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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운용사 실적 분석]오라이언운용, '2년째 흑자' 성장추세 '탄력'운용자산 3500억 성장, 순익 7억…주고객은 '기관', 비우호적 여건 '변수'

이효범 기자공개 2020-03-03 08:30:14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8일 10: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라이언자산운용이 2년 연속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안정적인 성장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대체투자본부와 헤지펀드본부가 모두 성장하면서 운용자산을 3000억원 중반수준으로 키웠다. 특히 메자닌펀드를 중심으로 오랜기간 안정적인 트랙레코드를 쌓아온 헤지펀드본부가 기관투자가들의 신뢰를 얻으면서 성장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오라이언자산운용은 2019년 영업수익 29억, 영업이익 7억원, 순이익 7억원을 냈다. 작년에 비해 영업수익은 10억원 넘게 불어났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6억원 가량씩 증가했다. 운용사 설립 이후 가장 양호한 실적이다. 2018년 흑자전환에 성공하긴 했지만 순이익 규모는 채 1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이와 비교하면 지난해 실적은 한층 더 뚜렷한 개선세를 나타낸 셈이다.


이 운용사는 크게 부동산을 주력으로 하는 대체투자본부를 비롯해 헤지펀드본부, PE본부 등으로 꾸려져 있다. 부동산과 메자닌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운용사로 고객들에게 복합적인 투자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운용사의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 2014년 10월 설립돼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지만 한동안 운용자산 증가가 더디게 진행됐고, 매년 적자를 냈다. 신생사라는 점에서 트랙레코드를 쌓을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경영진들도 급하게 사세를 키우기보다 안정적인 성장에 무게를 뒀다.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말 기준 설정한 펀드 수는 7개에 그쳤고, 전체 펀드 설정액은 589억원에 그쳤다.

그러다 2018년들어 헤지펀드본부가 시장에서 점차 트랙레코드를 쌓으면서 한동안 성장을 견인했다. 하이투자증권 출신 투자은행(IB) 전문가들로 꾸려진 헤지펀드 본부는 주로 메자닌펀드를 운용한다.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안정성에 방점을 두고 투자기업을 선정한다.

주로 리테일보다는 기관투자가들을 수익자로 둔 펀드를 많이 운용했는데 한번 자금을 맡긴 고객과의 인연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졌다. 또 입소문을 타면서 오라이언 헤지펀드에 관심을 갖고 직접 연락을 해오는 기관들도 나타났다. 그 결과 2018년말 기준 운용펀드 수는 31개로, 펀드 설정액은 1725억원으로 증가했다.

오라이언자산운용의 장기 운용 성과를 살펴볼 수 있는 펀드는 2016년 처음 설정한 '오라이언메자닌멀티스트래티지펀드1호'다. 운용사의 시그니처펀드로 오랜기간 존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방형, 추가형으로 만들었다. 개방형이지만 수익자들에게 2년간 환매금지나 3년내 환매시 패널티 부여 등의 조건을 달아두기 때문에 사실상 폐쇄형 펀드나 마찬가지다.

작년말 기준 오라이언메자닌멀티스트래티지펀드1호의 누적수익률은 21.03%에 달한다. 운용기간은 2016년 6월 20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 약 3년 6개월 가량이다. 이 펀드 뿐만 2018년 상반기 설정한 코스닥벤처펀드 10호, 13호, 17호 등 3개 펀드 수익률은 각각 20% 안팎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벤처펀드 성과에 최근에도 판매사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작년말 기준으로 오라이언자산운용의 전체 펀드 설정액은 2749억원이다. 부동산펀드의 대출금까지 포함한 운용자산은 3500억원 가량이다. 세부적으로 헤지펀드 1580억원, 부동산펀드 1825억원 등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다.

오라이언자산운용은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시장은 여러모로 헤지펀드들에게 비우호적인 여건이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라임 사태 영향으로 투심이 꽁꽁 얼어붙었고, 금융당국의 규제도 한층 더 강화됐기 때문이다. 판매사들도 리스크관리 강화에 나서면서 사업을 확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그나마 오라이언자산운용은 타격이 덜할 가능성도 있다. 펀드 투자자들이 주로 은행, 증권, 보험사 등 금융기관이나 기금 등의 기관투자가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기관들은 개인투자자들에 비해 시장 이슈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실제로 오라이언자산운용은 올들어 '오라이언 Pre-IPO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44호'를 설정하기도 했다. 설정액은 145억원으로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운용된다. 또 기관투자가를 수익자로 한 신규로 코스닥벤처펀드 설정도 추진하고 있다.

오라이언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해는 대체투자와 헤지펀드가 고루 성장하면서 의미있는 실적을 달성한 한해였다"며 "올해 대외적으로 어려운 여건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금리가 인하될 경우 부동산 등 대체투자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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