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열전]제테마, '정공법'으로 써 가는 성장 스토리⑦업계 최초 균주 염기서열 공개…미용·치료 아우른 파이프라인 스펙트럼
최은수 기자공개 2020-03-27 08:10:20
[편집자주]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보톡스를 대명사로 만든 미국 엘러간의 아성을 한국 바이오텍들이 무너뜨릴 차비를 하고 있다. 이미 한국은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석권한 상태다. 글로벌 퍼스트인 클래스 의약품을 로컬 기업이 극복한 유례없는 사례다. 이 과정에서 과당경쟁이 벌어지고 품질 및 균주 논란 등 내홍의 흔적도 역력하다. 더벨은 보톡스 시장을 통해 본 한국 바이오텍의 글로벌 시장 진출 현황과 과제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6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테마는 히알루론산(HA) 필러와 함께 다양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삼는다.제테마는 테슬라 상장 특례를 통해 작년 11월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했다. 다만 당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과당경쟁과 신규 진출 업체들에 대한 균주 출처 논란 등이 불거지며 혼란스러웠다.
제테마는 정공법으로 승부했다. 상장 직전 균주 입수 경위에서부터 염기서열까지 모두 공개하면서 논란을 일축했다. 톡신 개발 분야를 미용에 한정하지 않고 치료용도 동시에 임상을 진행해 전망을 밝히고 있다.
제테마가 톡신 사업 이전에 필러로 이미 국내외 시장을 섭렵한 것도 강점으로 손꼽힌다. 톡신과 필러 사업의 결합은 업계에서 검증된 시너지 창출 및 성공 방정식이기 때문이다.
◇ 김재영 대표, 필러 전문가에서 톡신 시장 개척자로
제테마는 2009년 김재영 대표(사진)가 창업했다. 김 대표는 경희대 약대, 경희대 의학 석·박사 출신이다.
2002년엔 히알루론산(HA) 관절염치료제, 필러를 생산하는 휴메딕스 또한 창업한 경력이 있을 만큼 필러 분야의 전문가로 손꼽힌다.
김대표는 필러에 대한 기술력을 휴메딕스 시절부터 쌓아왔다. 당시 휴메딕스는 현재의 모기업인 휴온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투자받으며 인연을 맺었는데 추후 M&A로까지 이어졌다.
휴메딕스는 휴온스그룹이 인수된 이후에도 그룹에서 필러와 톡신 사업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휴메딕스를 매각한 이후 제테마를 차렸고 2015년 필러 사업을 시작해 순항중이다. 유럽, 중남미, 동남아 등 16개국에 HA필러 대표제품 '에피티크(e.t.p.q)'를 수출하고 있다. 최근엔 중동 시장과에도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에피티크는 적은 가교제를 써 안전하고 필러 주입 후 모양을 잡을 때의 효능(몰딩력)을 높인 제품으로 평가 받는다.
김 대표는 상장 후 제테마의 성장 동력을 톡신에서 찾았다. 김 대표가 톡신 시장에 주목하는 까닭은 글로벌 톡신 시장 규모가 연간 약 59억 달러(7조원)에 달할 만큼 거대하기 때문이다. 또한 필러는 미용 시장에 국한되는 반면 톡신은 치료 시장 쪽으로 전망이 밝았다.
전체 시장의 55% 수준인 32억 달러(약 3조8000억원)가 치료용 시장을 구성한다. 빅 마켓인 미국 보톡스 시장의 60% 이상은 치료 목적이다.
제테마 관계자는 "톡신 사업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면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의 설비를 구축해야 하고 연구개발(R&D) 관련 비용을 감안하면 수백억원 이상이 든다"며 "진입장벽은 높지만 필러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것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전 상장 발맞춰 '균주 출처 공개' 정공법
작년 톡신 시장은 혼란이 극에 달했었다. 상위 업체인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등이 균주를 둘러싸고 국제 소송전에 돌입했다. 톡신 관련 신규업체들이 우후죽순 등장하기도 했다. 과당경쟁까지 우려됐다. 톡신은 치명적인 독극물이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제테마는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정공법을 택했다. 먼저 2019년 11월 이전 상장 직전 PHE로부터 다양한 균주를 도입했음을 재차 확인했다. 제테마는 PHE로부터 시장에 통용되는 A타입과 함께 이보다 효과가 빨라 치료용 톡신 시장 진출에 용이한 E타입 균주도 확보한 상태다.
A타입은 좁은 범위에 긴 시간 약물이 작용하는 일반적인 톡신이다. B타입은 넓은 범위에 짧은 시간 작용하는데 E타입의 경우 더 짧은 시간 작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김 대표는 이 점에 착안해 A와 E를 병용, 항원항체반응도 줄이면서 다양한 적응증(진통) 확장에 나섰다.
제테마는 이후 톡신 제제에 사용된 각 균주의 특성, 출처, 입수 경위까지 업계에 상세히 밝혔다. 또한 NCBI 등에 유전자 구조(염기서열)까지 모두 공개했다. 균주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 국내 업체는 제테마 뿐이다.
◇진짜 승부수는 '필러+톡신+치료 시장' 시너지
제테마의 승부수는 논란에서 자유로워진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에티피크를 통해 성공적으로 구축한 필러 사업과 향후 '더 톡신(사진)'을 중심으로 한 톡신 사업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제테마는 매출은 계속 증가세지만 아직 적자 구조를 극복하지 못했다. 테슬라 특례를 통해 상장의 문턱은 넘었지만 이른 시일 내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과제다.
제테마는 2017년 82억원, 2018년 112억원, 2019년 1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이 기간 적자폭도 함께 늘었다. 2017년 40억원 2018년 45억원, 2019년엔 107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제테마는 수익성을 빠르게 개선하기 위해 필러와 톡신 시장을 함께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다. 필러와 톡신 사업을 결합하는 전략은 앞서 휴온스그룹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휴온스그룹은 2010년 김 대표가 설립한 휴메딕스를 인수했다. 이후 휴메딕스가 보유한 필러의 역량에 에스테틱 의료장비, 톡신 등의 사업을 결합했다.
휴온스는 2019년 6월부터 휴메딕스에 톡신 제제 '리즈톡스' 유통을 맡겼다. 휴메딕스는 큰 시너지를 일으키며 2019년 786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21%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33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제테마는 올 1월 더 톡신의 수출 허가를 신청을 마쳤다. 4월 KGMP 및 수출허가 취득을 예상하고 있다.
제테마는 이와 함께 더 톡신의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까지 병행 중이다. 기술 수출은 수익으로 인식돼 재무구조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제테마는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시장의 선도기업과 손잡고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해외 출시 전략을 계획했다. 제테마는 이를 위해 미국 라이센싱 에이전트 로펌과 꾸준히 접촉하며 후보 기업 등을 추려놓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제테마 관계자는 "임상 돌입 전에 라이센싱 계약을 완료해 빠른 속도로 임상과 품목허가를 획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IB업계 관계자는 "일찌감치 NCBI에 유전자 정보를 등록하는 등 투명한 검증 과정을 거쳐 잡음을 없앤 전략은 임상기간 단축 등의 기대감을 높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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