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M&A 전문가의 바이오벤처 IPO 스토리고현실 티움바이오 상무 "RP로 여윳돈 관리…자궁내막증 치료제 L/O 주력"
민경문 기자공개 2020-04-02 08:15:24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1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몇 년간 신설 바이오회사들이 급증하면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수요도 늘었다. 증권사, 회계법인, 신용평가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바이오업계를 노크하는 이유다. 바이오벤처라는 태생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그만큼의 잭팟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삼일회계법인에서 티움바이오로 자리를 옮긴 고현실 상무(41)의 새로운 도전이 주목받는 이유다.2002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택한 첫 직장은 국내 대형 회계법인이었다. 삼일회계법인에서 15년간 M&A 및 구조조정 관련 자문업무를 담당했다. 어드바이저(advisor)에서 기업 재무의 주체로서 활약한 기회를 잡은 건 2017년이었다. 그것도 설립된 지 1년 밖에 안된 바이오벤처였다. 고 상무는 “‘내 회사’ 로서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게 됐다는 점은 분명 달라진 부분”이라고 했다.
첫 미션은 IPO였다. 티움바이오 설립 3년도 되기 전에 기술성장특례로 IPO를 완료했다. 새내기 CFO로서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기술성평가와 거래소 상장 승인까지 수월한 듯 했지만 정작 공모 과정에서 업황 침체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당초 기대했던 밸류에이션을 맞추지 못한 점을 떠나 티움바이오의 기술적 가치를 시장에 제대로 알리지 못한 것 같다는 아쉬움도 토로하는 그다.
최근 코로나 사태 확산으로 바이오업체들의 생존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작년에 IPO를 마칠 수 있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작년 5월 400억원 규모의 프리IPO에 이어 코스닥 입성 과정에서 확보한 300억원까지 2019년에만 700억원을 조달했다. 주가가 공모가(1만2000원)를 하회하고 있는 점이 안타깝긴 하지만 여유롭게 연구개발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
티움바이오가 작년 비용으로 인식한 경상연구개발비 총액은 59억원 정도다. 전년보다 18억원 정도늘어난 금액이다. 작년 영업손실(80억원)이 2018년보다 50% 이상 확대된 점은 그만큼 연구개발비 가 늘어난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아직까지 초기 임상인 파이프라인이 대부분이어서 무형자산화한 개발비 내역은 없다.
고 상무는 “올해 자궁내막증 치료제에 대한 유럽 임상 2a상을 신청할 예정이며, 2021년에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TU2218과 혈우병 치료제 후보물질 TU7710의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티움바이오는 인건비와 R&D 등에 소진되는 자금을 제외한 여윳돈은 어디에 투자하고 있을까. 작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티움바이오의 현금성 자산은 900억원 정도. 대부분은 단기금융상품(860억원)에 예치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고 상무는 “자금을 안정적 그리고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원금이 보장되는 정기예금 또는 RP(환매조건부매매) 상품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금융수익을 극대화하기보다는 티움바이오의 사업계획이나 전략에 맞춰 탄력적으로 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추가 펀딩도 바이오벤처로서 중요한 과제다. 전환사채(CB)를 포함한 메자닌 상품이 국내 바이오벤처들의 조달 수단으로서 역할을 이어나갈 수 있을 지가 관심이다. 고 상무는 “리스크(downside risk)와 수익(upside potential)을 적절히 하이브리드한 CB, RCPS와 같은 메자닌은 앞으로도 기본적인 자본조달 축이 될 것”이라며 “다만 조달 여건은 앞으로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 기업의 주가 급락으로 이들이 발행한 CB를 둘러싼 차환 우려가 문제된 건 사실”이라며 “아울러 개별 기업의 기술과 실적이 아닌 피어(Peer) 바이오 기업들의 R&D 결과로 산업 전반이 신뢰를 잃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개별적인 옥석 가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시장 변수와 산업 리스크는 바이오기업들의 CB 발행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일수록 해당 기업 기술의 본질적 측면보다는 단기 이벤트와 CB 발행 시점, 해당 시점의 산업 인덱스(index) 및 조기 상환(풋옵션) 대응능력이 CB 투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사결정 변수가 파이프라인 경쟁력보다 시장 상황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경우 양질의 바이오 기업들이 우호적인 조건으로 CB를 발행하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티움바이오는 매출 등 실적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고 상무는 “지속적인 수익창출을 위해선 후기 임상 및 상업화 능력이 뛰어나 ‘신약’을 끝까지 개발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며 “현재 개발이 가장 진전된 파이프라인은 자궁내막증 치료제”라고 말했다. 그는 조기 기술이전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 중개연구센터를 셋업해서 상반기 중 가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고 상무가 생각하는 바이오기업 CFO의 덕목이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고 상무는 “CFO는 기본적인 스킬(재무회계, 경영학적 지식과 경험 등) 외에 자본시장 투자자, 사업 파트너 등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며 “특히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신약 개발 과정을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내다보고 이를 끈기 있게 뒷받침할 수 있는 의지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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