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레저 공공기관 점검]유태열 GKL 사장, 낙하산 오명 '위기 리더십'으로 벗나③경찰 출신, 초창기 전문성 논란…코로나19 위기에 '안전 전문가'로 주목
전효점 기자공개 2020-05-28 11:10:17
[편집자주]
유통·레저 산업은 그 어느 산업보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하지만 산업 한 축을 담당하는 유통·레저 공공기관들은 예외다. 사업적 측면에서는 일반 기업과 비슷하지만 운영 측면에서는 그들만의 규칙에 따라 움직인다. 정보 접근 역시 제한돼 있어 현황 파악도 쉽지 않다. 더벨은 그동안 쉽게 노출되지 않았던 유통·레저 공공기관의 경영 성과와 운영 현황을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6일 14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KL(그랜드코리아레저)은 대대로 인사 문제를 두고 잡음이 많았던 공기업 가운데 하나다. 2005년 설립 이후 GKL은 총 6명의 사장을 맞이했는데 대부분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2018년 6월부터 내년까지 임기로 선임된 유태열 현 사장(사진) 역시 이같은 불명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국내 관광업계를 덮친 코로나19 위기는 유 사장의 리더십이 재조명을 받는 계기가 됐다.

◇대물림 되는 '낙하산 인사' 오명
GKL 역대 대표 인사는 낙하산 오명으로 얼룩졌다. 임병수 4대 사장(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제외하고 모두 관광이나 사행산업과는 무관한 인사였다. 특히 2011년 이후 선임됐던 3명의 사장은 3년 임기 만료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물러났다.
1대 박정삼 전 사장은 국가정보원 제2차장 출신이었고, 2대 권오남 전 사장은 전국중소기업지원센터협의회 회장이었다. 3대 류화선 전 사장은 파주 시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수장 부재 사태를 초래한 5대 이기우 전 사장은 청와대 정무수석실을 거쳐 주 토론토 총영사관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6대 사장으로서 GKL을 이끌고 있는 유 사장 역시 마찬가지다. 고졸 출신인 그는 1997년 경찰간부후보생 27기로 경찰에 입문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정보관리부장 등을 거쳐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치안비서관을 역임했다. 이후 인천지방경찰청장, 대전지방경찰청장 등을 거친 후 GKL 사장으로 내정됐다. 경력 대부분을 경찰에서 몸 담은 탓에 임기 초부터 끊임 없이 전문성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대표 인사뿐만이 아니었다. 유 사장과 같은 해 3월 임명돼 최근 연임에 성공한 임찬규 상임감사는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연구위원,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 행정관, 한국수력원자력 사외이사, 금천구청 감사실 감사담당관 등의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2018년 임기를 시작해 올해 11월 만료를 앞둔 송병곤 상임이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변호사 사무실을 공동 운영하던 시절부터 인연이 있다. 송 이사는 법무법인 부산 실장, 노무현·문재인 법률사무소 주임, 노무현 법률사무소 주임 등을 역임했다. 이형호 상임이사와 강성길 상임이사 역시 각각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출신이다.

◇'치안·안전 전문가' 유 사장 리더십, 위기에 빛날까
유 사장은 당초 경영실적 개선을 통해 낙하산 인사의 전문성 논란을 돌파하고자 했다.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반등세를 올해 이어가기 위해 연초 매출 확대와 사회적 경영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경영혁신회의에서 올해 △외래관광객(입장객) 179만 명 유치 △매출 5026억원 달성 △일자리 5500개 창출 등을 이루겠다는 구체적 목표도 제시했다.
연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해외 카지노 이용객 유입 통로 자체를 단절시키면서 목표 달성은 사실상 요원해졌다. GKL은 이달 초 업장 재개장 후에도 소수 국내 거주 외국인을 중심으로만 영업이 이어지고 있어 실적 회복에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가 됐다. 유 사장을 필두로 GKL은 3개의 TFT(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하면서 발빠른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코로나 발발 직후인 1월 말 사태 발생에 대응하기 위해 '신종코로나 비상대응 TF팀'을 처음 꾸린 이래 지난달 말 '비상경영추진 TF팀', 이달 업장 재개장 후에는 '고객유치 환경개선 마케팅 TF팀'을 추가로 가동하며 전염병 확산 단계에 따른 조치를 취해나가고 있다. 치안 전문가인 유 사장의 리더십이 코로나19로 인해 예상치 못한 대목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GKL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안전보안실을 더욱 강화하면서 영업 정상화 시점까지 만반의 태세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경영 면에서도 실적 안정화를 위해 종식 이후 종합 계획, 매출 계획, 인력운영 계획, 예산절감 방안 등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연말까지 경영 안정화에 총력을 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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