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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 준비금 줄여 내년 배당 여력 확보 비만치료제 '벨빅' 판매중단에 잠정 영업이익 90억→영업손실 14억

강인효 기자공개 2020-03-24 13:18:11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3일 1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동제약이 올해 준비금을 축소하기로 했다. 작년 순손실로 인해 줄어든 이익잉여금을 늘려 내년엔 배당을 하기 위한 선제 조치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위장약 큐란 판매에 제동이 걸린데 이어 비만치료제 벨빅도 판매 중단 조치를 받았다. 관련 비용 처리를 둔 외부 감사 과정에서 90억원 수준의 잠정 영업이익이 14억원 규모의 영업손실로 변경, 확정됐다. 일동제약은 2016년 인적분할 이후 처음으로 현금배당을 취소했다.

23일 일동제약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0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준비금 감소에 대한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기존 자본준비금인 주식발행초과금 중 282억원을 감소시켜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이 해당 안건의 주요 골자였다.

준비금 감소는 연말 배당과 연관돼 있다. 상법 제461조의2에 따르면 회사가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 등 쌓아둔 준비금 총액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할 경우 주주총회의 결의로 그 초과한 금액 범위에서 준비금을 감소시켜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자본준비금은 자본 거래에 의한 재원을 원천으로 하는 잉여금을 말한다. 이는 자본 전입 및 결손금 보전 이외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어 배당에 사용할 수 없다. 반면 이익잉여금은 주주 배당이 가능하다.


일동제약의 이번 이익잉여금 전환은 지난해 어닝 쇼크 탓이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원료의약품에서 발암 우려 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되면서 위장약 ‘큐란(라니티딘 성분)’의 판매가 중단됐다.

일동제약은 당초 지난 2월 잠정 실적 발표 당시 지난해 9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지만 외부 회계 감사 과정에서 14억원의 영업손실로 이를 변경, 확정했다.

회사 측은 큐란 외에 비만 치료제 ‘벨빅(성분명 로카세린)’의 판매 중단에 따른 회수·폐기 비용 등을 작년 4분기 회계(판관비 내 기타비용)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잠정 실적 발표 당시 순손실이 대폭 확대되면서 배당 여력이 사라졌고, 2019회계연도에 대한 현금배당 계획을 철회했다. 2019년 순손실은 11억원(잠정)에서 134억원(확정)으로 늘어났다.

일동제약은 2016년 8월 인적분할된 이후 올해 처음으로 현금배당을 하지 않았다. 당초 일동제약은 23억원 규모의 배당을 추진했다.

일동제약은 “회계 감사 기간 중 재무제표의 수정을 요하는 ‘보고기간 후 사건’인 벨빅의 판매 중단이 발생했다”며 “해당 재무 효과를 반영한 상법상의 배당가능이익을 재계산한 결과, 배당가능이익의 한도가 발생하지 않음을 확인하고 현금배당 결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일동제약은 지난 2월 벨빅의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식약처가 일동제약의 벨빅에 대한 판매 중지 및 회수 폐기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식욕 억제 목적으로 사용하는 로카세린 성분이 암 발생 위험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시장 철수를 권고한 것을 참고한 결정이었다.

일동제약은 올해 상황도 불확실한 만큼 선제적으로 재무적인 조치를 취했다. 일동제약은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면서 결손금을 보전하고 배당 여력을 확보했다.

일동제약 측은 주식발행초과금 중 282억원을 감액하는 것과 관련해 “지난해 발생한 결손금 122억원 보전하고, 잔여 미처리 이익잉여금 약 160억원은 이익 배당 및 기타 목적 재원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일동제약은 올해 벨빅의 판매 중단과 같은 돌발 변수로 대폭의 손실을 거두지 않는 이상 내년에 결산배당 명목의 현금배당에 다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지난해 말 글로벌 제약사의 일반의약품 9종을 신규로 도입하면서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 해당 의약품 9종이 작년에 국내서 거둔 매출은 약 460억원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발암 물질 우려로 판매가 중단된 위장약 ‘큐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동아에스티의 위장약 ‘가스터’를 도입해 판매에 나섰다”면서 “또 작년 말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컨슈머헬스케어의 한국법인과 종합감기약 ‘테라플루’ 등 일반의약품 9종에 대한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한 만큼 올해도 외형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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