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작사 시네마서비스, 회생법원 노크 흥행부진에 경영난 지속…2대주주 CJ ENM은 ‘전액상각’
최익환 기자공개 2020-02-11 11:12:59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0일 10: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에서 관객 1000만 시대를 연 영화 ‘실미도’의 제작사 시네마서비스가 결국 회생법원의 문을 두드렸다. 그동안 흥행작 다수를 제작·배급한 시네마서비스는 2016년 이후로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대다수 직원들이 이탈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대주주 강우석 감독에 이은 2대주주 CJ ENM은 이미 2017년부터 회사 지분 전액을 상각처리했다.10일 구조조정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화 제작·배급사 시네마서비스가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초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접수한 시네마서비스는 곧장 채권자들의 채권회수와 추심을 막는 포괄적금지명령을 받았다. 이후 일부 운영자금을 차입한 뒤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았다.
지난 1993년 영화감독 강우석씨가 ‘강우석프로덕션’으로 설립한 시네마서비스는 그동안 숱한 흥행작을 제작한 회사다. 90년대 중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투캅스 시리즈를 포함해 △여고괴담 시리즈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주유소 습격사건 △공공의 적 △엽기적인 그녀 △가문의 영광 △광복절 특사 △실미도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 등 이름만 들으면 알법한 영화들의 제작을 맡았다.
특히 한국 영화 1000만 관객 시대를 연 실미도의 경우 시네마서비스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003년 12월 24일 개봉한 실미도는 이듬해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현대사의 비극적 사건을 소재로 잡았음에 도 총 1108만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어내는 데에 성공해 7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최초의 한국영화가 됐다.
실미도 등 다수 흥행작을 통해 한때 국내 3대 배급사로 평가되던 시네마서비스는 이후 손바뀜으로 인한 후유증과 흥행 실패로 하락세를 겪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설립자 강우석 감독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재복귀하는 과정을 거치며 인력이탈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01년 박병무 대표가 이끌던 로커스홀딩스가 지분 62.7%를 인수한 시네마서비스는 이후 플레너스로 이름을 바꾼 모회사와의 갈등으로 인해 2004년 홀로서기에 돌입한다. 독립 과정에서 CJ엔터테인먼트가 150억원을 투자해 2대주주에 오르고, 설립자 강우석 감독이 1대주주에 올랐다. CJ로부터 강우석 감독이 영화관 체인 프리머스의 경영권도 일부 보장받았지만, 이후 회사는 별다른 흥행작을 내지 못하며 하락세를 겪었다.
이후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 이외에 별다른 흥행작을 내지 못한 시네마서비스는 2012년 이후 영화제작 편수가 감소했고, CGV에 합병된 프리머스시네마의 지분도 소각되면서 경영난에 휩싸였다. 이후 한 해에 수 편씩만 수입배급에 나서며 명맥을 유지해왔다.
현재 시네마서비스의 2대주주로 지분 37.1%를 보유한 CJ ENM은 지난 2017년부터 회사 지분 전량을 상각처리한 상태다. CJ ENM은 투자지분의 회수가능성이 낮다는 판단 하에 시네마서비스의 지분 전량을 0원으로 계상했다. CJ ENM은 현재 시네마서비스의 채권자 목록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어 향후 시네마서비스의 회생절차에서도 상당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사세가 극도로 위축된 시네마서비스의 계속기업가치가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산가치가 더 높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구조조정 매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영화산업이 CJ와 롯데 등 대기업 위주로 재편된데다, 핵심인력 다수가 이탈한 점은 회사의 회생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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