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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악사, 채권형 펀드 선전에 실적 '선방' [자산운용사 경영분석]①조옥래 대표, 채권형 '투트랙'·대체 드라이브에 헤지펀드 해체 연착륙

허인혜 기자공개 2020-04-02 07:59:32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1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권형 펀드 명가'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채권형 펀드인 '교보악사Tomorrow'와 '알파플러스'로 성과를 내면서 선방했다. 2017년 신설한 대체투자 본부도 인프라와 부동산 투자를 확장하며 지난 한 해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2019년 헤지펀드운용팀을 해체하고 1000억원대 펀드 청산 수순을 밟으면서도 당기순이익 하락을 면했다.

조옥래 대표가 교보악사운용의 대표펀드인 교보악사Tomorrow에 주력하는 한편 차세대 채권형 펀드인 알파플러스를 키워낸 점이 좋은 성적을 이끌었다. 공모펀드 시장의 침체 가운데서도 취임 이후 교보악사운용의 순이익을 꾸준히 끌어올렸던 비결은 대체투자 부문 투자다. 조옥래 대표가 2017년부터 물심양면 지원해온 대체투자본부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내면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규모가 2조1000억원가량 불어났다. 조옥래 대표는 3월 재연임에 성공해 2022년까지 교보악사운용을 재차 지휘하게 됐다.

◇교보악사Tomorrow 선전에 당기순이익 유지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교보악사자산운용의 2019년 당기순이익은 9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당기순이익이었던 98억3800만원 대비 0.38% 소폭 감소했다. 영업수익과 수수료 수익은 확대됐다. 교보악사운용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347억9500만원, 수수료수익은 336억77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교보악사운용의 영업수익은 325억9900만원, 수수료수익은 316억원이었다.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가 수수료수익과 영업수익을 끌어올렸다. 교보악사운용의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는 2018년 170억980만원이었다가 지난해 181억5800만원으로 11억5000만원 가량 늘었다. 자산관리수수료도 다소 늘었다. 지난해 자산관리수수료는 149억3600만원으로 전년대비 1700만원가량 증가했다.

다만 영업비용도 동시에 늘면서 영업수익과 수수료수익이 오른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교보악사운용의 영업비용은 전년(2018년) 199억2100만원에서 220억1500만원으로 상승했다. 판매비와 관리비가 191억7400만원에서 199억3400만원으로 7억6000만원, 3.96% 오르면서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투자협회 집계 기준 지난 한 해 교보악사운용의 펀드 수탁고와 투자일임자산을 합친 총 운용자산(AUM)은 38조359억원이다. 전년 33조679억원 대비 4조9680억원 확대됐다. 국내 채권형 펀드 수탁고가 대폭 늘었고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일임 자산도 증가했다.

펀드 수탁고는 국내 채권형 펀드가 견인했다. 교보악사운용의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15조2253억원으로 전년대비 2조6943억원 상승했다. the WM 집계에 따르면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이 2조5277억원, 국내주식·채권형 1조5823억원, 1조3684억원으로 펀드 수탁고를 구성했다.

특히 국내채권형은 2018년 말 7318억원을 모았다가 지난해 1조3684억원으로 2배가량 크게 확대됐다. 교보악사운용의 대표펀드인 교보악사Tomorrow 장기우량 펀드가 지난 한해 동안 6000억원을 끌어모으며 선전했다. 채권형임에도 지난 한 해 수익률 3.80%를 기록했다. 국내 채권형 펀드의 지난 한 해 수익률 2.35%를 상회하는 수치다. 교보악사알파플러스는 1000억원대의 설정액을 유지하며 펀드 수탁고에 기여했다.

전문투자형사모집합투자기구 설정액은 6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8조6000억원으로 상승했다. 헤지펀드운용팀을 정리했지만 헤지펀드 청산 연착륙에 성공하며 충격파를 줄였다. 교보악사운용은 지난해 헤지펀드운용팀을 해체하고 대표적인 사모펀드였던 '교보악사매그넘1전문사모투자신탁'과 '교보악사ORANGE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2종을 청산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교보악사ORANGE 펀드는 지난해 청산을 마쳤고 교보악사매그넘1펀드는 2월 말 기준 190억원 규모의 설정액을 유지하는 중이다. 2018년 말 기준 교보악사매그넘1펀드의 설정액 1306억원과 비교하면 1110억원 가량의 자금이 이탈했다. 채권형 상품인 '교보악사퇴직연금전문투자형사모증권투자신탁'과 '교보악사모아전문투자형사모증권투자신탁'은 지난해 초 설정한 뒤 유지 중이다.

빈 자리는 기관투자자발 투자일임재산이 늘면서 채워졌다. 보험 특별계정과 연·기금 자금이 눈에 띄게 확대됐다. 보험 특별계정과 연·기금 자금은 지난 한 해 9조3985억원, 2조1989억원으로 2018년 8조4690억원, 1조6995억원 대비 각각 확대됐다.

교보악사운용은 기관투자자용 전문투자형사모집합투자기구로 대체투자 확대에 주력했다. 교보악사운용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등 대체투자에서의 성과가 좋았다"며 "그밖에 전반적으로 채권형의 수익률이 선방해 계획보다 AUM이 상당히 더 확대됐다"고 짚었다.

◇'재연임' 조옥래 대표, 투트랙 채권형·대체투자 꾸준한 성장

조옥래 대표는 2016년 취임 이후 한 차례도 역성장을 기록하지 않았다. 조옥래 대표 취임 이후 교보악사운용의 당기순이익은 2016년 76억원, 2017년 84억원, 2018년 98억원으로 우상향곡선을 그려왔다. 취임 전인 2015년 당기순이익 62억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58%의 성장세를 기록한 셈이다. 지난해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기는 했지만 헤지펀드 사업을 포기한 상황에서 당기순이익을 유지하며 선방했다는 평이다.

교보악사운용이 15년간 매진해온 교보악사Tomorrow가 조옥래 대표 진두지휘 아래 크게 성장했다. 정통 '교보맨'인 조옥래 대표가 교보생명과 증권, 자산운용을 두루 거치며 쌓아온 전문성이 교보악사Tomorrow 등 채권형 펀드에서 빛을 발했다. 교보악사Tomorrow의 강점은 철저한 리서치분석과 저평가 자산 편입, 고평가 자산 매도의 전통적인 기법이다.

조옥래 대표는 교보악사Tomorrow의 선전에도 차세대 채권형 펀드를 추가로 키워냈다. 잘나가는 하나의 펀드에만 매달리지 않겠다는 의지다. 교보악사알파플러스가 교보악사Tomorrow의 짐을 나눠질 대표펀드로 부상했다. 2013년 설정된 이 펀드는 만기 2년으로 운용되며 절대수익을 추구한다.

채권형 펀드와 더불어 대체투자도 교보악사운용의 먹거리다. 2016년까지만해도 대체투자에 발을 들이지 않았던 교보악사운용은 조옥래 대표의 지휘 아래 대체투자부문을 신설한 바 있다. 2017년 시동을 건 대체투자 부문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면서 전문투자형사모펀드의 설정액을 크게 높였다.

2015년 교보악사운용의 집합투자기구 부동산 투자액은 제로였지만 지난해 말 투자액은 281억6600만원으로 불어났다. 인프라와 부동산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등의 투자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교보악사운용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달 임기 만료를 앞뒀던 조옥래 대표는 30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재연임에 성공하며 2022년까지 교보악사운용을 재차 이끌게 됐다. 조옥래 대표는 앞서 2018년 연임을 확정하며 교보악사운용 출범 이래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대표이사이기도 했다. 재연임으로 6년 연속 교보악사운용을 이끌게 되면서 조옥래 대표의 청사진은 교보악사운용에 더 깊게 각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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