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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구조조정]두산메카텍, 매각 후순위 카드로 예상작년 M&A 실패…급매보다 성장에 무게추

조세훈 기자공개 2020-04-14 10:56:24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3일 11: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규모 유동성 지원을 위한 선결조건으로 자구안을 마련하고 있는 두산그룹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자산 매각의 대상과 범위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해 한 차례 매각에 실패한 두산메카텍은 '파이어 세일(fire sale, 급매)'로 매각하기 보다는 당분간 팔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에 대한 1조원 이상의 자본확충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제시할 예정이다. 늦어도 내달까지 자구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은 자회사와 두산중공업 일부 사업부 매각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전자·바이오 소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두산솔루스와 연료전지 계열사 두산퓨어셀이 유력한 대상으로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두산중공업 자회사인 두산메카텍의 매각 가능성도 높게 보는 분위기지만 두산그룹 내부적으로는 보유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공산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내 알짜사업과 달리 시장 내 관심이 적어 제값 받고 팔기 어려운 현실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특수목적용 기계제조 업체인 두산메카텍 매각을 추진했다. 매각주관사로 신영증권을 선정하고 재무적투자자(FI) 등을 접촉해 원매자를 물색했다.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사업의 불확실성과 성장 한계 등이 있다고 판단해 인수 의사를 표명한 곳이 한 곳도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두산메카텍 매각이 추진됐지만 인수하겠다는 곳이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며 "급매가 아닌 이상 추후 매물로 나오더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방향을 바꿔 현물출자 방식으로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꾀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으로부터 두산메카텍 지분 100%를 현물출자 받아 자본을 확충했다. 지분 가치는 2382억원으로 평가됐다. 두산그룹은 두산메카텍 외부 매각보다 추가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보유 실익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두산메카텍의 지난해 매출은 3118억원으로 전년(2055억)보다 50%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184억원으로 세배 넘게 늘었다.



지난해 최고 실적을 거두는 등 성장 회복세에 접어들자 추가 투자도 집행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이산화탄소 분해 솔류션 개발업체인 리카본에 700만달러(85억원)를 투자했다. 리카본은 이산화탄소와 메탄 분해에 관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PCCU(플라즈마 카본 컨버전 유닛)을 개발 및 제조하고 있다.

리카본은 PCCU를 직접 설치하는데, 두산메카텍은 이 시설을 제조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탄소배출권이 도입되는 등 이탄화탄소 저감이 중요해진 만큼 관련 시장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산메카텍은 설비 제작 시 관련 수주가 가능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 투자에 나선 것이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두산메카텍의 리카본 투자로 추가 성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부터 성장 동력이 마련된 만큼 두산메카텍을 팔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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