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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라이징스타]위벤처스 'VC 어벤저스' 떴다하태훈 대표·3인 파트너 의기투합, 초기·지방·임팩트 투자 활발

이종혜 기자공개 2020-03-12 07:53:34

[편집자주]

창업 생태계의 마중물인 정책자금 홍수속에 최근 3년간 등장한 벤처캐피탈(VC)이 무려 50곳이 넘는다. 치열해지는 벤처투자업계에서 이들은 저마다 무기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신생 VC들의 탄생 스토리와 운용 철학 등을 짚어보고 그들의 생존 전략과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1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든 가치가 돈으로 결정되는 곳에서 우리는 산다. 노동의 가치도, 사랑의 가치도, 목숨의 가치까지 돈이 정해준다. '돈도 좋지만'은 췌언이 되어 '돈이 최고지'라는 말 앞에 무력해진다. 벤처캐피탈(VC)업계도 본질은 돈이다. 모든 사업 목적이 그러하듯 높은 수익을 내야 한다. 다만 VC업은 금융업에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육성업이라는 또 다른 가치를 담고 있다.

금융 특성상 VC 세계는 늘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 역설적이게도 VC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라고 한다. VC는 펀드레이징부터 투자, 사후 관리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과 맞닿아있다. 설립 2년차를 맞이하는 위벤처스(We Ventures)는 이러한 투자철학을 세워 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VC의 기본을 지키며 차분히 나아가고 있다. 운용 중인 펀드는 2개며 자산(AUM)이 316억원이다. 출자자(LP)와 소통하면서 늘 최선을 다해 투자한다는 철학으로 벤처캐피탈 업계에 '어벤저스팀'이 출사표를 던졌다.

◇ 하태훈 대표, 탄탄한 투자 인력 3인 의기투합 창업

위벤처스는 2019년 4월 설립된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탈이다. 하태훈 대표 체제 아래 업계 인재들을 영입해 기틀을 다졌다. 박정근 부사장, 전진원 부사장, 김소희 상무, 채종민 관리팀장 등 5명의 탄탄한 인력들이 의기투합해 투자를 이끌고 있다.

하태훈 대표는 약 20년 경력의 베테랑 벤처캐피탈리스트다. 연세대에서 전기공학, 기술경영학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삼성전자에서 엔지니어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마케팅과 기업분석에 관심이 많던 그는 학교 게시판에서 우연히 마주한 국제창업투자의 채용공고를 계기로 VC업계로 방향을 돌렸다. 이후 한솔창업투자, 센츄리올기술투자 투자팀장, LB인베스트먼트 이사 등을 역임했고 DSC인베스트먼트 설립멤버로 참여했고 투자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하 대표의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낸 반도체 설계기업 실리콘웍스, 인터넷연동(IX.Internet eXchange)서비스 전문업체 케이아이엔액스, 지문인식모듈 크루셜텍, 태양광 에스에너지, 케이엘테크, 플리토 등이 있다.

박정근 부사장은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 KAIST MBA 졸업 후 LG화학에 입사했다. LB인베스트먼트, 퀀텀벤처스코리아를 거쳤다. 대표 딜로는 시각특수효과(VFX) 전문기업인 덱스터와 마켓컬리 등이 있다. 하 대표와 LB인베스트먼트에서의 연으로 위벤처스에 합류하게 됐다.

김소희 상무는 홍익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를 졸업하고 2003년 실리콘 및 플라스틱 성형 제조 회사를 창업했다. 삼성전자에서 신기술 업체 발굴 등 업무를 담당했고 LG전자로 이직해 투자업무를 진행했다. LB인베스트먼트로 자리를 옮겨 IT기술과 소비재·커머스 분야 투자에 높은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엔컴, 무신사, 에이블리 등에 투자했다. 하 대표가 가진 투자 철학과 회사 경영 방침에 공감해 위벤처스에 두 번째 파트너로 합류했다.

전진원 부사장은 삼성전자, 삼성벤처투자 출신으로 위벤처스에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전 부사장은 시스템 반도체와 인공지능(AI)등 국내외 딥테크 분야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반도체 관련 펀드를 조성해 운용과 투자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하태훈 대표, 박정근 부사장, 전진원 부사장, 김소희 상무>
하 대표는 심사역들이 안정적으로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춰 위벤처스를 만들었다. 그의 경영철학은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위벤처스는 경영진뿐 아니라 심사역, 관리팀 등 전 인력이 일정 지분을 보유하고 회사 성장에 따라 성과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심사역이 전문성을 갖고 특화된 펀드를 책임지고 운용하게 된다. LLC의 기본 원칙대로 운영되는 것이다.

사원부터 임원까지 모든 직위를 경험한 하 대표는 “조직 생활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투자를 결정할 때 내부 구성원을 설득하는 것이었다”며 내부 심사역들과 의사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사람은 믿어주는 만큼 자라고, 아껴주는 만큼 여물고, 인정받는 만큼 성장할 거라는 굳은 믿음이 있다”며 “내부 구성원들에게 확실한 신뢰와 주체성, 책임감을 주는 것이 대표의 역할이자 책임이므로 심사역의 판단을 존중해 줌으로써 성취감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명인 ‘위벤처스’도 하우스의 내부의 파트너들뿐만 아니라 초기기업과 동행하겠다는 목표로 연결된다. 초기기업이 겪는 고난을 이해하면서 벤처캐피탈과 피투자기업이 함께(WE) 성장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위벤처스의 투자철학은 담백하다. 매 투자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출자자와 펀드 결성 목적을 충실히 하겠다는 것이다.

위벤처스는 초기 유망기업·지방기업·반도체·임팩트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여기에도 위벤처스의 철학은 녹아있다. 초기기업의 경우 매출 등 재무적인 정보, 정량적 정보 없이 기능의 가능성만으로 투자해야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창업자, 즉 사람이다. 처음 시작하는 기업은 사람이 전부다. 하 대표는 “대화와 토론을 충분히 하면서 그 사람의 계획, 실행력, 상황을 판단하는 눈을 꼼꼼히 살펴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벤처스는 투자자로서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예상 가능한 위기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선제적 대응 태세를 마련한다. 하 대표는 “초기기업일수록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며 “투자자와 피투자기업이 지속적인 교감을 통해 신뢰 관계를 구축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심사역의 충고와 관심이 창업자들에게 간섭이 아닌 공동의 목표 실현을 위한 애정 어린 조언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서로간의 믿음이 전제돼야 한다는 철칙이다.

지방기업 투자와 임팩트 투자도 강조한다. 좋은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은 당연한 ‘상수’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펀드에 출자한 만큼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임팩트 투자가 하나의 새로운 트렌드가 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임팩트 투자에 대한 관심을 보여온 하 대표는 “임팩트 펀드가 단순히 사회공헌이라기보다는 사회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산층, 또는 그 이하의 계층이 무너지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비싼 의약품을 기술로 저렴하게 만들어 다수가 소비할 수 있게 되면 큰 시장이 형성되므로 임팩트 투자는 시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양극화는 심화되기 때문에 임팩트 투자는 더 활발해질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 출범 11개월 만에 AUM 316억 돌파

자본금 10억원 규모로 설립된 위벤처스는 모태펀드, 지역기반의 책임출자자(LP) 네트워크를 잘 다져가며 운용자산(AUM)을 차분히 늘려가고 있다. 위벤처스가 운용 중인 펀드는 2개로 316억원 규모다.

지난해 11월 160억원 규모 ‘WE 지방기업육성펀드1호’ 결성을 완료했다. 한국벤처투자의 3차 정시 출자사업 지방기업 분야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면서 펀드 결성을 시작했다. 모태펀드가 90억원을 출자했으며 제주테크노파크,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제주은행, 메리츠종금증권, 대전시 등도 자금을 보탰다. 하 대표가 대표펀드매니저를 맡고 박정근 부사장이 핵심인력으로서 운용한다.

투자는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위벤처스는 신선식품 배송용 특수박스를 개발한 콜드체인 물류스타트업 에스랩아시아,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 위성사진 제공 기업 컨텍, 제주 렌터카 플랫폼 기업인 캐플릭스, 인공지능(AI)반도체 설계회사인 오픈엣지 등에 투자했다. 하 대표는 “WE지방펀드는 현재 약정총액의 50%가량 소진했고 올해 말까지 전액 소진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위벤처스는 유진증권과 코지피(Co-GP)형태로 156억원짜리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했다. 이 펀드로 여성 의류 전문 온라인 쇼핑몰인 디홀릭커머스에 투자했다. 국내 1세대 온라인 쇼핑몰인 ‘다홍’에서 출발한 디홀릭커머스는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이 과열되자 발빠르게 사업의 중심을 해외로 옮겼다. 한국 패션, 뷰티 제품을 일본에 소개하고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 ‘디홀릭’을 성공시켰다. 플랫폼 역량을 강화해 일본을 넘어 대만, 싱가폴 등 아시아 진출을 앞두고 있다. 위벤처스는 온라인 커머스의 불모지인 일본에서 현지화에 성공한 디홀릭커머스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위벤처스는 트렌드가 변화하는 순간 기회가 있다는 것을 잘 포착한 것이다. 김소희 상무가 디홀릭커머스 투자, 발굴을 주도했다.

올해 위벤처스는 초기기업펀드, 반도체 펀드, 임팩트펀드 결성을 계획하고 있다. 심사역 충원도 특화 펀드 결성에 따라 충원될 예정이다. 하 대표는 “인구구조와 사회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지금 이 변화를 잘 읽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현실화시킬 수 있는 기업들을 보고 있다”며 “40~60대 베이비시니어들의 치아 상태에 맞는 음식을 추천해주는 헬스케어, 푸드테크가 결합된 형태의 기업이라든지, 코로나19여파로 상업 공간, 주거형태, 가구, ioT 서비스 변화가 이뤄지면서 새로운 산업이 생겨나는 투자처를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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