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0' SK브로드밴드, 커지는 완판 기대감 [발행사분석]차환용 1400억 발행, 3일 수요예측…티브로드 합병, 시너지 창출 기대
강철 기자공개 2020-06-03 14:46:17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2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브로드밴드가 약 9개월만에 공모채 발행을 재개한다. 최대 2000억원을 확보해 다음달 만기가 도래하는 41회차 공모채를 갚을 예정이다. 발행사들이 기관 투자자에 이자율 메리트를 주고 있는 시장 흐름을 감안해 가산금리 밴드 구간을 예전보다 넓혔다.국내 신용평가 3사는 최근 마무리한 티브로드 합병을 거론하며 SK브로드밴드의 신용등급을 AA0로 상향 조정했다. 최근 공모채 시장을 찾은 AA0 발행사들이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한 점은 완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차환용 1400억 모집…금리밴드 '-0.30~+0.30%' 넉넉하게 제시
SK브로드밴드는 오는 11일 49회차 공모채를 발행해 14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트랜치는 3년물 1000억원, 5년물 400억원으로 구성했다. 지난해 9월 48회차 3·5·7년물 공모채로 2300억원을 마련한 이래 약 9개월만에 재개하는 시장성 조달이다.
미래에셋대우가 단독으로 대표 주관을 맡았다. 미래에셋대우 IB1팀은 오는 3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모집액을 초과하는 주문이 들어올 시 금리와 청약 수량에 맞춰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할 방침이다.
조달한 자금은 전액 만기채 차환에 투입한다. 다음달 15일 41회차 5년물 14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증액으로 추가 확보하는 600억원은 콘텐츠 관련 수수료, 단말기 대금, 인건비 등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브로드밴드는 가산금리 밴드를 개별 민평 수익률의 '-0.30~+0.30%'로 제시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위축된 투자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과거보다 구간을 넉넉하게 설정했다. 저번 48회차의 가산금리 밴드는 '-0.15~+0.15%'였다.
지난달 말 기준 SK브로드밴드 3·5년물 회사채의 평균 금리는 1.496~1.602%에서 형성되고 있다. 차환 대상인 41회차 5년물 이자율은 약 2.43%다. 가산금리가 밴드 최상단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이자율을 약 0.5%포인트 낮출 수 있다. 1400억원에 금리 하락분을 단순 적용할 시 연간 10억~20억원의 이자비용을 절감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티브로드 합병, AA0로 등급 상향…수요예측 흥행 기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공모채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A0,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내 회사채 시장에 수요예측이 도입된 2012년 이래 SK브로드밴드가 AA0 등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평정 전에는 AA-를 유지했다.
신용평가사 3사는 △주력 사업인 유선통신 서비스의 우수한 시장 지위 △모회사인 SK텔레콤의 지원 가능성 △SK그룹 통신 계열사와의 영업 통합 시너지 △우수한 유동성 대응 능력 등을 감안해 등급을 한단계 상향 조정했다.
지난 4월 말 합병을 완료한 티브로드와의 재무 시너지도 높게 평가했다. SK브로드밴드는 기존 티브로드 주주를 대상으로 합병 신주를 발행했다. 이 과정에서 약 1조2000억원의 자본(기타불입자본)이 증가했다. 그 결과 작년 말 기준 약 180%였던 SK브로드밴드의 부채비율은 100% 초반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도 46%에서 35%로 낮아졌다.
SK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은 티브로드는 연간 1500억원 안팎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115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할 정도로 캐시 플로우도 양호하다. 속한 사업군이 설비투자 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앞으로도 꾸준하게 영업에서 현금을 창출하며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티브로드 합병으로 수익 규모를 지금보다 키울 수 있는 사업 기반을 구축한 것이 등급 상향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항공, 영화 등 코로나19 탓에 어려움을 겪는 업종과 달리 방송·콘텐츠는 오히려 성장이 기대되는 사업군"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AA0와 AA-에 대한 시장의 온도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기아자동차, 호텔신라, ㈜GS, SK루브리컨츠, 호텔롯데, GS에너지 등 지난 4월부터 공모채 발행에 나선 AA0 발행사는 모두 완판에 성공했다.
반면 AA- 기업은 AA0에 비해 수요를 모으는 것이 쉽지 않다. 일례로 포스파워, 한화솔루션, KCC 등 최근 2~3개월 사이 수요예측에 나선 몇몇 AA- 발행사는 예정액 모집에 실패했다. AA에서 A로 떨어질 수 있는 리스크가 기관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의 신용등급이 AA-에서 AA0로 상승한 점은 이번 수요예측에서 상당한 메리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업계에선 신용등급 상승, 금리 메리트 제시 등을 거론하며 SK브로드밴드가 1400억원 이상의 수요를 모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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