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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나라 업계 1위 무색…후발 주자에 몸값 추월 800억 밸류로 펀딩…번개장터·당근마켓 대비 열위

김병윤 기자공개 2020-04-06 13:48:0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3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고거래 플랫폼 1위 사업자 중고나라의 몸값이 경쟁사 대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업력 기반의 우수한 인지도와 경쟁사보다 큰 거래규모에도 불구하고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로의 확장이 제한적이고 수익성이 열위한 점 등이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목된다. 중고나라가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향후 어느 정도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중고나라가 가장 최근 투자를 유치한 것은 작년 12월이다. 푸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중고나라가 발행한 사모 전환사채(CB)를 60억원어치 인수했다. 인터넷 카페로 출발해 2013년 법인화한 중고나라가 CB를 발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고나라의 첫 CB 전환가격은 주당 1만1667원이다. 전환가격에 전체 발행주식 수(685만7130주)를 곱하면 약 800억원이 산출된다. 중고나라의 지난해 재무제표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탓에 정확한 기업가치(enterprise value·EV) 산출은 제한적이다. 다만 2016~2018년 평균 16억원 안팎의 순현금 기조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EV는 지분가치(equity value)인 800억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분가치의 경우 2018년 투자유치 때와 동일하다. 2018년 9월 간편결제서비스사업자 NHN페이코는 50억원에 중고나라 지분 6.25%를 취득했다. 지분 100%로 환산한 가치는 800억원이다. 1년이 경과하는 동안 지분가치 상승은 없었다. 73억원 가량의 순현금을 감안하면 EV는 730억원 정도로 계산된다.

물론 2015년과 비교했을 때 지분가치는 큰 폭으로 확대됐다. 2015년 12월 중고나라는 제3종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해당 RCPS의 전환가격은 주당 110만원이다. 발행 때 총 주식 수(2만5838주)에 곱하면 지분 100% 가치는 284억원이다. 2015년 말 약 70억원 순현금을 반영한 EV는 214억원 정도다. 3년 동안 EV는 3.4배 가량 올랐다.

하지만 최근 중고나라의 밸류에이션 둔화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상대적으로 늦게 시장에 진입한 사업자의 몸값이 중고나라를 추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알토스벤처스·굿워터캐피탈 등으로부터 400억원 투자받은 당근마켓의 경우 포스트(post) 기준 3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실제 당근마켓의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E)종 RCPS를 발행하면서 발행 전 기업가치를 2700억원이라고 명시했다. 중고나라보다 2년 늦게 법인 설립된 당근마켓의 기업가치가 중고나라의 3배를 웃돈다.

최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이하 프랙시스캐피탈)가 경영권을 인수한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 역시 중고나라보다 높은 몸값을 기록했다. 프랙시스캐피탈은 번개장터 바이아웃(buy-out) 때 지분 100% 가치를 1500억원 정도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나라의 지분가치를 두 배 정도 웃도는 수치다.

경쟁사 대비 큰 거래규모와 인지도 등 중고나라의 장점이 몸값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중고나라의 거래규모는 3조5000억원 정도다. 번개장터와 당근마켓의 지난해 거래액은 각각 1조1000억원, 70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중고나라는 2003년 인터넷 카페로 출발한 후 현재 약 18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중고거래 시장의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다. 번개장터와 당근마켓은 각각 2011년, 2015년 만들어졌다. 중고나라와 비교해 업력 차가 적잖다.

이러한 강점에도 불구 경쟁사 대비 중고나라의 몸값이 낮은 이유에 대해 시장에서는 사업모델을 지적하고 있다. 인터넷 카페에서의 거래 비중이 여전히 큰 탓에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으로의 확장에 제한이 있다는 지적이다. 중고나라 인지도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도리어 밸류에이션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열위한 수익성·재무안정성 역시 디스카운트 요소로 지목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번개장터는 자산규모가 중고나라보다 적지만 수익성이나 재무건전성은 더 뛰어나다"며 "중고나라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이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8년 번개장터는 중고나라보다 두 배 이상 큰 매출액을 기록했다. 번개장터는 2016~2018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반면 중고나라는 2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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