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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주주권 행사]네이버 보수한도에 2년째 무의미한 '반대'수익성 하락했다지만 실지급률은 32% 수준

서하나 기자공개 2020-04-06 08:25:41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3일 14: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2년 연속 '이사 보수한도'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2019년 주주총회에서는 보수한도에만 반대했지만, 올해 주총에서는 실제 지급액도 과다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목소리를 한층 높였다.

국민연금은 네이버가 수익성 하락에도 보수 한도를 유지하는 것을 문제로 삼고 있다. 다만 실제 지급률이 30%대에 불과하고 국민연금 반대에도 해당 안건은 계속 통과해 무의미한 반대란 비판도 받는다.

네이버 측은 "반대의견 행사는 주주의 당연한 권리"라고 말했지만 이사 보수한도를 조정할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국민연금은 지난 27일 열린 네이버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두고 "보수한도 수준이 보수금액에 비춰 과다하고 보수금액이 경영성과 대비 과다하다"고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스튜어드십 코드) 세부기준 33조에 의거 "지난해 경영성과 대비 과다한 수준을 당기에도 유지하고 있어 반대한다"고 근거를 들었다.

국민연금은 2019년 주총에서 보수한도가 과다하다는 의견을 처음 제시했다. 올해는 실제 지급액까지 과다하다는 의견을 추가했다.

국민연금은 연기금이지만 네이버의 최대 주주다. 국민연금을 뺀 네이버 주요 주주는 블랙록 펀드(BlackRock Fund Advisors) 5.03%, 해리스 어소시에이터(Harris Associates) 5.01% 등 재무적투자자(FI)와 기관 및 외국인으로 구성됐다. 소액주주 비중은 99.83%, 소액주주 주식 수 비중은 53.80% 등으로 높은 편이다.

국민연금은 2014년 9월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GIO)을 제치고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 뒤 한 번도 최대 주주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지난해 말 1897만8533주를 보유해 지분율은 11.52%를 나타냈다. 2월 중 지분 추가 취득으로 주식 수는 1938만1058주, 지분율은 11.80%로 높아졌다. 이해진 GIO는 612만9725주를 보유해 지분율은 3.72%였다.

국민연금이 본격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한 시기는 2014년으로, 지금까지 대부분 안건에 찬성했다. 2014년 3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총 9번의 주주총회에서 반대한 횟수는 단 3번에 불과했다. 개별 안건에 대해 반대한 횟수는 총 5회였다. 다만 반대 안건 내용에서는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과 '이사 보수한도' '실제 보수지급액' 등 3가지로 압축됐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안건은 모두 주주총회에서 가결돼 국민연금의 반대 의견엔 힘이 실리지 않았다.
출처 :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네이버는 2015년부터 사외이사 4명 등 총 이사회 7인에 대한 보수한도를 150억원으로 유지하고 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이사회 총 8인, 9인에 대한 보수한도가 150억원이었다. 1인당 보수한도로 보면 2013년과 2014년 각각 19억원, 17억원이던 한도를 2015년 21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고 볼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와 올해 보수한도 대비 실제 지급액의 비중인 '실지급률'이 32~33%를 맴돌았다. 국민연금이 최근 제시한 보수한도의 약 50%를 실지급액으로 책정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가이드라인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이사 보수한도 150억원 중 실제로는 약 48억원을 지급하면서 실지급률 32%를 보였다. 2018년 이사 보수한도 150억원 중 실제로 50억원을 지급, 실지급률은 33%이었다.

문제는 이 기간 네이버의 연결기준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했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2015년 25.5%였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10.8%로 14.7%P나 하락했다. 2015년 3조2539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6조5934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302억원에서 7100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도 2015년 5170억원에서 지난해 3968억원으로 줄면서 순이익률도 15.9%에서 6.0%로 9.9%P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는 자회사 라인의 일본 사업 적자 탓이 컸다.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국민연금은 "이사 보수한도와 같은 안건은 내부적인 기준에 따라 결정하고 있다"며 "기업별로 상세 반대 사유를 밝히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네이버는 "반대의견 행사는 주주의 정당한 권리"라며 "현재 저희 쪽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조정할 계획 등 밝힐 만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3월 27일 열린 주주총회에 올라온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가결했다. 한성숙 대표의 연임과 변대규 의장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네이버 이사회는 한성숙, 최인혁 사내이사, 변대규 기타 비상무이사, 정의종, 홍준표, 이인무, 정도진 사외이사 등 총 7명으로 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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