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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스프링, 한국형 헤지펀드 진출계획 접었다 출시일정 무기한 연기..테스팅 결과, 헤지펀드 여론 안좋아

김수정 기자공개 2020-04-24 07:52:1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2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 진출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롱숏 전략을 주축으로 하는 멀티전략 펀드를 늦어도 올 초까지 내놓는다는 계획이었으나 사모펀드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계획을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한국형 헤지펀드 출시 계획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당초 2018년 상반기로 예정했던 출시 일정을 거듭 미루다가 결국 무기한 연기를 선언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헤지펀드 출시 계획을 접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 진출을 구체화하기 시작한 건 2017년이다. 실제 헤지펀드 론칭에 성공하면 국내 진출한 외국계 자산운용사로서는 최초 사례가 되는 것이었기에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다른 외국계 운용사들과 달리 국내에 부문별 운용 조직을 갖추고 있어 추가 자원 투입 없이 헤지펀드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구상한 헤지펀드는 AI를 접목한 멀티전략 펀드다. AI 알고리즘 롱숏과 펀더멘털 롱숏, 픽스드인컴, 이벤트드리븐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는 게 특징이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헤지펀드 시장이지만 AI를 활용한 전략으로 차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국형 헤지펀드 출시를 선언하면서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카이스트(KAIST)와 손잡고 AI를 활용한 딥러닝 알고리즘 투자 연구에 뛰어들어 AI로 매수·매도 타이밍을 잡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후 가상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현재 시장 상황에 적용하는 포워드 테스팅을 수행해왔다. 과거 데이터가 아닌 현재 시장상황을 기반으로 트랙 레코드를 쌓기 위해서다.

하지만 당초 2018년 상반기로 잡혔던 출시 목표 시점은 차츰 늦춰져 작년 하반기까지 미뤄졌다. 지난해에도 결국 내놓지 못한 채, 해가 바뀌었고 올 들어선 무기한 연기되기에 이르렀다. 계획이 지연된 1차적인 원인은 내부 테스트 운용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친 것이다. 시험 운용 중 적중률이 60%대를 웃돌기도 했지만 보다 신뢰할만한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고 판단해 출시를 미뤄왔다.

헤지펀드 준비에 착수하면서 선제적으로 내놓은 AI 공모펀드가 1년 만에 청산된 것도 일부 영향을 줬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2017년 12월 AI 리스크 배분 전략으로 운용되는 '이스트스프링글로벌AI토탈리턴증권투자신탁(H)[채권혼합-재간접파생형]'을 설정했다. 하지만 당시로서 생소한 콘셉트였던 데다 성과도 부진했던 이 펀드는 시장 관심을 끄는 데 실패했다.

최근엔 시장 환경 자체가 신규 헤지펀드 설정을 가로막고 있다. 작년 하반기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이슈와 라임 사태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헤지펀드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올 들어선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커진 탓에 기존 운용 중이던 주식형 펀드 대부분이 공·사모를 불문하고 마이너스 수익률로 곤두박질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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