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엔씨소프트, 신작 내고 빅배스 단행한 까닭윤재수 부사장, "리니지2M 통한 모바일 게임 수요 확인" 2020년 실적 기대감 키워
서하나 기자공개 2020-02-13 08:07:5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2일 11: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4분기 기대를 밑도는 실적을 내면서 투자자들에 아쉬움을 안겼다. 리니지2M 등 기대작을 내놓고도 결과적으로 실적이 부진했다.엔씨소프트는 매년 4분기에 성과급이나 인건비를 인식하면서 비용이 높아지는 구조를 보인다. 하지만 2019년엔 매출 인식 이연까지 더해져 실적 부진 폭이 컸다.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 윤재수 부사장(사진)은 이같은 재무 전략을 통해 올해 시장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리니지2M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확인하면서 2019년에 비용을 털고 2020년에 깜짝 반전을 선사하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다.
12일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7012억원, 영업이익 4790억원, 순이익 3593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보다 매출(1조7151억원)은 1%, 영업이익(6149억원) 22%, 순이익(4214억원) 15% 가량이 빠졌다.
지난해 11월 모바일 신작 '리니지2M'을 출시하면서 큰 기대를 모은 것을 감안하면 기대를 밑도는 결과라는 업계 평가다.
지난해 4분기 리니지2M을 출시한 뒤 아이템 판매에 따른 매출 등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거쳐 매출 인식 방법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초창기인 지난해 4분기에 매출은 줄고 올해 1분기 매출은 늘어나는 효과가 크게 나타나겠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며 이후 상쇄되면서 안정화될 것으로 바라봤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판매금액의 20%가 올해 1분기로 이연됐다.
또 엔씨소프트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인건비를 미리 떨어낸 점도 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매년 성과연도를 3월 말에 마친 뒤 성과급와 연동해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다만 리니지2M 출시에 따른 실적 호조로 지난해 4분기 일시적으로 인건비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언급했다.
게다가 신작의 출시 시점이 워낙 늦어 신작 효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점도 감안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실작 출시가 지연되는 동안 리니지와 블레이드소울 등 지식재산권(IP) 매출은 감소했다.
윤재수 부사장은 지난해 인건비와 손상차손 등 일회성 비용을 대거 떨어지면서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감의 바탕은 단연 '리니지2M'을 중심으로 한 성장세다.
윤 부사장은 "리니지2M을 통해 모바일 게임의 강력한 수요를 확인했고 또 하나의 수익원을 확보했다"며 "앞으로 리니지2M의 성공경험을 해외에 이식하기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리니지M 등 기존 게임과의 카니발 현상도 거의 나타나지 않으면서 신규 이용자 유입에 대한 커다란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앞서 리니지M의 경우 출시 직후 매출이 고점을 찍은 뒤 급격히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리니지2M에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은 계속해서 제기됐다.
윤 부사장은 "리니지2M은 출시 이후 지금까지도 계속 하루 활성 이용자 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동시 접속자 수도 상당히 늘어나는 모습"이라며 "초기 매출이 고점을 찍은 뒤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은 리니지M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의 해외진출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리니지2M의 서비스에 개발 인력이 집중되면서 해외 진출을 위한 준비는 미흡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 해외 진출 시기나 계획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그동안의 견조한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튼튼한 곳간을 유지하고 있다. 단기 실적 저조에도 주가가 크게 흔들리지 않은 배경이기도 하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자산은 3조3265억원, 부채 8341억원 등으로 부채비율도 낮은 수준(25%)을 유지하고 있다. 현금자산은 총 1조원 가량 보유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영업이익률이 3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순이익률도 매년 25%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특히 2019년은 리니지2M의 출시가 늦어지면서 평소보다 부진한 실적을 거뒀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윤재수 부사장의 꼼꼼하고 합리적인 성향이 엔씨소프트 재무지표에 그대로 묻어난다는 평가다. 공대 출신 CFO라는 경력을 보유한 윤재수 부사장은 엔씨소프트에서 합리적이고 차분한 인물로 통한다.
윤재수 부사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 석사와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MBA를 취득했다. 한메소프트와 대우전자, 제너스테크놀로지를 거쳐 2004년 해외사업실장으로 엔씨소프트에 합류했다.
2008년 상무(해외사업실장)로 승진, 2011년엔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와 자사 기대작 '블레이드앤소울'을 중국 시장에 진출시키는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 큰 역할을 맡았다. 이후 2013년 전략기획실장(전무)로 승진하고 2014년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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