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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미얀마 '리테일'의 꿈…6년만에 결실 [Deal Story]2014년부터 법인설립 노크, 예비인가 완료…운용 규모 등 막판 조율

손현지 기자공개 2020-04-13 10:55:11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0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미얀마에서 리테일(소매금융) 사업의 포문을 연다.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법인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받았다. 2014년 '지점' 라이선스를 가장 먼저 취득하며 신한은행이 미얀마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KB국민은행도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KB국민은행의 미얀마 시장 진출이 늦어진 건 절차가 좀 더 까다롭더라도 '법인' 설립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지점은 기업금융만 영위할 수 있는 것과 달리 법인의 경우 가계·모기지·소호(SOHO) 대출 등 리테일 사업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미얀마 3차 개방을 기다리며 법인 진출 때를 기다려왔다. 2014년(1차)과 2016년(2차) 은행업 개방 때와는 달리 현지법인 설립과 리테일 업무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마침내 지난 1월 예비인가 신청 공고가 떴다. 예비인가는 프레젠테이션을 따로 준비하는 특성상 사업계획서 작성에 전력을 쏟았다. KB국민은행은 지난 6년간의 행보와 향후 비전을 담는데 주력했다.

법인 설립 예비인가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결과는 아니다. KB국민은행이 '포스트 베트남'으로 여겨지는 미얀마 진출을 위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지 고객기반이 전혀없던 KB국민은행은 서민주택공급 등 주택관련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했다. 당시 미얀마 주택건설개발은행(CHIDB)과 업무제휴를 맺었으며 현지 건설업계와 네트워크를 넓혀나가기 시작했다.

KB국민은행은 "당시 직접 현장 조사를 나가보니 주택이 낙후되거나 열악한 환경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이 많았다"며 "지붕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으며 인프라도 미비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CHIDB측과 협업방안 논의 해나갔다. KB의 주택금융 노하우를 이전하기 위해 수차례 워크숍을 했으며 IT, 은행업 등 다양한 업무지원을 위해 소통을 지속했다. 또 2013년에는 미얀마에 'KB한국어학당'을 설립하고 졸업생들의 한국계 기업 취업도 꾸준히 지원했다. 이외에도 마을센터, 건설부 도서관, 송출근로자센터 건립 등 꾸준한 사회공헌활동(CSR)을 지속해왔다.

KB국민은행의 이같은 행보는 미얀마 건설부의 주요 정책 과제인 '주거환경 개선' 취지와도 부합했다. 미얀마 건설부도 이내 러브콜을 보냈다. KB국민은행은 미얀마 내 주택공급사업을 이어간 지 3년 만인 2017년 CHIDB-미얀마 건설부와 상호협력을 전제로 3자간 양해각서(MOU)를 맺을 수 있었다. 이들은 현지인들의 주거환경 개선이나 주택자금 지원, 전기관련 대출상품 등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와 발맞춰 소액금융업의 문도 두드렸다. 2017년 3월 KB마이크로파이낸스법인(MFI)을 설립했는데 다른 MFI와 달리 '주택개량사업' 자금과 관련된 대출상품까지 출시했다. 리테일 고객기반 확대를 위한 포석이나 다름없었다. 대출고객들이 예금상품처럼 은행권 대상 고객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여럿이었다. 국민은행은 MFI 사업 확장으로 17개 현지 영업점을 개설한 상태다.

KB국민은행은 현지 송출근로자 관리에도 주력해왔다. 특히 작년에는 허인 행장이 직접 양곤을 찾았다. 우따잉쉐(U Thein Swe) 미얀마 노동부 장관, 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미얀마 정부 주요기관들을 만났으며 미얀마 송출근로자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송출근로자들을 타깃고객으로 흡수하는 전략을 마련했다"며 "그들이 미얀마에서는 부유층에 속하기 때문에 소호대출, 사업체 대출 등의 주고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출근로자를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이들에게 각종 금융서비스 제공 뿐 아니라 KB국민은행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해외송금을 할 수 있게 지원했다. 이번에 구축할 디지털 플랫폼에서는 송출근로자를 위한 별도 메뉴를 마련할 예정이다. 자격시험 신청단계부터 선발까지의 전 과정을 디지털화함으로써 기존 수기 선발방식의 불편함을 대폭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미얀마 당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왔다. 사회공헌(CSR) 활동에 주력해온 점도 그 일환이다. 올해는 미얀마 양곤에 한국어 CBT(Computer Based Test) 시험장 리모델링을 지원한다. 또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미얀마 근로자의 한국어 시험 응시를 돕기 위한 원스톱 서비스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현지법인 설립 전 향후 9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최종 본인가를 취득하게 될 예정이다. 비록 코로나사태로 현장 점검 일정은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내년 초까지 법인 설립을 위한 제반 절차를 마쳐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미얀마 중앙은행의 본인가 전 현장점검 절차는 미정이다. 본인가까지 9개월의 준비기간 동안 모바일플랫폼을 별도로 구축해 디지털뱅킹 라이선스 취득 준비도 착수한다. 통상적으로 인터넷뱅킹 자체가 법인설립 인가를 받은 후에 가능하기 때문이다. 본인가 때 같이 신청을 할 계획인데 모바일 플랫폼을 따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본인가에서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은 낮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얀마의 시장 특성상 예비인가는 곧 본인가와 마찬가지이며 이미 진출은 확정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법인 설립 자금과 관련해 막바지 논의에 들어갔다. 조만간 자금 계획이 수립되면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다. 법인 설립 자금은 현지법 규정에 따라 고려할 방침이다. 미얀마에서 법인·지점 운영을 위해선 각각 최소 미화 1억달러 및 7500만달러의 자본금이 필요하다. 현지 법인 특성상 최대 10개 지점까지 설립 가능하며 현금자동입출금기(ATM)설치가 가능해 관련 비용까지 감안해 결정할 전망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조만간 중앙은행에서 예비인가 신청을 받은 은행들을 대상으로 본인가 신청을 위해 안내를 진행 할 것"이라며 "인터넷뱅킹 라이선스도 본인가 때 신청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주택청약 프로세스, 모기지대출, 기업금융 및 인프라금융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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