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 매각]'인수냐 합병이냐'에 달라지는 인허가 절차유력 원매자 SKT 합병 선택 예상…공정위·과기부·방통위 거쳐야
원충희 기자공개 2020-04-08 08:06:17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7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통신 3사의 현대HCN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인수냐 합병이냐에 따라 관계기관의 승인절차도 달라질 전망이다. 인수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허가를 받으면 되지만 합병일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동의도 얻어야 한다.현재 유력 원매자로 꼽히는 SK텔레콤의 경우 인수·합병(M&A)에 도전한다면 상장(IPO)가치 제고를 위해 인수보다 합병을 더 염두에 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HCN의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를 통해 실무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만간 주요 원매자들을 상대로 투자안내서(IM)를 배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HCN을 인수할 만한 여력과 사업적 관심을 갖는 곳은 이통 3사로 압축된다. 유료방송 고객기준 시장점유율이 3분의 1을 넘지 말아야 된다는 합산규제가 2018년 7월 기점으로 일몰되면서 법적으로는 운신 폭이 넓어졌다.
시장에서 가장 유력한 원매자로 꼽히는 곳은 SK텔레콤이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향후 IPO를 고려하면 가치제고를 위해 가입자 규모를 늘릴 필요가 있다.
SK텔레콤이 M&A에 나선다면 인수보다 합병을 선택할 공산이 크다. KT의 경우 현대HCN보다 이전부터 계속 주시했던 딜라이브에 더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합산규제 일몰의 후속조치인 사후방안이 아직 법제화되지 못한 상태라 현재 유료방송 M&A는 예측가능성이 불분명한 상태다. 대표적인 것이 관계기관의 승인절차다.
IPTV,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M&A는 인수냐 합병이냐에 따라 인·허가 절차가 달라진다. 인수는 공정위 기합결합 심사와 과기부의 주식취득 인가와 최다액출자자(대주주) 변경승인 심사를 받는다. 과기부는 △공정위와의 사전협의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공개토론회 등을 거친 후 전문가 자문단(통신분야)의 자문 및 심사위원회(방송분야)의 심사와 의견청취 등을 통해 승인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LG유플러스의 LG헬로비전(옛 CJ헬로) 인수가 이런 절차를 밟았다.
합병은 공정위와 과기부 심사는 물론 방통위의 사전동의도 받아야 한다. 공정위와 과기부 심사절차를 밟았기 때문에 방통위가 사전동의를 거절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 대부분 그대로 통과된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도 이런 절차를 거쳤다.
다만 유료방송업계와 방통위 측은 합병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도 인수는 직접 관여하지 못하는 현행제도가 비합리적이라며 개정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사업결합이란 측면에서 인수나 합병이 크게 다르지 않은데 방통위가 인수절차에 관여하지 못하는 점을 두고 불만이 있었다"며 "합산규제 일몰 후 대안협의 과정에서 과기부와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국회는 합산규제가 일몰되자 재도입과 대안(사후규제)을 놓고 2년간 골머리를 앓다가 결국 사후규제 강화로 가닥을 잡았다. 과기부와 방통위는 차관급 협의체를 통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대주주 승인 시 방통위의 사전동의 절차를 신설, 방통위가 인수 때도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합의했다.
하지만 이 대안은 국회로 넘어간 뒤 입법과정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를 통과하지 못한 채 국회가 총선모드로 들어가 버린 탓이다. 20대 국회 임기 전에 상임위, 법사위, 본회의 통과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다. 이때를 놓치면 총선 후 21대 국회에나 재논의될 수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현대HCN의 M&A 과정에서 합산규제 대안이 통과·시행될 경우 승인절차가 달라질 수 있을 지 몰라도 그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본다"며 "결국 기존 법규대로 관계기관 인·허가 절차가 진행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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