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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텍 유증 자신감…일본 계열사 백조로 '탈바꿈' 심텍그래픽스 GDDR6용 기판 훈풍…흑자 전환

양정우 기자공개 2020-04-23 10:35:35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1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부품사 심텍의 일본 계열사(심텍그래픽스)가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간 실적의 발목을 잡은 적자 계열사였으나 올들어 고부가가치 그래픽용 기판을 도맡은 흑자 자회사로 거듭났다. 심텍이 올해 1분기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호실적을 거두는 데 한몫을 했다.

심텍은 연초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조달 성사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무엇보다 심텍그래픽스의 턴어라운드를 시작으로 폭발적 성장세를 입증할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2월 스타트를 끊은 유증은 이제 마지막 단계인 청약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코로나19 불구 턴어라운드 성공 눈길

심텍은 올해 1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매출액은 290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2055억원)보다 41% 급증했다. 수익성 개선은 더 드라마틱하다. 영업이익이 202억원 적자에서 136억원 흑자로 탈바꿈했다. 당기순이익도 83억원 흑자(전년 동기 순손실 231억원)로 돌아섰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거둔 성과다. 팬데믹 국면에서 중국 경쟁사가 생산 차질을 겪으면서 오히려 반사 이득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MSAP(Modified Semi-Additive Process) 공법을 적용한 반도체용 미세회로 기판과 세계 1위를 고수하는 메모리 모듈 인쇄회로기판(PCB)에서 입지를 한층 더 다졌다.

심텍그래픽스가 오랜 부진을 딛고 흑자를 달성한 것도 주효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이 적자였던 배경엔 심텍그래픽스가 자리잡고 있다. 2017년 일본 계열사로서 종속회사로 편입했으나 좀처럼 수익 궤도에 올라서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 내내 적자 실적을 기록하면서 심텍의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말 월간 실적이 흑자로 돌아서더니 올들어 분기 흑자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심텍그래픽스는 효자 노릇을 할 채비를 마쳤다. GDDR6 등 그래픽용 기판 업체로 변모하면서 안정적 흑자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그래픽용 기판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서 글로벌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X 등 차세대 게임기가 잇따라 론칭하는 덕에 실적 약진이 예상된다. GDDR6용 기판 매출만 지난해 4분기 76억원에서 올해 1분기 12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심텍그래픽스는 올해 그래픽용 기판의 매출만 7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매출 구조를 재정비하면서 앞으로 흑자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코로나19 수혜 관측…마이크론 대규모 계약 '수요 입증'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코로나19 사태로 오히려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과 재택 근무로 트래픽이 급증해 서버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반도체가 주인공인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라는 글로벌 트렌드도 여전하다.

심텍이 지난달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Micron Technology)과 체결한 대규모 장기 계약(1100억원 규모)에서 견고한 수요를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반도체 필수 부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조치였기 때문이다.

본래 업계 관행상 반도체 부품 계약은 주간 혹은 월간 단위의 구매주문서(PO)로 이뤄진다. 하지만 이번 납품 계약은 이례적 장기 계약(3월~12월)이다. 마이크론이 올해 말까지 공급받을 물량을 단번에 접수했다. 심텍 본사 물량과 별도로 심텍그래픽스까지 수주 물량(3200만달러 규모)을 확보했다. 앞으로 마이크론에 납품할 MSAP 제품은 모바일 D램과 낸드 등의 필수 부품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사태 속 선방을 이어가면서 유상증자 완주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2월 유증(618억원 규모)을 공식화한 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구주주 청약일은 오는 23일~24일이다. 주식대금 납입일은 5월 6일로 예고돼 있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은 채무 상환에 가장 많이 투입할 예정이다. 300억원 규모의 사모채 상환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연간 이자율이 5%에 달해 수익성과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쳤던 차입금이다. 170억원 수준의 운전자금 대출도 공모 자금으로 갚을 방침이다. 유증이 성사되면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420%에서 300%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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