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플러스에셋 IPO 도전] 스카이레이크의 굳건한 지지…상장 '속도조절'①3년 약정과 무관, 연내 상장 목표…내달 주총 이후 4월쯤 예심청구 계획
손현지 기자공개 2020-03-02 08:10:43
[편집자주]
독립보험대리점(GA)의 대표 주자인 에이플러스에셋이 코스닥 기업공개(IPO)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IPO를 위한 지난 2년 여간의 노력의 결실이 임박한 것이다. '1호 상장사 GA'의 탄생은 곧 보험시장에서 존재감이 커진 GA가 주식시장에서 처음으로 밸류에이션을 평가받는 순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사업성을 검증받게 될 에이플러스에셋의 상황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4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의 코스닥 입성을 위한 막바지 준비 절차가 한창이다. 오는 3월 회계 결산후 재무제표가 확정되면 이를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수요예측 후 공모가밴드를 산정한다. 늦어도 올해 4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통상적으로 예비심사 청구서 접수 후 상장까지 135일(약 4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르면 8월에는 주식시장 상장이 예상된다.당초 계획대로라면 오는 6월 28일까지 기업공개(IPO)를 완료시켜야 한다. 그러나 본래 약정 기간과 상관없이 연내 IPO를 마무리 짓는 것을 목표로 타임라인을 조정했다. 독립보험대리점(GA)을 대표해 첫 IPO 주자로 나서는 만큼 서두르기보다 감독당국의 눈높이에 부응한 내부회계제도 재정비 등에 주력해왔다. 밸류에이션 책정부터 자금조달 후 활용방안까지 시장관계자들의 수요에 맞게 진행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상장시계를 늦출 수 있었던 건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스카이레이크)의 굳건한 지지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스카이레이크 관계자는 "에이플러스와 계약연장 시점을 확대키로 구두 협의했다"며 "상환전환우선주(RCPS)도 풋옵션이 아니라 콜옵션 방식으로 행사해 IPO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이레이크의 500억 투자…IT 협업 동반자
에이플러스에셋의 탄생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생명 출신 곽근호 회장이 법인사업으로 인연이 닿은 정용 대표와 함께 1억원씩 출자하면서 GA가 설립됐다. 삼성생명 설계사들이 대거 이동했다. 특이하게 회사 지분의 60% 가량을 소속 설계사가 지닌 구조다.
에이플러스에셋은 '오더메이드' 영업을 기반으로 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각 보험사들의 상품을 꼼꼼하게 따져 리스트업을 한 뒤, 고객에게 가장 큰 이익을 줄 수 있는 상위권 상품만을 취급한 것이다. 불완전판매 소지가 다분한 GA업계에서 높은 계약유지율을 자랑하며 입지를 탄탄히 다져나갔다.
설립 후 10년 만에 전환점을 맞게된다. 2017년 4월 PEF인 스카이레이크가 에이플러스에셋의 RCPS를 인수하는 형태로 500억원을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스카이레이크는 3년 내 IPO 추진을 투자조건으로 내걸었다. 즉 2020년 6월 28일을 약정기한으로 설정한 것이다. 다만 미리 정한 가격으로 지분을 팔수 있는 권리인 풋옵션 등 특별한 조항은 걸지 않았다.
투자를 서슴없이 진행할 수 있었던 건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회장의 강한 확신에서 비롯된다. 진 회장은 IT기술과 글로벌 소양을 갖춘 인물로서 GA사업에 대한 확신을 지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험판매 채널에서 금융상품대리점 비중에 70%에 달한다는 점에서 GA투자에 눈독을 들였다.
더욱이 곽 회장과 공대생 DNA를 가졌다는 공통점도 한 몫했다. 두 CEO 모두 IT기술과 보험 빅데이터 판매 노하우를 결합시키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진 회장은 에이플러스에셋이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컨설팅 사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고, 상품개발 등 인슈어테크(Insurtech) 사업에서 협력을 도모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스카이레이크는 에이플러스에셋의 주식 476만여주(우선주 292만주, 보통주 184만주)를 보유한 2대 주주(20.79%)다.
◇당국의 까다로운 잣대, 감사인 변경…내부회계제도 재정비
다만 IPO 준비 절차가 순탄치 만은 않았다. 앞서 동종업계 업체들도 수차례 도전했지만 문턱이 높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인카금융서비스의 경우 2015년 업계 최초로 코넥스(KONEX) 상장을 성사시켰던 GA다. 그러나 2018년 9월 코스닥 예비상장심사를 청구했다가 한달 만에 자진 철회한 바 있다. 기업등록을 위한 외부감사를 통해 자본잠식 등 회계적 불안 요소가 걸림돌이었다.
마찬가지로 에이플러스에셋도 조심스런 행보를 이어나갔다. 거래소 상장 심사를 위한 예비심사 청구도 섣불리 진행하지 않았다. 상장의 필수요건인 투명한 회계관리체계 구축이 선행되야 했기 때문이다. 외감법상 일정한 규모 이상의 회사는 외부감사인이 내부회계감사제도를 검토하도록 돼 있는데 예비상장사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를 위해 작년 초 법인을 기존 삼덕회계법인에서 한길회계법인으로 변경했다. 당국의 지정감사제도에 따라 증선위(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한 지정감사인(외부감사를 위한 회계법인)을 배정받은 것이다. 감사용역에 대한 보수도 기존 4000만원선에서 2억2000만원으로 늘렸다.
이 과정에서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이 늦춰지기도 했다. 새 감사인이 반기연결재무제표의 최초 작성분과 전반기(2018년)말, 전기(2019년 1분기)말 연결·별도 재무제표를 새로 작성해야 한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기존 제출기한(2019년 8월 31일)에서 5영업일 연장신청했지만 이마저도 지키지는 못했다. 감사인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추가 요청하고 확인할 자료가 많았던 탓이다.
통상적으로 사업보고서 공시 연장신청은 1회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IPO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문제였다. 당국의 판단이 중요했다. 다행히도 금감원은 반기보고서 제출기한을 지키지 못했던 경위를 파악한 뒤 지정 감사인을 선임했다는 점, 회계상 부채비율이 200% 이상 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허가했다. 작년 상반기 사업보고서가 나오는대로 상장심사를 청구할 계획이었지만 반기 실적이 기대만큼 높지 않다는 판단에 오는 4월로 시기를 재조정했다.
아직 GA업계에 대한 자본시장의 요건은 까다롭다. GA 최초 상장사가 탄생한다 해도 현행 감독·규제 수준만으론 곳곳에서 터지는 부실계약이나 금융사고에 대한 통제가 사실상 어렵지 않느냐는 우려가 팽배하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소한 수수료 차등지급이나 금융당국의 GA 감독체계 개편 등의 방향성이 어떻게 확정되는지 살펴본 뒤에야 상장심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작년 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GA 규제와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각종 규제안을 내놓은 점은 호재다. 판매과정에서 소비자보호와 시장질서 유지를 위한 준수사항이 강조되면서 업계의 우려를 완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어느 정도 마련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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