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3월 16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인베스트먼트가 심사역 인센티브 제도를 전면 개편했다. 심사역에게 돌아가는 성과보수 비율을 업계 평균 수준이었던 50%에서 70%로 상향한다는 게 골자다. 사실상 업계내 최상위권 수준으로 탈바꿈했다.KB인베스트먼트는 그간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공격적으로 인재를 영입하는가 하면 수천억원대 펀드레이징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행보는 금융그룹 계열이라는 지배구조를 감안하면 무게감이 다르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을 보면 여타 계열사와 다른 특별 대우를 요구하기는 어렵다. 피투자기업을 만나고 금융을 한다는 명목 아래 대외 직급을 1~2단계 올려주는 정도에 그칠 뿐이다.
금융그룹이라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대체투자를 강화한다고는 하지만 그 중에서도 일부분인 벤처투자에만 특별 대우를 적용하긴 어려운 문제다. 더구나 구조화된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경영 환경에 익숙한 탓에 심사역 개인기에 대해 특별한 성과를 부여하기도 힘들다. CVC에 속한 심사역들은 일정 경력을 쌓은 뒤 잭팟의 꿈을 안고 대부분 독립계 벤처캐피탈 행을 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벤처캐피탈이 성공하기 위한 필수조건은 우수한 인력의 확보다. 주요 수입원인 펀드레이징을 위해서는 심사역들의 우수한 투자처를 발굴할 수 있는 선구안과 네트워크, 트랙레코드가 뒷받침돼야 한다. 우수한 인력이 없다면 하우스의 명성이 추락하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KB인베스트먼트가 성과보수 제도를 개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엇보다도 대내외에 KB금융지주의 벤처투자 의지를 재확인하는 계기다. 흔히 벤처캐피탈 심사역들은 금융그룹의 보수적인 DNA에 대해 거부감이 크다. KB인베스트먼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파격적인 요구사항을 수용해 주는 KB금융지주의 모습이 겹겹이 쌓이며 이 같은 선입견도 옅어지기 마련이다.
KB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수년간 확연히 달라졌다. 펀드레이징은 물론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벤처투자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우수한 인력이 찾아오고 머무르게 만드는 변화들이 있다. 성과보수를 개편한 KB인베스트먼트의 영리한 시도가 향후 어떤 성적표로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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