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4억 증자하는 심텍, 사모채도 병행 실적 악화로 현금흐름 경색…2분기 수백억 차입금 만기 대비
강철 기자공개 2020-03-03 14:12:02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2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924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심텍이 100억원의 사모채 발행도 병행한다. 일본 자회사의 실적 악화로 야기된 영업현금흐름 경색을 시장성 조달로 개선하고 있다.심텍은 차입만으로는 유동성 부담을 줄이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해 대규모 증자를 결정했다. 증자로 확충한 자본은 차입금 상환과 설비 투자에 투입할 예정이다.
◇ 924억 증자에 사모채까지…작년부터 시장성 조달 잦아져
심텍은 지난달 28일 3회차 사모 회사채를 발행해 100억원을 조달했다. 사모채의 표면 이율은 5%, 만기는 6개월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발행을 주관했다.
2019년 11월 말 2회차 사모채를 발행해 70억원을 마련한 후 약 3개월만에 재개한 시장성 조달이다. 이번에 조달한 100억원은 대부분 2회차 사모채를 차환하는데 사용했다.
심텍은 지난해부터 사모채를 비롯한 시장성 조달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1회차 300억원, 2회차 70억원 등 사모채로 총 370억원을 마련했다. 심텍의 종속기업인 심텍글로벌은 300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도 했다. 사모채는 PCB 제조 사업을 토대로 독립한 2015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실시한 사채 발행이다.
최근에는 924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오는 5월 심텍홀딩스, 우리사주조합 등 주요 주주를 대상으로 약 910만주의 신주를 주당 1만150원에 발행할 예정이다. 증자가 원활하게 이뤄질 시 심텍 시가총액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현금을 확보한다.
◇ 실적 악화로 현금흐름 경색…차입·증자 병행
심텍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1조원, 영업손실 179억원, 순손실 3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18년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영업손익과 순손익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심텍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5년 분할·신설 이후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Simmtech Graphics 등 일본 나가노에 운영하는 자회사들에서 약 46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이 수익성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16년 계열사로 편입한 이들 일본 자회사의 적자가 없었다면 지난해 약 280억원의 흑자를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심텍 측은 "Simmtech Graphics 인수 후 인건비, 계열사간 수수료, 무형자산 상각비, 수출 비용, 운반비 등 각종 비용이 늘어났다"며 "특히 작년의 경우 반도체 경기의 불황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했고 이로 인해 재고를 조정하면서 수익성이 한층 저하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 악화는 영업현금흐름을 경색시켰다. 여기에 고객사의 결제 지연으로 불어난 매출채권은 캐시 플로우를 한층 좋지 않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8년 9월 412억원이던 심텍의 순 영업현금흐름은 지난해 9월 91억원으로 급감했다.
심텍은 저하된 유동성 대응 능력을 사모채를 비롯한 단기 차입으로 만회했다. 특히 심텍으로부터 채무보증을 제공받은 Simmtech Graphics의 차입금 증가가 두드러졌다. 그 결과 2018년 말 기준 2240억원이던 심텍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294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도 27.5%에서 35.1%로 상승했다.
그러나 차입만으로는 현금흐름을 개선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올해 2분기부터 도래하는 수백억원의 차입금 만기를 원활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했다. 심텍은 결국 모회사에서 200억원을 조달한 2017년 11월 이후 약 2년 6개월만에 재차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번 증자로 조달하는 924억원은 차입금 상환(673억원), 설비 투자(251억원) 등에 투입할 방침이다. 차입금은 오는 6월 30일 만기가 도래하는 1회차 사모채 300억원과 금융권 대출 373억원을 갚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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