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 이노와이어리스, 경영권 변수 커졌다 LIG넥스원 보유 콜옵션 내재가치 상승, KCGI 거부 가능성 높아져
방글아 기자공개 2020-02-21 08:08:01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0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씨지아이(KCGI)와 LIG넥스원이 공동 경영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이노와이어리스의 경영권 향방에 변수가 생겼다. 현 최대주주인 케이씨지아이 헬리오스제1호 사모투자합작회사(KCGI)로부터 콜옵션을 부여받은 LIG넥스원의 지분 인수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콜옵션 행사가격이 최근 주가 흐름을 크게 밑돌면서 KCGI가 콜옵션 행사권을 거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노와이어리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968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5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045.9% 증가한 153억원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도 5936.8% 증가한 131억원을 기록하면서 이노와이어리스는 7년만에 현금배당에 나섰다. 배당금은 주당 250원으로 배당성향도 11.42%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 같은 실적 호조와 함께 해외 매출 상승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이노와이어리스는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의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19일 종가 기준 4만2200원으로 2년 전 KCGI가 LIG넥스원과 손잡고 경영권을 인수할 당시와 비교해 시총이 대폭 증가했다.
KCGI는 2018년 11월 주당 2만5000원에 이노와이어리스 보통주 81만5202주를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KCGI는 주당 1만7686원 가격에 전환사채(CB) 73만5044주를 함께 매입했고, LIG넥스원은 KCGI 특수관계자 지위로 주당 2만5000원에 총 29만9525주를 인수했다. LIG넥스원은 또 KCGI가 인수한 보통주 전량에 콜옵션을 달았다.
현재 KCGI가 이노와이어리스 보통주 1주를 사는데 들인 평균 취득가는 CB를 제외하고 2만4000원 정도로 추산된다. 인수 후에도 장내매수를 이어가며 평균 단가를 낮췄다. 그해 11월 한달 동안 평균 2만76원에 총 9만9400주, 이듬달 평균 2만1472원에 총 20만0725주를 추가 매수했다.
이에 KCGI가 이노와이어리스 보통주 투자를 통해 얻은 평가차익은 현재 투자원금의 2배에 육박하는 266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 18일 앞서 매수한 CB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 청구해 215억원에 이르는 별도 평가차익도 챙긴 상태다.
그럼에도 조기 엑시트(Exit)에는 나서지 않고 있는 상태다. 경영권 공동 인수자 LIG넥스원과 체결한 주주 간 계약 때문이다. KCGI와 LIG넥스원은 KCGI 보유 주식 총 111만5327주에 각각 매도청구권(풋옵션)과 매수청구권(콜옵션)을 나눠 가졌다. LIG넥스원은 오는 11월7일부터 2021년 5월6일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고 이를 포기할 경우 KCGI가 당장 다음날부터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문제는 콜옵션 행사가다. 양측은 인수 당시 취득가(2만5000원)에 콜옵션 대금 지급일까지를 기준으로 연복리 12%를 적용한 가격을 행사가로 정했다. 그런데 이노와이어리스 주가가 당시와 비교해 대폭 상승하면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게 됐다.
LIG넥스원은 콜옵션 행사로 대규모 차익을 누릴 수 있지만 KCGI는 그만큼 평가이익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KCGI로서는 콜옵션을 거부하고 장내매도에 나서는 것이 훨씬 더 큰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이에 콜옵션 행사기간이 도래하는 오는 11월로 점쳐져 온 이노와이어리스 최대주주 변경에 변수가 생겼다는 관측이다. LIG넥스원이 KCGI과 엑시트 시점을 조율해 단독 경영 체제를 갖출 것으로 전망됐지만 급등한 주가로 콜옵션 내재가치가 대폭 높아지면서 LIG넥스원이 콜옵션을 행사하더라도 KCGI의 거부 가능성이 높아진 탓이다. 당초 LIG넥스원은 주력 제품인 유도무기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필요한 통신 기술 확보를 위해 이노와이어리스를 인수했다.
LIG넥스원의 콜옵션 행사 가능 여부는 이노와이어리스의 연중 주가 흐름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5년 간의 영업적자에서 갓 벗어난 이노와이어리스가 5G 사이클을 타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어 연내 전략적 투자자(SI)인 LIG넥스원을 최대주주로 맞아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다져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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