해외 자회사 10여곳을 돌려줬지만 아직 롯데칠성음료와 롯데GRS 해외법인 정리 작업이 남아있다. 롯데그룹이 어떤 청사진을 가지고 숙제를 마무리할지, 계열사들은 각기 어떻게 재인수 재원 마련에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이관 방식은 현물출자 유력…신규 M&A 물색·안정화 병행

올해 식품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해외 자회사 되찾기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는 곳은 롯데칠성음료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1월 1일을 기점으로 적격 분할 요건을 충족시켰다. 롯데칠성음료가 롯데지주에 맡겨둔 자회사는 해외법인 4곳, 국내법인 4곳 등 총 8곳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장부가는 해외법인들이 300억원, 국내법인이 850억원으로 총 1150억원 규모다. 자회사 인수 재원 마련을 고민하는 시점에 들어선 것이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롯데칠성음료가 차입금 의존도가 높고 대부분이 단기성 차입인 점을 고려할 때 현금 인수보다 롯데제과처럼 현물출자 유상증자 방안을 선호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롯데제과의 경우 만 1년 전 롯데지주에게 유증 신주 3486억원어치(220만8614주)를 발행하고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벨기에법인을 대략 장부가로 이관 받았다. 작년 12월 인수를 마무리한 인도법인 롯데인디아만 예외적으로 현금 570억원에 지분 전량(98.6%)를 되사왔다. 롯데제과는 이관 과정에서 총 4500억원이 들어갔다.

롯데칠성음료는 맡겨둔 자회사가 많고 우량하지만 롯데제과 자회사만큼 덩치가 크지는 않다. 게다가 작년 초 1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데다 음료 사업부문 영업 실적이 급등하면서 작년 3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3000억원까지 늘었다. 이 때문에 당초 우려와 달리 올해 잉여현금흐름도 정(+)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일부 법인에 대해서는 현금 인수 가능성도 열려있다.

국내외에서 롯데리아를 비롯해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롯데GRS 역시 내년 1월 1을 기점으로 재인수를 위한 법적 요건이 성립된다. 롯데GRS는 롯데지주에게 글로벌 핵심 거점인 인도네시아법인과 베트남법인을 맡겨두고 있다. 두 법인 장부가는 작년 3분기 말 기준 270억원 규모다.

롯데GRS가 인수해야 할 해외 지분은 롯데제과나 롯데칠성음료에 비해 더 작다. 하지만 외식업 본업에서 거두는 이익 수준이 낮고 현금성 자산이 차입금을 갚기에도 충분치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어떤 방식으로 재인수 재원을 마련할지는 각 식품사 이사회가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자금 상황이 좋지 않다면 현물출자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12월 딜이 마무리된 롯데제과 인도 법인은 덩치가 크지 않아 현금으로 재인수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롯데지주, 중국법인 이관 제외·청산 절차…中·日 식품사업 발 빼고 '신남방'

2017년 지주 체제 출범과 발 맞춰 롯데그룹의 글로벌 사업 기조는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남방 정책'으로 정리됐다. 사드 사태에 따라 롯데그룹이 중국에서 철수를 시작하면서 찾은 대체 시장이다.

롯데제과 해외 사업 가운데 가장 실적이 좋은 카자흐스탄 라하트사는 연매출만 2000억원 이상 규모로 성장했다. 2011년 인수한 파키스탄 콜손, 유럽 길리안은 각각 연매출 1000억원 규모다. 해외 사업에서 주도권을 되찾게 된 2018년 직접 인수를 추진한 인도 아이스크림업체 하브모어와 미얀마 메이슨도 성장 잠재력이 높다.

롯데칠성음료도 최근 들어 2018년 말 파키스탄 악타르사와 음료 합작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 달 필리핀 펩시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사업 전면에 나서고 있다. 롯데GRS 역시 지난달 동남아 롯데리아 사업을 전방에서 지원해줄 현지 제조법인을 설립하면서 신남방 정책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반면 식품사들은 일본과 중국시장에서는 동시에 발을 빼고 있다. 롯데지주는 최근 해외법인 이관 작업에 앞서 중국·일본 사업을 지주사 선에서 일괄 정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GRS에 소속돼 있던 중국 법인들 전체가 대상이다.

해외법인 재인수 작업을 마친 롯데제과의 경우 중국법인(Lotte China Foods Co.,Ltd) 및 상위 홍콩 투자법인(Lotte Food Holding Co., Ltd)만은 롯데지주에 남겨뒀다. 롯데지주는 이 중국 공장을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하고 청산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할 전 롯데칠성음료와 롯데GRS 소속 중국 법인도 청산 및 매각 대상에 올랐다. 롯데GRS 중국법인 낙천리(북경)찬음관리유한공사는 최근 토지사용권과 건물 매각이 결정됐다. 롯데GRS의 경우 중국 사업뿐만 아니라 일본법인 크리스피크림도 2018년 말 청산하면서 현지 시장서 철수했다. 작년 3분기에는 버거킹 일본법인 지분도 전량 매각됐다.

롯데칠성음료 중국 사업도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롯데칠성음료 중국법인 롯데오더리음료유한공사·롯데주업(북경)유한공사도 자회사 이관 대신 매각이나 청산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아시아 신시장의 경우는 라이센스 등 문제 때문에 현지 법인 신규 인수를 통해 진출해야 하는만큼 늘 기회를 찾고 있다"면서 "신규 인수한 법인 사업을 안착하는데 주력하는 한편 신남방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롯데칠성음료 중국 법인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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