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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옵션 다시보기]에이디테크, 4년 버틴 13인 직원 대박 결실이탈 막기 위해 임원 빼고 부여…작년 주가 상승으로 수익 눈앞

윤필호 기자공개 2020-03-03 13:06:20

[편집자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스톡옵션은 회사가 미리 정한 가격에 신주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임직원의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는 대표적인 보상방안이다. 인재확보와 인건비 부담을 덜고 향후 회사 성장의 과실을 같이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단기이익에만 몰두하거나 스톡옵션 행사 후 퇴사하는 등 늘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더벨은 스톡옵션으로 본 기업들의 성장사와 현 상황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2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칩리스(Chipless) 업체인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말부터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대만의 파운드리 회사 TSMC와 가치사슬협력사(VCA) 계약 관계를 끊고 삼성전자의 설계 솔루션 파트너(DSP)로 들어갔다는 소식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주가는 불과 두 달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4년전 3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한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2018년부터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 과정에서 회사를 떠난 사람들도 많았고 스톡옵션을 받은 사람도 여럿 포함됐다. 어려운 시기를 버티면서 남은 13명의 직원들은 주가 상승에 따른 보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스톡옵션 부여 직원 30명→13명

에이디테크놀로지는 2016년 3월 9일 회사 임직원 30명을 대상으로 스톡옵션 4만7300주를 부여했다. 행사가격은 주당 1만1035원이고 행사기간은 2019년 3월9일부터 2026년 3월 8일까지로 정했다. 3월 당시 주가를 살펴보면 최고가 1만4750원, 최저가는 1만300원을 기록했다. 주가가 한단계 더 레벨업해야 스톡옵션 행사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당시 스톡옵션은 전년도 실적 부진으로 인한 직원들의 이탈 방지 성격이 짙었다. 2015년 실적이 곤두박질 치면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81.5%, 74.9% 감소한 19억원, 2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47.7% 줄어든 358억원에 그쳤다. 당시 주요 고객사가 TV용 인터터페이스 IC칩을 일부 초고가 모델에만 채택했고, 양산 준비를 마친 OIS(손떨림방지) 제어칩도 수주가 부진한 탓이었다.

직원들을 독려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당근책이 필요했다. 임원을 제외하고 직원들에게만 스톡옵션을 나눠준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스톡옵션을 부여한 이후에도 사업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실적은 오히려 더 악화됐다. 2016년 영업손실 44억원, 당기순손실 4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도 36.7%감소한 227억원으로 줄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이탈이 이어졌다. 스톡옵션을 부여한 해에 직원 한 명이 퇴사를 하면서 스톡옵션 2500주를 포기했고 남은 직원 가운데 일부도 7300주를 취소하면서 수량은 3만7500주로 줄었다. 같은해 11월 주당 1주의 무상증자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액면가액 주당 500원으로 보통주 401만505주를 배정했다. 스톡옵션도 여기에 연동해 기존에 3만7500주에서 7만5000주로 두배 늘었다. 반대로 행사가격은 무상증자를 반영해 5594원으로 내렸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당기순이익은 17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매출액도 42%늘어난 322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영업손실 4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를 보였다. 직원들 6명이 추가로 퇴사하면서 23명으로 줄었고 스톡옵션도 6984주가 취소되면서 남은 수량은 6만8016주로 집계됐다. 이후에도 2018년과 2019년 2월까지 추가로 9명의 직원들이 이탈하면서 14명으로 줄었고 총 부여한 스톡옵션 수량도 4만3768주로 감소했다.


◇실적 반등으로 주가 상승…스톡옵션 대박 기대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결국 실적이었다. 2018년 영업이익은 121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당기순이익은 85억원으로 무려 4878.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103억원으로 242.4% 늘었다. 당시 반도체 수퍼사이클에 접어든 주고객사 SK하이닉스로부터 낸드 컨트롤러 IC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실적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도 우상향을 보였다. 종가 기준으로 2018년 12월 28일 9790원이었던 주가는 스톡옵션 행사 직전인 2019년 3월 8일 1만7850원으로 무려 82.3% 상승했다.

주가는 지난해 3월을 기점으로 단기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3월 한때 2만원대를 넘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이후 4월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해 11월 1만120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12월부터 주가가 급격하게 상승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12월 13일 1만1700원이었던 주가는 두 달이 조금 넘은 2월 20일 3만2900원으로 무려 181.2% 올랐다.

에디이테크놀로지는 12월 대만 파운드리 회사 TSMC와 가치사슬협력사(VCA) 계약을 해지했다. 대신 국내 최대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의 DSP(Design Solution partner) 업체로 새롭게 들어설 것이란 추측이 증권가에서 제기됐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기존 삼성전자 DSP 협력업체들이 단순 개발 용역을 담당했던 것과 달리 칩 자체를 턴키로 진행하면서 한 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파운드리 사업을 확장하려는 삼성전자의 메인 디자인 하우스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주가 상승에 힘입어 오랜 기다림을 가졌던 직원들은 보상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추가로 퇴사자가 한명 발생하면서 부여 대상자는 13명으로 줄었고 부여 주식도 3만8838주로 재차 감소했다. 남은 13명의 직원들은 작년 3월부터 행사 가능 기간으로 돌입했기 때문에 언제든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지난달 28일 종가인 2만68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13명의 직원들은 총 8억2360만원의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향후 정식으로 삼성전자 협력사로 선정이 되면 본격적으로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4년동안 버틴 13명의 직원도 스톡옵션 행사기한 종료일인 2026년까지 아직 시간이 한참 남은 만큼, 향후 실적 개선세와 주가의 상승 여지를 판단해 행사 시점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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